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콜먼 컬럼비아대 MBA 교수가 말하는 갈등조정법

관대한 상사에겐 `지지` 호소…고압적인 상사는 살살 달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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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피터 콜먼 컬럼비아대 MBA 교수
"싸움은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상대가 강할 때는…."(만화 원작 드라마 '미생' 중 한 구절) 회사 생활에서 가장 힘든 상황을 꼽으라고 한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거론될까? 아마 대부분 과중한 업무보다는 사람 관계가 언급될 것이다. 특히 동등한 위치에 있는 동료들과 빚는 갈등보다는 직장 상사, 후배 등 회사 내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갈등이 불거졌을 때 어려움을 토로한다. 

피터 콜먼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직장에서 평등하지 않은 관계에서 일어나는 불화·갈등에 주목했다. 그리고 '갈등을 조정하는 방법(Making Conflict Work)'라는 책을 통해 지위 차이가 나타나는 사람들 간 갈등 관계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콜먼 교수와 인터뷰하면서 권력의 차이와 갈등의 미묘하고도 복잡한 관계부터 분석했다. 콜먼 교수는 "갈등이 권력을 하나의 압력 도구로 만들고, 또 권력의 불균형 자체가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갈등 자체는 우리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갈등을 피하려 하기보다는 갈등을 어떻게 잘 해결하느냐에 항상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갈등과 권력관계는 매우 긴밀한 연결관계가 있는 것 같다. 갈등이 권력을 부르고 권력이 또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권력과 갈등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갈등에 놓여 있을 때 순간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깨닫는다. 갈등은 권력의 차이에 집중하게 만든다. 거꾸로 권력의 차이와 변화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승진이 시기와 분노를 야기하고 어떤 때는 이 같은 시기와 분노가 갈등으로 이어진다. 갈등과 권력이 어떻게 상호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은 갈등을 조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 관리자들 시간 중 25~40%가 불만이 쌓인 이사진, 고객, 직원들과 갈등을 빚는 시간이기 때문에 현 조직문화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데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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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에서는 이성적인 부분보다 이성적인 범위 안에서 감정적인 요소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갈등은 감정의 핵심에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관리자나 컨설턴트들은 이 요소를 간과하고 있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아주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결국 모든 사람이 연루돼 있는 일이기도 하다. 매우 이성적인 조직에서도 감정은 갈등에서 이성을 넘어선다. 권력이 없으면 감정적으로 동기부여를 잃고 좌절하고 심지어 배신이나 반항을 하게 된다. 학자들은 감성과 관계에 주목하지 않는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갈등을 이해하는 데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우리가 직면한 대부분의 갈등은 낯선 사람과 한번 겪는 불화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겪는 불화다. 이런 관계에서 감정적인 요인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우리가 겪는 갈등 경험의 본질을 결정한다. 

우리는 단지 감정에 좌우되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갈등에서 감정의 역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오하다. 사실 감정은 우리 경험과 이해의 기반이 된다. 연구자들은 감정이 갈등의 토대를 만든다는 사실을 점점 더 발견하고 있다. 첫 번째로 그들은 부정적인 갈등에 직면하는 일은 실제로 좋고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올바른 환경만 갖춰진다면 친밀한 사이에서 빚는 갈등은 실제로 다른 사람에 대해서, 다른 사람과 관계에 대해서 중요한 교훈을 배운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연구자들은 부정적 영향에 대배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부정적인 경험과 감정이 긍정적인 경험보다 더 오래 남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 세 번째로는 감정이 공유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 관계, 특별한 상황에 대한 우리 경험은 쌓여 감정으로 모아진다. 감정은 대부분 갈등에서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 모아진 감정들은 파괴적이거나 건설적인 소통의 기반이 된다. 

―권력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면 좋겠다. 

▷권력은 에너지와 같다. 에너지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무엇을 할 수 있는 역량이다. 그러나 권력을 얻기 위한 우리의 모든 노력에 관해서는 권력을 갖고 있는지, 갖고 있지 않은지는 모두 함정, 제한, 오해 투성이다. 관계에서 권력과 권위를 갖고 있는 것은 엄청난 기대와 의무, 책임을 수반한다. 갓 부모가 된 사람이나 회사 CEO, 회장에게 물어봐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이 훨씬 불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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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리는 평등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 주목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 간 갈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관계에 대해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직장 내 갈등은 위협적이다. 갈등은 직원들 건강, 업무나 조직 환경을 해칠 수도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력을 주거나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권력의 차이는 갈등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갈등에 대한 반응도 제한하기 때문에 상하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까다로운 일이다. 회사 생활을 유심히 살펴보면 관리자들이 권력을 남용하고, 직원들이 자기 권한을 넘어서며, 이에 따라 풀지 못하는 갈등에 대한 상황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왜 이런 곤란한 상황이 도처에 있으며, 어떻게 이 문제들을 피하고 갈등이 수반하는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잠재성을 충분히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당신의 갈등 조정 능력을 향상시키고 업무에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7가지 새로운 전략과 12가지 기술을 제공한다. 보통 갈등을 해결할 때 권력 차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일에 대해서는 간과해왔다. 우리는 워크숍에 참석하는 참가자들에게 자신보다 권력이 더 큰 사람들과 갈등을 빚을 때 어떻게 하는가, 당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하는가 등에 대해 끊임없이 물었다. 실제로 대부분 갈등은 평등한 관계보다 상하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갈등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갈등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고 나쁜 것으로 치부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갈등은 모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조화하기를 선호한다. 한 심리학자 말에 따르면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사람들에게 공격을 하거나 당하거나 하면서 상대방에게 해를 가하는 일을 두려워한다고 한다. 그러나 갈등을 잘 해결하지 못하게 되면 비즈니스에서 엄청난 비용 손실을 안겨준다. 이런 갈등은 결국 관계를 악화시킨다. 시간을 낭비하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며, 팀워크와 사기를 저하시키고, 절도나 사보타주 행위 등 반생산성을 증가시킨다. 직원들 정신적·육체적 건강에도 독이 된다. 

―책에서는 권력의 차이에 따라 빠질 수 있는 다양한 함정들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함정 자체를 피할 수는 없나. 

▷우리가 갈등 조정 능력과 적응력(adaptivity·갈등 상황에 따라 해결 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부르는 방식을 통해서 가능하다. 함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함정의 본질에 대해 인식하고 함정에 빠지는 성향에 저항하고, 우리에게 효과적으로 다른 대안을 찾아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넬슨 만델라 등 저명한 지도자들은 각각 다른 갈등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들은 독특한 전략, 기술, 융통성으로 여러 가지 갈등에 대처했고, 필요할 때는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즉 그들은 갈등 조정능력 IQ가 높았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어떤 해결책도 최선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 그럼에도 적응력이 갈등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요소임을 밝혀냈다. 미국과 한국에서 수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갈등 조정 관계를 상황에 맞게 적용한 관리자와 직원이 훨씬 문제를 잘 해결했다. 우리는 갈등 상황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7가지 상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각자 다른 상황들이 각각 다른 사고방식을 이끌어내며 이 사고방식이 갈등과 연관된 인지, 감정, 가치, 행동들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했다. 우리는 각자 갈등 상황이 사고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와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 각 상황별로 밝혀냈다. 

―갈등이 생기기 전에 갈등을 피하는 게 가능한가. 

▷갈등은 삶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다. 갈등은 의사결정, 인간 관계, 비즈니스에 대해 배우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문제는 갈등이 있어야 하느냐, 없어야 하느냐가 아니다. 언제나 갈등은 있다. 문제는 우리가 갈등에 어떻게 더 잘 대응하느냐다. 대응을 잘한다면 우리는 갈등을 통해 성장하고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수 있으며 더불어 잘 일할 수 있다. 그러나 갈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감정적으로 매우 상하는 상태에서 서로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분노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해 나갈지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갈등 자체를 피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갈등을 피하기 어렵고 바로 대면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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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적응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도 실천으로 행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권력 때문인가. 

▷우리가 상황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려 할 때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며 부정적인 결과를 얻게 된다. 각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면서 융통성 있게 행동한다면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더 만족감을 느끼고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갖가지 전략들은 사람들의 심리적 구성, 집단 성향, 상황 특성에 따라 유용성, 혜택, 비용, 결과를 다르게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가장 유용한 능력은 바로 융통성 있게 상황을 해결하는 역량이다. 다양한 사고방식을 넘나들면서 단기적·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관된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지도와 연습으로 기를 수 있다. 

―대부분 한국 기업과 그 문화는 상하구조가 명확하다. 한국과 같은 사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좋은가. 

▷상하구조가 명확한 상황에서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갈등을 겪을 때 주로 스스로 자기 함정에 빠져든다. 그들은 직면한 갈등을 명확히 볼 수는 있어도 의견은 더 모호하고 수동적이다. 직장에서 권력이 낮은 사람들이 겪는 경험들은 그들을 조용하게 만들고 권력을 가진 자들이 항상 분쟁 상황에서 우위를 갖게 만든다. 

만약 상사가 상대적으로 관대하다면 가장 좋은 전략은 우리가 소위 일컫는 '지지(support)'다. 지지하는 반응은 직장인들에게 가장 일반적인 전략으로 보고되고 있다. 상사의 행동이나 걱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상사가 부적절하게 반응했다고 의심했을 때 이를 보상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며, 갈등 상황에서 상사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이 '지지'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지지하는 리더십을 가치 있게 보며 상사가 부여하는 혜택을 기대하고, 때로는 갈등에 관해 불안과 혼란을 느끼기도 하지만 상사를 지원하고 따르는 데 몰두한다. 

반면 상사가 고압적이고 논쟁적이라면 갈등이 불거졌을 때 그들을 달래는 것이 상황을 통제하고 당신이 목표로 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때로는 갈등 상황을 피하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도 대안이 되겠다. 또 중요한 것은 당신이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활동에 연루돼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반항해야 하고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한다. 

―환경과 관계에 따라 맞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환경 자체가 변화해야 할 필요는 없는가. 

▷물론 때때로 환경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상황의 근본적인 성질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리더나 CEO뿐이다. 낮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환경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상황은 자율적으로 일할 때나 반란자가 될 때다. 자율성은 보통 사람들이 갈등 자체가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은 관계일 때 발생한다. 갈등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사람들은 그 관계나 갈등에서 그냥 단순히 빠져나오기를 선호한다. 즉 그들이 갈등에 연루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법은 갈등을 피할 수 있고 갈등을 조정할 때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적극적으로 임하는 사람들에게 경멸이나 의심을 받는다. 따라서 자율적인 방식으로 자주 쓰이면 안 된다. 한편 반란을 선택할 때는 더 조심스러워야 한다. 모든 전략 중에서 이 접근법이 가장 위협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저항이나 이탈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리자는 질서를 선호한다. 따라서 반란을 선택하는 것은 많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당신 권력이 낮을수록 말이다. 

―어떤 갈등은 환경과 관계 자체가 복잡해 한 가지 방법만 쓰기 어려워 병행해야 할 때도 생길 것 같다. 

▷갈등 상황 중 95%는 책에 기술한 방식으로 해결된다. 하지만 나머지 5%는 갈등 관계가 매우 복잡하고 원인도 복합적이기 때문에 책에서 제시한 방식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이용해야 한다. 2011년에 출판한 '5퍼센트(the five percent)'라는 책은 고난도의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기술했다. 그 방법으로는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원인이 복잡한 관계를 미리 그려내기 △갈등을 곧바로 직면하지 않기 △상대적으로 낮은 권력에게 도움 받기 △상대방과 의견을 같이하는 바를 지지하기 △보이지 않는 갈등 자체를 명확히 밝혀내기 △불안정한 상황을 활용하기 △충분한 시간 갖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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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콜먼(Peter Coleman) 교수는…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 MBA 교수로 재임하고 있는 피터 콜먼 교수는 아이오와주립대에서 학사를 마치고 컬럼비아대에서 석·박사를 수료했다. 모튼 도이치 협력 및 갈등 해결 국제센터장도 역임하고 있다. 주된 연구 영역은 조직사회 갈등과 해결 방안이다. 저서로는 '갈등을 조정하는 방법(Making Conflict Work)'을 비롯해 '갈등 해결을 위한 핸드북(The Handbook of Conflict Resolution)' '해결 불가능할 것 같은 갈등 5퍼센트(Five Percent)' 등이 있다. 

[김미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51982&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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