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1100억원…순한 술 열풍에 위스키 수요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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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 주류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위스키 브랜디 등 양주보다 레드·화이트·스파클링 등 다양한 와인이 더 많이 수입되고 있다. 최근 국내 위스키 수요 감소로 양주시장 전반이 침체를 걷고 있는 반면 와인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낸 결과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와인 수입액은 총 9443만달러(1100억원)로 양주(위스키·브랜디) 수입액인 9173만달러를 앞질렀다. 와인 수입액이 양주를 넘어선 것은 1987년부터 국내 민간 업체에 와인 수입이 허용된 이후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주류 수입액 3억7984만달러 가운데 와인은 가장 많은 24.9%를 차지했다. 양주 비중은 24.1%로 떨어졌다. 한때 국내 주류 수입액에서 3분의2 이상을 차지했던 양주가 4분의1 미만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총 1억8218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 물량은 3만3000t을 넘어섰다. 와인 수입액은 해마다 증가해왔으며 지금까지 단 두 차례만 감소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9년 세계 금융위기가 그것이다. 그 같은 외부 요인만 아니면 와인 수입액이 매년 늘어난 만큼 이는 국내 와인 소비층이 얼마나 꾸준히 증가했는지 잘 보여준다. 국내 와인 소비가 탄탄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수입국이 다양해졌다. 애초 프랑스 와인이 국내 시장을 개척했지만 이후 유럽 중에서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수입국이 늘었고, 지난해 말부터 신대륙 가운데 뉴질랜드와 호주산 와인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호주산 와인에 붙던 15% 관세가 사라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올해 상반기 프랑스 와인 수입액은 2712만달러로 여전히 1위를 기록했지만 성장률은 1.3%에 그쳤다. 반면 호주(485만달러)와 남아공(260만달러) 와인 수입액은 작년 상반기보다 33% 이상 늘어났다.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산을 중심으로 주로 고가 제품군이 많은 미국 와인 수입액도 올해 상반기 17% 가까이 증가했다. 

와인 1차 빅뱅기로 불리는 2000~2008년에는 40대 남성 고객이 많았지만 2차 빅뱅기인 2012년 이후 여성이나 20·30대 젊은 층이 와인을 즐겨 찾는 점도 최근 와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와인 수입업체 아영FBC 이철형 대표는 "소비자들이 과거엔 유명하다고 소문난 와인만 마셨지만 요즘에는 선입견 없이 일단 마셔 보고 자기 입맛에 맞으면 좋은 와인으로 평가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위스키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위스키 국내 출고량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나마 알코올 도수 40도 미만인 저도 위스키 정도만 매출이 늘 뿐 다른 스카치 위스키는 수요가 줄고 있다. 와인과 양주에 대한 국내 소비자 선호가 엇갈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와인과 양주 간 수입액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위스키와 달리 수입 맥주는 최근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사상 처음 1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보다 19% 가까이 늘어난 6021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도 수입액 1억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맥주 종류도 다양해져 일본·독일산 맥주뿐만 아니라 아일랜드·프랑스 등 신흥 맥주 강국 제품도 잇따라 수입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와인은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위스키가 주춤해진 틈을 타 맥주가 치고 들어왔다"며 "이로 인해 국내 전체 주류 수입액이 6년 연속 증가세를 보일 만큼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5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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