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패권-사물인터넷 장악-구원의 메시지까지


  
▲ 가정용 배터리. 출처=테슬라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테슬라모터스의 엘론 머스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자사 스튜디오에서 테슬라 에너지(Tesla Energy) 로드맵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정용 배터리인 파워월(Powerwall)과 기업용 배터리인 파워팩(Powerpack)의 출시다.

특히 파워월에 관심이 쏠린다. 가정용 모델인 파워월은 7kWh(3000달러)와 10kWh(3500달러) 2가지 용량이며 어떤 형태의 집이든 완벽하게 설치할 수 있는 무서운 호환성을 가진다. 태양전지패널과 파워월만 있으면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안전장치가 내장되어 별도의 보관장소가 필요 없다는 점도 새롭다. 크기는 1300×860×180mm, 무게는 100kg이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새로운 베터리를 두고 에너지를 단순하게 생산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하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담론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에너지 스마트 라이프를 규정하다
테슬라모터스를 단순한 전기 자동차 회사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처럼 자신들의 최종목표를 위해서라면 광범위한 인프라 구축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세계 인터넷 네트워크를 자신들이 주도하는 생태계로 재창조하려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테슬라도 '세상'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제품을 출시해 세상에서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세상을 자신들의 제품에 맞게 바꾸려는 시도다. 지난 3월 테슬라가 전 세계에 전기 자동차 충전소 2000개를 건설했다고 발표한 대목이 결정적이다. 혁신적인 제품을 단독으로 세우지 않는다. 제품을 소비되게 만드는 인프라까지 직접 만들어버리는 셈이다.

이 지점에서 테슬라 에너지에 집중하자. 스마트그리드적 관점에서 테슬라 에너지의 가능성을 살피면 한가지 확실한 전제에 도달할 수 있다. 바로 앨런 머스크가 최대주주인 태양광 업체 솔라시티의 존재다. 솔라시티는 셰일혁명의 폭풍속에서 미국시장 25%의 점유율을 장악한 신재생에너지의 아이돌이다. 태양광 전지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이를 건물옥상에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태양광패널 제조 경쟁력까지 확보해 외연을 넓히고 있다.

결국 테슬라 에너지와 적절한 보완조건의 대척점에 솔라시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사업까지 진출하는 앨런 머스크의 구상은 궁극적으로 에너지 사업의 완전한 장악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용 배터리와 기업용 배터리를 정교하게 설계, 이를 자신이 만든 생태계에 녹아낸다는 뜻이다.

  
▲ 출처=스페이스x

쉽게 말하자면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를 중심에 두고 이를 운용하는 에너지의 발생을 솔라시티,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능적 책임을 테슬라 에너지에 맡기는 방식이다. 여기에 기가팩토리가 배터리 생산의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2000개 이상의 전기 자동차 충전소는 일상의 효과적인 소비 촉진재의 소명을 수행한다.

그러나 더 깊숙히 들어가면, 결국 테슬라의 복안은 자동차를 중심에 두지 않은 모든 에너지 라이프의 선순환 구조를 잡아낸다는 은밀한 야심과 연결된다. 파워월과 파워팩이 자동차 용품의 패러다임을 벗어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리는 것은 온전히 에너지 그 자체다. 이제 테슬라와 자동차의 연결고리를 끊어낼 필요가 생기는 셈이다.

사물인터넷, 결국 라이프 스타일
최근 미래학자이자 공유경제의 대가인 제러미 리프킨 교수는 사물인터넷의 구성과 역할을 제조명하며 커뮤니케이션 인터넷과 에너지 인터넷, 물류인터넷으로 초연결 시대를 정의했다. 그리고 이러한 객체들이 열역학적 효율성과 생산성을 최적화해 한계비용제로를 만들어 낸다고 봤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에는 그 자체로 가늠할 수 없는 다양한 객체의 통섭현상이 발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계비용이 제로로 떨어질 수 있다는 다소 과격한 전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테슬라의 행보를 이해하면 그 목표는 더욱 뚜렷해진다. 사람과 사물, 공간에 센서가 설치되어 모든 정보를 네트워크에 실어 클라우드로 보관하는 시대가 되면 확장성과 연결성은 완벽하게 하나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시대가 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24시간 스탠바이 전력원'이다. 블루투스가 저전력 기능으로 사물인터넷의 중요한 가능성으로 부상한 것을 이해하면 빠르다. 결국 끊임없이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한 셈이다.

이 지점에서 테슬라는 스마트그리드의 관점에서 해답을 내놨다. 가정용과 기업용으로 나눈 배터리 출시를 통해 에너지를 조절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해(물론 테슬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스코에 따르면 통신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기수는 2020년에는 500억대에 이르며 가정에서 연결된 기기수는 2020년까지 최소 50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엘도라도'다.

  
▲ 출처=테슬라

그의 무서움
테슬라는 테슬라 에너지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생태계에 자신들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까지 잡아낸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행보가 유별나게 교묘하다거나 정교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비전이고 프레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테슬라가 무서운 점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장 극적으로 자신들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이를 인류 구원의 문제로까지 연결해 장엄한 생존의 비전을 스며들게 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로 이어지는 민간 우주탐험의 비전과 신재생에너지의 긍정적이고 대승적인 동의, 마지막으로 에너지 사업을 품겠다는 강렬한 의지부터 인프라 구축에 대한 집념. 테슬라가, 앨런 머스크가 무서운 이유다. 이는 끼워팔기 그 이상의 비전이 되어 영원히 테슬라를 살찌울 수 있다.

결국 테슬라는 에너지 기업이 됐다. 에너지를 무기로 삼아 신재생에너지 생산,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비전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진짜 목표를 위해 세상을 조금씩 바꿔 자신들의 방식을 강요하는 영악한 '구글형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앞으로 테슬라는 자신들이 그린 그림을 더욱 정교하게 그리기 위해 기능적 업그레이드를 집요하게 노릴 전망이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은 진일보한 리독스 플로우 전지(Redox Flow Cell)과 압축 공기 전지(Compressed Air Energy Storage) 등의 진출이다. 전극희 화학 변화가 거의 없어 최고의 기능적 가능성을 자랑하는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살용화)를 타진할 전망이다. 여기에 테슬라의 전략이 그대로 주입된다면? 모른다. 테슬라가 애플을 인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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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m.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44037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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