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직원들이 말하는 '좋은 인턴, 싫은 인턴']
- 이런 인턴 "채용하고 싶어"
매일 써야 하는 귀찮은 일지, 선배들은 의외로 열심히 읽어
회사에서 배운 점·느낀 점 등 마지막날 꼼꼼히 적어내 감동
- 저런 인턴 "함께 일하기 싫어"
화장실에서 몰래 상사 험담… '가식적인 사람'이라고 생각
복사 시키면 한숨 쉬거나 너무 튀는 복장은 마이너스
많은 회사가 대학생 인턴을 채용하는 '인턴의 계절'이 돌아왔다. 인턴은 채용에 도움이 될 경험을 쌓고 좋은 인상을 남길 기회이지만, 한편으론 부정적인 평판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업무이기도 하다. 회사가 특채로라도 채용하고 싶은 인턴과 더는 함께하기 싫은 인턴은 어떤 면에서 다를까. 인턴과 일한 경험이 있는 금융회사 직원들에게 그 차이를 물었다.
◇이런 인턴 "쭉 같이 일하고 싶어요"
"혹시 제가 도울 일 있을까요?"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 A과장은 지난해 함께 일한 대학생 인턴이 퇴근할 때마다 남긴 이 말이 그렇게 고맙더라고 했다. 인턴들은 보통 다른 사원보다 먼저 퇴근하면서 "가보겠습니다"라고 건조하게 인사했지만, 이 인턴만은 달랐다. A과장은 "회사가 인턴 직원에게 기대하는 것은 대단한 아이디어보다는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다. 사소한 말 한마디지만 적극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면 '앞으로 더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응답 참여 금융회사=국민은행·기업은행·삼성카드·KB손해보험·한화생명·현대카드
응답자들은 또 인턴에게 주어지기 마련인 소소한 과제들을 성심성의껏 처리할 때 호감을 느꼈다고 했다. "매일 활동했던 내용을 일지 형식으로 제출하도록 했어요. 대부분 형식적으로 일과를 써서 내는데 한 인턴은 일하며 생긴 궁금증, 발생했던 문제들, 이를 해결했던 과정을 상세하게 적더라고요."
밝고 힘 있는 모습도 좋은 요소로 꼽혔다. 한 은행의 인사 담당 부장은 "말을 걸었을 때 힘 있는 목소리로 대답하고 활짝 웃으면서 인사하는 인턴에게 호감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보험사의 인사 담당 과장은 "인턴 기간이 끝나는 마지막 날을 미리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인턴 마지막 날 자신이 일하면서 느낀 점을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만들어서 제출한 인턴이 있었어요. 회사 제도 중에 개선했으면 하는 사항이나 외부자로서 생각해낼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같은 내용을 담아서 냈더라고요." 이 회사는 '마지막 날의 감동'을 선물한 이 인턴을 특채 형식으로 채용했다.
◇이런 인턴 "함께 일하기 싫어요"
"유난히 예의 바른 여성 인턴이 있었어요. 그런데 화장실에서 동기 인턴에게 농담처럼 담당자 험담을 하더라는 거예요. 회사는 만만한 조직이 아니잖아요. 그 얘기가 회사 전체에 돌았고 그 인턴은 '가식적인 사람'으로 각인돼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죠."
응답자들은 '겉 다르고 속 다른' 인턴들의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앞에서는 상냥했던 인턴이 화장실에서 험악한 단어를 쓰거나, "이 회사에서 꼭 일하고 싶다"고 해놓고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는 회사에 대한 악담을 늘어놓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지나치게 튀는 패션이나 직장인답지 못한 언행도 마이너스 요소로 꼽혔다. 한 카드사의 D차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바지는 짧게 입고 발목도 드러내고 다니는 것을 알지만 볼 때마다 거슬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D차장은 "회사에서 인턴들끼리 서로 '○○ 오빠' '○○야'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면 '여기를 동아리방으로 여기나' 하는 생각이 든다. 친하더라도 근무 시간이라면 '○○씨'라고 예의를 갖춰 부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솔직한 모습이 독(毒)이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인턴이 출근해서 채용 사이트를 검색하는 모습을 우연히 봤어요. 너무 대놓고 다른 회사를 연구하고 있으니까 예의가 없어 보였습니다."
허드렛일이라고 허투루 처리하거나 적나라하게 하기 싫다는 표현을 하는 인턴도 '함께 일하기 싫다'는 평가를 받았다. "좋은 학교 출신 인턴들이 자주 그래요. 복사 같이 사소한 일을 시키면 한숨을 내쉬어요. '내가 이러려고 인턴 하는 줄 아나'라는 태도랄까요. 복사도 회사 자료를 읽을 기회라고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죠."
[김신영 기자 sky@chosun.com] [조아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년)]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3&aid=0003128050&sid1=001&lfrom=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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