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늬만 해외취업 `K-무브` / 해외 한상들이 보는 K-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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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상들은 청년해외취업 프로젝트 취지에 동감하면서도 몇 가지 아쉬움을 지적했다. 특히 대다수 한상들은 인턴 선발 과정과 사후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펙 쌓기용 해외 위장 취업이다. 해외에서 일을 해보겠다는 의지는 온데간데없고 대기업 취업을 위한 스펙 만들기 차원에서 해외 인턴 제도를 악용하는 취업준비생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봉제업을 하는 A씨는 "6개월 정도 인턴을 써본 후 일을 잘하길래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려 했으나 인턴이 입사를 거부한 뒤로 한국 인턴을 뽑지 않고 있다"며 "그 인턴은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서 해외 인턴을 했다`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인턴 제도가 너무 짧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한인무역협회에서 운영하는 인턴십은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회사 입장에서 인턴 교육에 힘쓸 이유가 없다는 게 한상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도네시아 한상 B씨는 "3개월짜리 인턴에게는 복사나 워드 작업 같은 단순한 사무보조 업무만 시킨다"며 "기업 입장에서 3개월은 교육만 하다가도 지나가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업무를 가르칠 여유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사전교육 없이 실무에 투입되는 것도 기업들에는 불만이었다. 해외로 나가기 전 한국에서 최소한 3~4일 정도 실무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 형식적인 현지 적응 매뉴얼만 익히고 해외로 파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한상 C씨는 "기본 소양도 갖추지 못한 인턴들을 반가워할 기업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대부분 업체가 이 같은 이유로 인턴을 안 받으려고 해 KOTRA에서 친분 있는 회사 위주로 인턴을 보내게 된다"고 전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KOTRA와 관계가 있으니 인턴을 안 받을 수 없고,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한국 인턴을 채용하는 셈이다. 

반면 콜롬비아 한상 D씨는 "청년들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뽑힌 만큼 훌륭한 친구들이 오는데 정작 현지 기업들에 대한 검증은 소홀해 인턴들이 실망하는 사례가 많다"며 "KOTRA 등 취업 기업을 선정하는 기관에서 초기에 기업 검증을 제대로 하고 취업자를 부당하게 사용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승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38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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