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외벽에 빨간색 직원·로봇 `SF 보는듯`
컨베이어벨트 대신 `스마트 컷` 미래형 공장

 

◆ 한국 제조업 퍼펙트스톰 2부 / ④ 공장의 대변신 테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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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모터스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 전경. 이 공장은 2010년까지 도요타가 카롤라, 타코마 등을 생산하던 최첨단 자동차 생산공장이었다. [손재권 기자]

실리콘밸리. 애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인텔 등 세계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창업된 곳이다. 최근 이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는 애플이나 페이스북이 아닌 샌프란시스코에서 880번 고속도로를 타고 70㎞ 정도 달리면 나오는 프리몬트시에 위치한 전기자동차 메이커 테슬라다. 테슬라 본사는 스탠퍼드대 앞 팰로앨토에 위치하고 있지만 공장은 프리몬트시에 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 `모델S`를 대량생산을 전제로 설계하면서 도요타와 GM이 설립한 제조공장(NUMMIㆍNew United Motors Manufacturing Inc)을 인수해 공장이 들어섰다. 미식축구장 약 80개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로 공장 한 바퀴를 도는 데 차로 10분 정도 걸린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값, 비싼 인건비를 자랑하는 이 지역에 첨단 자동차 제조공장이 위치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음재훈 트랜스링크캐피털 대표는 "테슬라는 글로벌 제조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전기차로 기존 석유 자동차 시대를 끝내고 있으며 첨단 제조기법을 도입해 제조업을 바꿔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 공장은 여기가 자동차 제조공장인지 가전제품 생산공장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었다.

모델S를 생산하는 데 고도의 정밀도나 신속한 작업이 필요한 공정에는 독일 쿠카 로봇이 기계음을 내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모델S는 세단형 자동차치고는 천장이 낮아 조립에 난이도가 있는 편인데 로봇이 까다로운 공정을 대신한다. 쿠카 로봇도 빨간색으로 도색돼 있다. 테슬라 공장은 하얀색 배경에 빨간색 로봇과 사람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마치 미래과학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의 직원은 "프리몬트 공장에선 160개의 쿠카 로봇과 1500명의 사람이 모델S 한 대를 4일 만에 만들어낸다. 로봇과 사람이 한 대당 일하는 비중은 50대50 정도 된다"며 "모델S에 페인팅을 하는 데만 이틀 정도 걸리고 나머지 공정에 이틀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로봇을 추가로 들여오기 위해 공정을 잠시 멈출 계획이다. 그래도 생산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 7월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들여놓으려고 공장을 닫고 1억달러를 투자해 25대의 쿠카 로봇을 추가로 설치하고 공장 설비라인을 개선한다고 발표했다. 올 연말까지 3만5000대의 생산능력을 내년엔 1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테슬라 모델S가 `미래 제조업의 오늘`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처럼 자동화 공정과 수작업, 기계와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최적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길버트 패신 테슬라 제조담당 부사장은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모든 공정을 기계화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보다 기계와 사람이 하는 작업의 경계선을 어디로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 직원들은 공정을 자동으로 유도하는 `스마트 컷(Smart Cut)` 시스템에 차를 올려놓고 조립한다. 자동차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은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는 없다.

테슬라 직원들은 매장이나 공장에 방문하는 미래 전기차 소비자에게 한목소리로 "이것이 미래다. 우리는 미래를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전기차 혁명을 넘어 완성차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테슬라의 당연한 자부심이기도 하다.

[프리몬트(미국) = 손재권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145320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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