세계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헤드헌터 `아라오즈` 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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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럼비아대학교의 시나 아이엔가 교수는 '스피드 데이팅' 실험을 실시했다. 스피드 데이팅이란 많은 미혼 남녀가 한 장소에 모여서 계속 상대를 바꿔가며 5분가량 일대일 대화를 하는 것을 뜻한다. 아이엔가 교수는 이벤트 전과 후에 참가자들의 이상형 조건을 적어내도록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의 이상형 조건은 스피드 데이팅 전과 후가 달랐다. 처음에는 지적이고 성실한 상대를 찾던 사람이 막상 스피드 데이팅을 하면서 매력적이고 유머가 넘치는 사람에게 끌렸던 것이다. 

    세계적인 임원 헤드헌팅 회사 이곤젠더인터내셔널의 수석고문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 아라오즈는 기업의 채용 면접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관찰했다. 성격, 외모 등 직무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요소에서 매력을 발산한 후보가 좌중을 홀린 후 다른 모든 후보를 밀어내고 선발된다. 

    아라오즈는 이것을 'WYSIATI(What You See Is All There Is·보이는 것이 전부다)'라는 편향으로 설명한다. 우리의 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에너지 고갈을 막기 위해 자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눈앞에 당장 보이는 자질과 매력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현명한 인사 결정을 위해선 WYSIATI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어떻게 최고의 인재를 얻는가'라는 저서를 펴낸 그는 매일경제 '더 비즈 타임스' 팀과 인터뷰하면서 점점 더 힘들어지는 21세기 의사결정에서 조직에 가장 적합한 상위 1% 인재를 얻는 비결에 대해 들려줬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헤드헌터로 꼽히는 등 '인재 선발의 달인'으로 통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우리가 인사 결정에서 빠지기 쉬운 편향을 WYSIATI라고 설명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WYSIATI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이 우리가 채용 후보들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있는 사소하지만 매우 위험한 종류의 편향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이다. 매일 여러 가지 정보를 받아들이고 연속적인 결정을 하다 보면 우리의 뇌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대부분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형태의 의사 결정은 상당 시간 동안 유용하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우리가 의존할 수 없고 종종 관계없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해내도록 한다. 그리고 우리는 전적으로 그것을 믿어버린다. 이사진과 CFO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자신의 견해를 맹신하면서 오류의 위험을 재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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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YSIATI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나는 500여 건의 임원 인선에 관여했다. 우리가 최종 선정한 후보 네 명을 기업에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총 2000명에 달하는 후보를 만난 셈이다. 그런데 면접 직후에 고객사와 의견을 나누면 거의 예외 없이 그들은 사전 미팅이나 내부 문건 등을 통해 이미 파악했던 자질과 경력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가 채용과 승진 대상자를 정확히 가리기 위해 후보, 해당 직무, 우리 회사, 시장에 대해 더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꼭 필요한 질문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WYSIATI를 피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자신에게 자기 과신 성향인 WYSIATI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팀원, 동업자, 의사, 유모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에 대한 판단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자동적이고 타성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 밖에 어떤 정보가 더 필요한지 질문하고 고민해라. 당신 주위를 최고 인재로 채우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다. 

    ―오늘날 인사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평가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오늘날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의 잠재력이 열쇠가 됐다. 오늘날의 직무는 계속해서 요구 사항을 바꾸고, 재능에 대한 요구는 평균적인 공급을 훨씬 초과하게 됐다. 변화하는 직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고, 변화할 것을 재촉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성과는 곧 위태로워질 것이다. 설사 채용될 당시 적합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것은 채용 당시 인재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또 내부 인재들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기업의 능력 역시 중요하게 만든다. 외부에서 사람을 빼앗아 오는 것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것은 기껏해야 제로섬 게임이 될 뿐이다.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는가.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두 가지 특징은 바른 동기부여와 리더십 자산이다. 바른 동기부여는 격렬한 헌신과 인간적인 겸손의 조화로 나타난다. 또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임원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리더십 자산은 네 가지다. 호기심, 통찰, 참여, 투지가 그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길과 아이디어를 탐구하게 하는 요소가 호기심, 그들이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사물과 사물 사이의 연결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날카로운 통찰, 그들의 일과 그들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높은 수준의 관심을 갖게 하는 게 참여, 그리고 차질과 장애를 극복하게 하는 것이 투지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최고가 되려고 하고, 스스로보다 더 큰 가치에 헌신하려고 하는 높은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알아차리고 개발하는 게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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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 아라오즈
    ―한국도 이제 저성과자의 일반 해고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일반 해고가 가능해진 상황이 종업원들의 충성도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종업원들을 해고하지 않는 하나의 이유는 동정심이다. 우리는 모두 사회적 동물이고 상당수의 인간은 다른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상황을 만드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의 기분은 어떻게 하지? 그의 미래는? 그의 가족은? 인정 많은 사람처럼 우리는 좀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들은 물론 좋은 본능이다. 하지만 당신은 다른 방식으로 동정심이 발휘되도록 할 수 있다. 동정심으로부터 유발된 무대책이 불러일으킬 장기적인 결과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말이다. 누군가가 심각할 정도로 저성과를 내고, 당신을 수년 동안 실망시켰는데도 당신이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결국에 발생할까? 그룹의 성과가 안 좋아질 것이고 당신의 분노는 쌓여 갈 것이다. 어떤 지점에서 당신이나 당신의 상사는 그 사람을 더 많은 나이에, 아마도 더 거칠어진 직업시장 안에서 해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실제로 조금 거친 애정을 지금 그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행복한 결론을 만들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의 동료가 정해진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그에게 정직해져라. 그가 개선될 수 있도록 도와라. 어떤 다른 종류의 일과 역할이 그에게 더 적합하겠는지 체크해라. 그러나 절대로 침묵하지는 말아라. 당신 주변에 대한 솔직함과 우려는 어떤 리더에게나 필수적인 두 가지 도덕적 의무다. 

    결국 사람들을 회사로 이끌어 당기는 것은 기회와 공정함과 예측 가능성의 조합이다. 사람들은 이사가 될 확률이 10%도 안 된다는 확률을 알면서도 회사에 입사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 길을 따라가면서 공정하게 평가를 받는 동시에 어떤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전문성을 특별히 개발할 수 있는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인사에 있어 의사결정을 제때 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의사결정의 지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람에 대한 우리 결정에서 관성과 싸울 필요가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약 절반의 잘못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있다는 걸 인정한다. 우리는 정원의 헛간을 깨끗이 치우는 것과 같은 불쾌한 일들을 피하고 싶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미룬다. 지연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공식적인 약속을 만드는 것이다. 신경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맨은 이것을 '율리시스의 결정'이라고 명명한다. 사이렌의 부름을 확실히 거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화의 영웅은 자기 스스로를 배의 돛대에 묶었다. 이처럼 당신의 미래가 불편한 평가와 결정을 지연시키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예방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으로 너희 팀 각각을 평가하겠다고 엄숙한 약속을 만들어라. 당신의 달력에 이것을 적어둬라. 당신의 상사에게 당신이 이것을 하고 있다고 말해라. 

    ―한국은 점점 경력직을 선호하는 체계로 바뀌고 있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 

    ▷당신 회사가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 당신이 조직의 피라미드에 기초해서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해 왔다면 시니어 레벨에서 외부로부터 채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예외가 될 것이다. 물론, 당신이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유지하고 뛰어난 사람들을 개발해 오지 않았다면 당신은 밖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물론 당신은 상품이나 서비스나 시장의 관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갈 때 종종 특별한 전문가들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고로 뛰어난 조직들은 성과가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들을 안에서부터 승진시키는 것으로 유지해 왔다. 이러한 후보자들은 그들의 가치와 기능에 기초해 평가돼 왔다. 그들은 적절한 내부 인맥을 가지고 있다. 실패 리스크는 낮고, 그들의 기대되는 기여는 보통 더 높다. 왜냐하면 재능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쉽게 이동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부 인재를 개발함으로써 최고의 후보자들이 당신의 회사에 함께 머물고 그들이 최선을 다할 동기를 더 크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자리를 모두 외부 인사가 차지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다. 

    ―외부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더 큰 회사에서 데려오는 것과 더 작은 회사에서 데려오는 것 중 어떤 것이 바람직할까. 

    ▷일반화하기 힘들지만 나의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동료와 친구들이 다음과 같은 것을 입증했다. 당신이 인력, 프로세스, 시스템, 브랜드 등의 관점에서 풍족한 회사가 아니라면 '부유한' 회사에서 평균적인 사람을 뽑는 것보다는 좀 더 '가난한' 회사에서 '스타'를 채용하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부유한 회사의 평균적인 사람은 그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풍족한 자원이 없이는 높은 레벨의 성과를 내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는 시스템으로 채용 타율제를 도입할 것을 말했다. 

    ▷잭 웰치 전 GE 회장과 수지 웰치 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편집장은 채용 타율제를 추적할 것을 제안했다. 후보자들을 인터뷰하는 각각의 채용담당관이 '채용' 또는 '불채용' 둘 중 하나만 고르도록 한다. 6개월 후 새로 들어온 종업원들은 성과에 따라 평가된다. '하위' '적합' '기대 이상'으로 말이다. 이 경우 회사는 각 채용담당관의 채용 타율 또는 정확도를 계산할 수 있게 된다. 만약 한 담당관이 10명의 후보자들에게 '채용'을 표시하고 6개월 후 그들 중 여덟 명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냈다면 그의 채용 타율은 8할이 된다. 그리고 그는 채용을 담당하는 자리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단순한 제도는 최소한 네 가지의 이점을 갖는다. 첫째, 면접관들 중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할 수 있다. 둘째, 관성과 싸운다. 인사 채용의 안 좋은 부분들이 곪아 터지기 전에 평가할 수 있도록 강제한다. 셋째, 채용 담당관들의 성과를 높이도록 유도한다. 웰치는 "종업원들이 그들이 그들 평결에 궁극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인터뷰는 잡담에서 실제 대화로 변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넷째, 그것은 매니저들이 새로운 종업원들을 더 가까이에서 접촉하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그들을 코칭하고 멘토링하는 수준까지 말이다.  



     한국 기업들, 하루면접으로 뭘 알겠는가
    평판 체크를 적절히 병행하라…압박 면접은 전문가에 맡겨라
     

    ―한국 기업들이 요즘 선호하는 압박 면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압박면접은 누군가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떤 성과를 내는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도구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의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갖기를 원하는 자질인가?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적절한 양의 스트레스에서 최고 성과를 낸다. 너무 요구가 적으면 우리는 지루해지거나 심지어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반면 능력을 벗어나는 너무 많은 요구에는 스트레스를 받고 기억력, 창의력, 협동의 감퇴를 포함하는 단기 성과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장기적으로는 심지어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후보를 평가하는 최고의 방법은 적절한 수준의 인터뷰와 평판 체크의 조합이다. 그것은 능력 있고 독립적인 전문가들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 직무에 필요한 능력과 잠재력을 나타내는 지표에 초점을 맞춘 상태로 말이다. 

    ―한국에선 보통 하루 만에 인터뷰하는 채용 시스템을 갖는다. 단점이 있을까. 

    ▷우리가 하루에 더 많은 결정을 내릴수록 각 개별 문제의 결정은 더 힘들어진다. '자아고갈' 또는 '의사결정피로'라고 연구된 현상에 따라서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 가지 다른 방법으로 지름길을 찾기 시작한다. 신중한 분석 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현재 상황을 단순히 유지하기 위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심지어 가장 똑똑한 사람들에게도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한국 채용 담당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인사 결정에 자아고갈과 의사결정피로를 피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채용을 잘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끝없이 이어지는 인터뷰 스케줄을 짜지 않는다. 그들은 배고픈 상태로 일하지 않는다. 내가 고객사들을 위한 후보들을 평가하고 있을 때면 언제나 인터뷰를 매우 이른 아침이나 점심 직후로 잡았다. 둘째, 불필요하거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결정을 피해라. 가능한 한 많은 일을 일상화시키고 아웃소싱해라.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먹어라. 보마이스터 실험에 따르면 설탕이 들어간 레모네이드처럼 단순한 것이 의사결정 피로를 완화시키고 때때로 완전히 반전시킨다. 나는 60~90분마다 휴식을 취하는 것을 규칙으로 만들었고, 약간이라도 배가 고프면 스타벅스 과일 견과류 바에 손을 뻗었다. 

    ■ He is… 

    △세계 3대 인재 컨설팅 기업 이곤젠더 수석 고문 △1986년 이곤젠더 합류 후 30년간 전 세계 임원 인터뷰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교 산업공학과 수석 졸업 △스탠퍼드대학교 MBA 과정 수료 △맥킨지 스페인, 이탈리아 지사 근무 △비즈니스위크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헤드헌터 중 한 명 △2007년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한국어판)' 출간 △2015년 '어떻게 최고의 인재를 얻는가(한국어판)' 출간 

    [박창영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03521&year=2015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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