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부호 변천 17년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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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G2 국가 중국의 최고 10대 부자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있을까. 

지난 17년간 중국 재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부자들은 완다그룹 왕젠린처럼 주로 ‘부동산’에 몰려 있었다. 매년 두 자릿수 경제 성장 속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왔던 탓이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부호들의 지도가 급변했다. 정부의 산업구조 다변화 속에서 알리바바 마윈처럼 IT 슈퍼리치들이 부상하고 있다.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부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부호 자리에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그만큼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는 점을 방증한다.  

중국 부자 연구기관인 후룬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중국 부호의 지난 17년(1999~2015) 순위를 분석해본 결과 10대 부호를 가장 많이 배출한 업계는 ‘부동산’으로 나타났다. IT·전자(2명) 제조업(0.9명) 금융(0.8명)이 그 뒤를 이었다. 부동산 재벌들은 중국 10대 부자 명단에 매년 3.8명꼴로 이름을 올렸다. 

2005년 사망한 ‘붉은 자본가’ 룽이런이 대표적이다. 그는 건설 등 부동산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다 금융까지 확장한 중신타이푸 오너였는데 그가 사망한 후에도 그의 독자인 룽즈젠 가족들의 재산이 133억1800만위안(1조6647억원)으로 수년간 상위 자리를 지켰을 정도다. 

1990년대에는 정부의 경제 확장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정부 지방 시책에 부흥해 ‘벼락 부자’가 된 케이스도 많았다. 사료를 생산했던 둥팡그룹 류융하오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스무 살까지 제대로 된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가난했는데 중국 정부가 소·돼지 등 가축을 농가에 보급 확장시키자 사료회사를 차렸다. 시왕이라는 브랜드로 중국 사료시장을 단숨에 장악한 후 중국 정부에서 비준을 얻어 한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부를 쌓았다. 이 같은 중국 부호 지도는 최근 5년 전부터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이 IT·전자의 약진이다. 2011~2012년만 해도 부동산 재벌(5명)이 IT·전자 부호(2명)보다 많았다. 하지만 2013년에는 4명으로 동률을 이루더니 2014년부터는 IT·전자 부호 수(5명)가 부동산(3명)을 앞질렀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과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2012년 이후 연속 4번이나 10대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해 중국 최대 부호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또 2005년 이후부터 10대 부호 명단에 신재생에너지 부호들이 등장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올해 최대 부호에 이름을 올린 리허쥔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한넝그룹을 이끌고 있다. 최근 중국 부호들은 과거 부호들과 재산 규모 면에서도 압도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2015년과 1999년 중국 최대 부호 재산은 26배나 차이가 났다. 1999년 중국에서 가장 부자로 꼽힌 룽이런 중국국제투자신탁 회장은 재산이 62억위안이었지만 2015년 1등을 차지한 리허쥔 회장 재산은 1600억위안에 달했다. 

반면 2009년부터 중국 금융 재벌들은 10대 부호 자리에서 종적을 감췄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금융 재벌들은 10대 부호 순위에 1~2명씩은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대신 2000년 이후 급속히 확장된 중국의 소비 확장을 파고들어 재벌이 된 인물도 있다. 바로 쭝칭허우 와하하그룹 회장이다. 그는 2010년 이후 6년 연속 중국 10대 부자에 뽑혔다. 

[김대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4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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