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산정의 기준수치, 경상성장률 낮추기로…기존 6%대서 4.5%로


◆ 다시 짜는 국가 살림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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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국가 살림살이를 재정 수립 기본 원칙을 바꿔가며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것은 그동안 국가계획과 현실 간 괴리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수년간 각종 복지 공약을 남발하는 등 쓸 곳을 한정 없이 늘려왔다. 또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보다 세금은 훨씬 더 많이 들어올 것으로 부풀려 잡았다. 그러다 보니 매년 말이 되면 세수에 구멍이 나는 현상이 계속 반복됐다. 정부는 올해 살림살이를 짤 때는 최대한 현실을 반영해 수입과 지출을 재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수정하는 것 중 가장 큰 것은 경상성장률 조정이다. 경상성장률은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GDP 디플레이터)를 합해서 결정되며 세수를 추계하는 데 가장 근본이 되는 수치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 경제가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하지만 우리 경제 경상성장률은 2012년 3.3%, 2013년 3.8%, 2014년 3.9% 등으로 3년 연속 3%대 저상장을 기록했다. 정부 예상치보다 2.1~2.7%포인트나 모자라는 수준이다. 물가도 정부는 2%를 예상하고 있지만 올해 물가가 0%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괴리가 큰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저물가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 물가상승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최대한 긍정적으로 봐도 1% 선으로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은 3%대 초·중반, 물가상승률은 1%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향후 우리 경제 경상성장률은 4.5%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경상성장률 4.5% 선에서 세금 수입을 계산할 예정인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최근 "우리 경제에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기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저성장 국면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경상성장률이 떨어지면 향후 세금은 누진적으로 줄어든다. 2015년 세수 전망치는 당초 5.9% 성장률을 감안하면 221조5000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4년 세금이 10조원 넘게 덜 들어왔고 이를 기반으로 4.5% 세수 증가율을 적용하면 2015년 세금 수입액은 214조9000억원으로 예상보다 7조원가량 덜 들어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는 더욱 커져 2018년에 세금 수입은 당초 예상치(272조3000억원)보다 27조원이나 적은 245조2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를 감안하면 2014~2018년 5년간 국세 총수입액은 당초 전망치(1202조5000억원)보다 78조원가량 적은 1124조80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정부 남은 임기 3년간(2015~2017년) 국세 수입액도 당초 전망치인 713조7000억원보다 40조원가량 적은 674조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에 세수 전망치를 현실화하면 당장 충격은 크겠지만 앞으로는 보다 현실적인 재정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무리하게 세금 수입을 잡아 매년 세수 펑크가 반복되고 연말에는 쓸 돈이 없어 필요한 지출을 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세수 예상은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 2013년에는 국세 수입이 예상보다 15조원 덜 걷혔고, 올해는 10조9000억원 덜 걷혔다. 

[노영우 기자 / 최승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0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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