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로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 여력은 오히려 줄어
90년보다 돈쓸여력 3%P↓…이자·학원비 등 부담 급증
◆ 쪼그라드는 중산층 / 매경·현대경제硏 공동조사 ◆
현재 대한민국 중산층 삶은 24년 전인 1990년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중산층은 주로 외벌이 가구가 많았지만 현재는 맞벌이가 크게 늘었다. 주거·세금·교육 등 고정비 증가로 두 사람이 버는데도 중산층 소비여력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6일 매일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중산층에 대한 경제적 변화상을 조사한 결과다. 비교 시점은 통계청 가계동향 자료가 나온 1990년을 기점으로 삼았으며, 중산층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중위소득 대비 50% 이상 150% 이하 소득계층으로 정의했다.
예컨대 인구 5000만명 중 소득순위 2500만위에 속하는 가구 소득이 2000만원이라면 소득 1000만~3000만원인 가구가 중산층에 해당된다. 조사에 따르면 1990년대 중산층은 4인 가구에 외벌이 가족(82.7%, 맞벌이는 15.1%)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3년엔 같은 4인 가구에 외벌이 가족 비중이 53.6%로 급감하고 맞벌이가 37.9%로 크게 늘었다.
둘이 버는 가구가 급증했는데도 소비여력(총소득 대비 처분가능소득 비율)은 1990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중산층 월평균 총소득은 82만원(물가 감안 현시점 환산 183만원)이고 이자 부담·보험료 등 비소비성 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70만원(현시점 환산 156만원)이었다. 82만원 중 85.3%인 70만원이 순수하게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었다.
반면 지난해 중산층 월평균 총소득과 처분가능소득은 각각 384만원, 316만원으로 소비여력은 82.3%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났는데도 소비여력이 24년 전보다 감소한 것은 소비와 관계없는 비소비성 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소비 지출에는 세금과 연금 비용, 금융이자 비용, 4대 보험료, 자녀 유학비 등이 포함된다. 세금(고정세금 기준)과 연금 부담은 24년 전보다 각각 9.1%, 13.3% 증가했고 이자 비용은 6% 늘어났다.
소비지출이긴 하지만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실질적인 소비여력을 감소시킨 핵심 요인이란 분석이다. 1990년 월평균 5만7000원이었던 주거비는 지난해 27만2000원으로 무려 5배 이상 늘었다.
전셋집 마련도 24년 전보다 많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과 비교해 소득은 3배 넘게 늘었지만 소득으로 전셋집 마련이 가능한 기간은 오히려 3배가량 늘었다. 전세금 급등이 주된 요인이다.
2013년 현재 중산층의 평균 전세금은 1억1700만원이었다. 1990년 평균치인 900만원보다 무려 12배나 늘어났다. 1990년엔 월평균 총소득이 82만원이었던 만큼 월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으면 11개월 만에 전셋집 마련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3년 총소득(월평균 384만원) 기준으로는 약 30개월이 소요된다.
전셋집 마련이 어려워진 탓에 대출을 받아 아예 집을 사버리는 사례가 많아졌고 이에 따라 주거비 부담도 덩달아 급증했다. 중산층 거주 형태 변화를 살펴보면 1990년에는 자가 거주 비율이 39.7%로 전세 거주 비율(35.1%)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자가 거주 비율이 급증해 64.6%로 확대됐다. 반면 전세 거주 비율은 18.6%로 줄어 이전에 비해 절반으로 축소됐다.
주택 보유 비율은 늘었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재산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월평균 소득에서 재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가량이었지만 2013년엔 0.3%에 불과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 동안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월세가 크게 오르면서 주거비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무 지출 부담이 급증하다 보니 소비여력이 감소하고, 생활이 빠듯해지다 보니 대출 등 부채 금액이 증가하는 추세다. 1990년 9만원이었던 중산층 월평균 부채 금액은 지난해 2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생활상을 보면 맞벌이 부부가 많다 보니 집에서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기보다는 밖에서 사 먹거나 빵과 라면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때우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1990년 15만3000원이었던 월평균 식료품비 지출이 지난해까지 3.7% 증가하는 데 그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반면 외식비는 크게 늘었다. 1990년 외식에 사용하는 비용은 월평균 4만1000원이었지만 2013년에는 32만원으로 8배 증가했다. 1990년에는 쌀을 사는 데 월평균 2만7000원을 썼지만 2013년에는 1만7000원만 사용했다. 반면 1990년 가구당 월평균 4000원 수준이었던 빵과 라면에 대한 지출은 2013년 1만9000원으로 4배나 늘어났다.
[남기현 기자 / 서동철 기자 / 전정홍 기자]
이는 16일 매일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중산층에 대한 경제적 변화상을 조사한 결과다. 비교 시점은 통계청 가계동향 자료가 나온 1990년을 기점으로 삼았으며, 중산층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중위소득 대비 50% 이상 150% 이하 소득계층으로 정의했다.
예컨대 인구 5000만명 중 소득순위 2500만위에 속하는 가구 소득이 2000만원이라면 소득 1000만~3000만원인 가구가 중산층에 해당된다. 조사에 따르면 1990년대 중산층은 4인 가구에 외벌이 가족(82.7%, 맞벌이는 15.1%)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3년엔 같은 4인 가구에 외벌이 가족 비중이 53.6%로 급감하고 맞벌이가 37.9%로 크게 늘었다.
둘이 버는 가구가 급증했는데도 소비여력(총소득 대비 처분가능소득 비율)은 1990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중산층 월평균 총소득은 82만원(물가 감안 현시점 환산 183만원)이고 이자 부담·보험료 등 비소비성 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70만원(현시점 환산 156만원)이었다. 82만원 중 85.3%인 70만원이 순수하게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었다.
반면 지난해 중산층 월평균 총소득과 처분가능소득은 각각 384만원, 316만원으로 소비여력은 82.3%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났는데도 소비여력이 24년 전보다 감소한 것은 소비와 관계없는 비소비성 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소비 지출에는 세금과 연금 비용, 금융이자 비용, 4대 보험료, 자녀 유학비 등이 포함된다. 세금(고정세금 기준)과 연금 부담은 24년 전보다 각각 9.1%, 13.3% 증가했고 이자 비용은 6% 늘어났다.
소비지출이긴 하지만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실질적인 소비여력을 감소시킨 핵심 요인이란 분석이다. 1990년 월평균 5만7000원이었던 주거비는 지난해 27만2000원으로 무려 5배 이상 늘었다.
전셋집 마련도 24년 전보다 많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과 비교해 소득은 3배 넘게 늘었지만 소득으로 전셋집 마련이 가능한 기간은 오히려 3배가량 늘었다. 전세금 급등이 주된 요인이다.
2013년 현재 중산층의 평균 전세금은 1억1700만원이었다. 1990년 평균치인 900만원보다 무려 12배나 늘어났다. 1990년엔 월평균 총소득이 82만원이었던 만큼 월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으면 11개월 만에 전셋집 마련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3년 총소득(월평균 384만원) 기준으로는 약 30개월이 소요된다.
전셋집 마련이 어려워진 탓에 대출을 받아 아예 집을 사버리는 사례가 많아졌고 이에 따라 주거비 부담도 덩달아 급증했다. 중산층 거주 형태 변화를 살펴보면 1990년에는 자가 거주 비율이 39.7%로 전세 거주 비율(35.1%)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자가 거주 비율이 급증해 64.6%로 확대됐다. 반면 전세 거주 비율은 18.6%로 줄어 이전에 비해 절반으로 축소됐다.
주택 보유 비율은 늘었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재산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월평균 소득에서 재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가량이었지만 2013년엔 0.3%에 불과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 동안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월세가 크게 오르면서 주거비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무 지출 부담이 급증하다 보니 소비여력이 감소하고, 생활이 빠듯해지다 보니 대출 등 부채 금액이 증가하는 추세다. 1990년 9만원이었던 중산층 월평균 부채 금액은 지난해 2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생활상을 보면 맞벌이 부부가 많다 보니 집에서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기보다는 밖에서 사 먹거나 빵과 라면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때우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1990년 15만3000원이었던 월평균 식료품비 지출이 지난해까지 3.7% 증가하는 데 그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반면 외식비는 크게 늘었다. 1990년 외식에 사용하는 비용은 월평균 4만1000원이었지만 2013년에는 32만원으로 8배 증가했다. 1990년에는 쌀을 사는 데 월평균 2만7000원을 썼지만 2013년에는 1만7000원만 사용했다. 반면 1990년 가구당 월평균 4000원 수준이었던 빵과 라면에 대한 지출은 2013년 1만9000원으로 4배나 늘어났다.
[남기현 기자 / 서동철 기자 / 전정홍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53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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