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소폭 늘었지만 프리미엄 비중 급감
궤도에 못오른 웨어러블기기 부진도 한몫
비대해진 조직…의사결정·혁신에 걸림돌


◆ 삼성전자 3분기 실적 / 삼성전자 실적 두 분기 연속 곤두박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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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던 IM(ITㆍ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은 3분기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의 추정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 47조원 중 IM부문은 20조~25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영업이익 4조1000억원 중 IM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대 후반, 영업이익률은 8% 안팎으로 추산된다. IM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 1분기 19.8%, 2분기 15.5%였다. 지난 분기보다 절반 가까이 이익률이 감소한 셈이다. 

한때 삼성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다시피 하던 전자 무선사업부 실적이 왜 이렇게 나빠졌을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프리미엄 라인인 `갤럭시` 판매가 기대 이하였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에서 "하반기는 성수기 효과로 스마트폰, 태블릿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고고정 효과로 마케팅비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180도 달랐다. 7, 8월 들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고 태블릿도 시장 자체가 커지지 않았다.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던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늘었다.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각 이통사에 납품하는 수량)은 8200만대, 피처폰은 2000만대, 태블릿은 920만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휴대폰 포트폴리오는 400달러 이상이 30%, 200~300달러가 30%, 200달러 이하가 40%를 차지하고 있다. 

판매량 자체는 소폭 늘었다. 하지만 갤럭시S5 및 노트 시리즈 출하량은 줄고 실적에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중저가폰 판매가 늘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중국과 신흥시장 쪽으로 이동한 것이 큰 원인이다. 

`갤럭시S5`의 실패는 지난해 말부터 무선사업부가 커지면서 의사결정이 느려진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래그십 제품이었음에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CPU,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을 예상보다 다소 낮은 사양으로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스펙 경쟁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넣었다"고 설명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낮은 성능 탓에 갤럭시S5는 출시 당시에도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게다가 `방수, 방진, 지문인식` 등 판매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기능을 넣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세계 각국 이동통신사에 주문대로 물량을 밀어 넣었는데 팔리지 않자 재고가 쌓이고 이를 떠안으면서 실적이 나빠졌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스펙이 낮아져도 갤럭시면 팔릴 것이라는 오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한계에 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반기 갤럭시S, 하반기 갤럭시노트로 이어지는 예측 가능한 프리미엄 시리즈는 신작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중저가에도 `갤럭시` 브랜드를 사용한 탓에 브랜드 충성도도 낮아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브랜드 조로화(早老化)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디자인 측면에서 갤럭시 시리즈의 피로도는 확실히 커진 듯하다"고 말했다. 

갤럭시S 시리즈 판매 부진 외에 판매가 늘고 있는 `중저가`시장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은 삼성 휴대폰사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방증이다.
 화웨이, 샤오미, ZTE 등 중국 스마트폰이 자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 비중도 40%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은 해외 시장에서도 적극 어필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출시한 웨어러블도 1년이 지났지만 시장에 정착하지 못한 것도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1년 새 내놓은 웨어러블 기기만 `기어S` `기어VR` `기어서클` 등 약 10종에 달하지만 시장에서 얻은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손재권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89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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