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생선·쇠고기 매장서 직접 말려…목표매출 2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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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출신인 최병호 씨(66)는 최근 아내와 함께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식품관에 들렀다 특이한 광경을 봤다. 정육점 냉장고처럼 생긴 투명 장식장에 코를 꿴 생선들이 나란히 걸려 있었기 때문. 모두 생물 선어(鮮魚)를 며칠씩 말린 반건조 생선들이었다. 

최씨는 "강원도 재래시장에 가야 살 수 있는 반건조 생선들이 반가워 가자미와 옥돔, 고등어를 종류별로 한 마리씩 샀다"고 했다. 

자꾸 늘어나는 디저트 코너에 밀려 소외됐던 식품관 슈퍼마켓에서 `재래시장`을 본떠 만든 수산물 코너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일반 대형마트나 슈퍼에서도 취급하는 생물 생선도 있지만, 소비자 눈길을 끄는 것은 생선을 말려 파는 반건조 코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서는 그날 산지에서 생물로 들여오는 생선 중 싱싱한 것을 골라 매장 후방에서 직접 말린다. 생선마다 말리는 기간이 달라지는데 고등어는 섭씨 5도 냉장건조시설에서 2~3일, 참돔은 5~6일 말리면 꼬들꼬들한 상태가 된다. 

기존 재래시장에서는 반건조 생선을 상온에서 직접 말리지만, 백화점에서는 냉장건조실을 설치해 다른 미생물 번식은 막고 바람으로만 생선이 마르도록 고안했다. 산지 근처의 가공 공장에서 만들어 위생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일반 반건조 생선과 달리 `직접 깨끗하게 말렸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생선에서 수분을 쏙 빼자,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매장 오픈 첫날인 지난달 22일에는 저녁 시간에 반건조 생선만 250만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식품관 생선 코너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갈치나 전복이 하루 평균 최대 200만~250만원가량 팔리는데, 반건조 생선이 단숨에 1위 품목으로 올라선 셈이다. 인건비와 염장비용 등이 포함돼 바로 살 수 있는 생물 생선보다 10~20% 가격이 비싸지만 50대 이상 구매가 꾸준하다. 

안철기 신세계백화점 수산 바이어는 "반건조 코너에서는 참조기와 민어, 고등어, 삼치, 우럭, 참돔, 눈볼대(금태) 등 철에 맞는 다양한 품목을 운영하고 있다"며 "쫄깃한 식감의 반건조 생선을 선호하는 전라도와 강원도, 경상도 출신 50대 이상 고객 단골이 많다"고 말했다. 

백화점 측은 한 달 만에 반건조 생선 코너가 목표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자 더 다양한 생선으로 건조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광주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서도 지역 생선을 이용한 반건조 코너를 운영 중이다.

축산 코너에서도 `물 빼기`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식품관에서는 수분을 뺄수록 특유의 풍미가 더해지는 드라이에이징(건식숙성) 쇠고기 코너를 함께 운영한다. 서울 청담동 고급 슈퍼마켓인 SSG 등에서 드라이에이징한 스테이크 고기가 오픈 당시보다 5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호응을 얻자 이를 백화점 매장으로도 확대했다.  

[이유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4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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