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저發 제품값↓ 타격…특정국 무역의존 심화

차세대 간판산업 부재


◆ 트릴레마에 갇힌 수출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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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출이 세 방향에서 난관을 만났다. 엔화 약세(엔저)로 가격경쟁력을 잃은 수출 중소기업이 시름하고,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2~3년간 수출을 주도했던 자동차와 휴대폰의 수출 성장률이 꺾인 상황에서 반도체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출강국` 한국을 위협하는 트릴레마(삼중 악재)다. 

수출 기업은 가격경쟁력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환율 변동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양적 완화 종료에 따른 `슈퍼 달러` 현상 속에 엔저가 심해지면서 올 1~9월 대일본 수출액은 235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4.1% 감소했다. 

일본 기업이 본격적으로 수출 상품의 가격 조정에 나서면 우리 수출경쟁력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 엔저 충격에 우리의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ㆍ유럽연합(EU) 등에서 한국 기업은 설 땅을 잃을 위기에 빠졌다. 

오세환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일본이 본격적으로 수출단가를 내릴 경우 우리 기업들이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 약세도 대중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원화가치 상승과 위안화 절하가 맞물리면서 원ㆍ위안 환율은 9.3%나 절상됐다. 

최근의 수출 실적을 보면 지속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무역영토가 확장되리라는 기대감과 달리 일부 지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4억달러 적자였던 EU와의 무역수지는 올해 9월 이미 적자 규모가 65억달러를 넘어섰고,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무역적자도 올해 39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무역 의존도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100%를 웃돌았다. 재화ㆍ서비스의 수출입총액을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무역 의존도가 고공행진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졌다는 의미다. 

반도체 외에는 대안 상품이 없다는 점도 위기의 그림자를 짙게 한다. 주력 수출 산업인 전자, 자동차, 조선 업종의 대표 기업들이 동시에 부진에 빠지면서 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기철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03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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