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MBA졸업하고 입사한 회사에서 막내 신세
유명 MBA출신 대부분 30대 초중반.."나는 고기 못굽겠다" 항변
MBA 소지자 넘치면서 국내 구직시장에서 큰 메리트 없어져
취직하기 전에 자신의 업무와 직책 확실히 정해야
“막내가 고기도 굽고 술도 따르는 거지, 왜 멀뚱멀뚱 가만히 있냐?”
“회사 그만 두겠습니다.”
최근 A증권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A증권사에 미국 톱 10위 안에 드는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한 35살짜리 남성 최모씨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왔습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학부, MBA까지 마친 ‘인재’죠. 그러나 미국 시민권을 따지 못해 한국 증권사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파생상품 운용을 담당하는 팀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팀장과 팀원 15명이 회식을 몇 차례 했는데 선배들이 굽고 잘라주는 고기를 집어 먹기만 했다네요. 결국 부산의 한 대학 출신 팀장이 화가 나서 따로 불러 한마디 했습니다. 최씨는 “불판과 가까운 사람이 고기를 구워야 합리적인 것 아닙니까”라고 항변했습니다. 팀장은 “말을 말자”며 대화를 끊었습니다. 결국 최씨는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3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세계 최고 대학 MBA 나와도 회사 적응 못해
하버드, 스탠퍼드, MIT 이른바 세계 최고라는 미국 대학 MBA 자격증 소지자들이 국내 취업 시장에선 기를 펴지 못합니다. 입사한 뒤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그만두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MBA 취업준비생은 보통 30살이 넘고, 34~35세에 이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MBA를 받은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선 MBA 출신들에게 경력과 학력을 인정해 대리나 과장 타이틀을 달아주기도 하지만, 요즘 금융권에서는 그냥 신입으로 부서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 일류 대학 경영학 학위 소지자이지만 회사선 그냥 나이 많은 부서 막내 신세입니다.
남성 기준 대리가 31~32살, 과장이 30대 중반입니다. 나이 많은 해외 명문대 출신 MBA 소지자들은 자존심이 상합니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MBA가 넘쳐 우대 받을 처지가 아닙니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 속입니다.
미국 코넬대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 인턴까지 마친 김모(34)씨도 지난해 A 보험사를 6개월 만에 그만두고 다른 자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는 ‘사원 말호봉’ 자격으로 입사해 6개월이면 대리를 달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직장을 나온 이유는 “생각했던 것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입니다.
김씨는 입사할 때 “자산운용이나 투자에 관한 업무를 하고 싶다”고 회사에 요구했습니다.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던 A보험사가 김씨를 배치한 곳은 50대 여성 고객이 많은 서울 송파구의 한 지점이었습니다.
“왜 보험을 이딴 식으로 팔아요? 잘못 판 거 아니에요?” 이런 강도 높은 고객들의 항의에 보험 약관 내용을 구구절절 설명해야 했습니다. 때 맞춰 정수기 물도 갈아야 하는 지점 ‘살림살이’도 그의 몫이었습니다. 그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냈습니다.
한때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MBA 출신을 채용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4대 그룹에 들어가는 한 기업 임원은 “기업 문화 적응에 문제가 있어 요즘은 MBA를 오히려 기피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사들은 MBA 출신 후배들에게 실력을 보여줘야
MBA 출신은 근속 연수가 짧은 편입니다. 심지어 MBA를 선호할 것 같은 외국계 은행들도 MBA에 등을 돌리는 추세입니다. MBA 소지자를 매년 채용하던 외국계 은행 가운데 일부가 채용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예를 들어 매년 MBA를 2~3명씩 뽑았던 HSBC는 얼마 전 채용을 중단했습니다. 한 외국계 은행 인사담당자는 “영업할 때 술 접대가 불가피하고 술 자리에선 ‘을’ 답게 행동해야 하는데 유명대학 MBA들은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돌려 설명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분을 이기지 못해 회사를 나가 버린다는 겁니다.
해외 MBA 자격 소지자들은 늘 비슷한 문제에 직면합니다. 서울 시내의 B대학교 교직원으로 1년 계약직으로 들어온 아이비리그 MBA 출신 박모씨도 최근 학교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는 과거 미국 뉴욕 유명 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야근을 불사하며 일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 한국의 부모님과 살며 흔히 말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보려고 선택한 것이 B대학의 행정 관련 부서 계약직이었습니다. 1년 계약직으로 일하다 실력을 인정받아 정사원으로 일할 요량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씨는 이 대학 출신이 아니었습니다. 부서에는 MBA졸업자도 없었죠. 미국 여행조차 해보지 못한 직원이 태반이기에 동료와 대화도 쉽지 않았습니다. 일은 쉬웠지만 그는 금방 일에 대한 의욕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소외당했습니다. 겉돌던 그는 일탈하기 시작합니다. 말도 없이 일찍 퇴근해버리는 식이었습니다. 결국 해당 부서장은 인사팀에 “고용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합니다.
인사컨설팅 회사 타워스왓슨코리아의 김기령 대표는 MBA 출신 막내를 품은 팀장이나 팀원들은 “손가락질만 하는 감독관이 되지 말고 실력으로 보여주는 코치가 되라”고 합니다. 문화적 차이를 인정해주고, 질문을 하고 질문을 받으란 이야기입니다.
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력으로 MBA 출신의 콧대를 꺾어줘야 제대로 같이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야 해외 유수 대학 MBA 출신들이 한국식 문화와 관습에 적응해 나중에 제 실력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MBA 졸업자들은 국내 회사에 취직하기 전 협상을 통해 업무와 직책을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작정 입사하면 낭패를 봅니다. 취업 설명회에서 들은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입사를 결정하면 무엇을 상상했던 그보다 험한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미리 회사와 업무에 대해 조사해보고 심사숙고 기간을 가진 뒤 둥지를 틀 곳을 정하세요.
여러분들이 입사하길 원하는 한국 일류 기업은 이제 세계 일류 기업입니다. 어렵게 머리 속에 집어 넣은 지식이 통할지, 또 선배 직원들이 그 지식을 쉽게 인정할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JobsN 블로그팀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출처: http://m.blog.naver.com/jobarajob/220648336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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