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들이 상품의 진열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는데요, 예전에는 생활용품은 생활용품끼리, 과자는 과자끼리, 채소는 채소끼리 진열했다면 요즘은 자외선차단제 옆에 마스크팩, 정육매장 옆에 쌈장, 운동기구 옆에 에너지 음료, 쌀매장 옆에 쌀벌레 퇴치제를 함께 진열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관련 상품끼리 연결 배치해 매출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전략인데요, 이러한 연관진열 방식은 실제 매출을 높이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알고 보면 이와 같은 디스플레이는 굉장히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 아래 이루어집니다. 소비자의 시선이 어디서 어디로 이동하고 한 자리에서 얼마간 머무르는지 등 다양한 분석과 추적을 통해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이죠. 실제로 한 업체에서는 손님에게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씌우고 매장을 자유롭게 쇼핑하도록 한 뒤 소비자의 동선과 시선을 파악해 디스플레이를 바꾸어 매출을 21%나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미국 하버드대의 ‘제럴드 잘트먼’ 교수에 의하면 사람의 사고, 감정, 학습은 95%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사람의 두뇌활동을 분석해 무의식적 반응을 마케팅에 접목한 것을 ‘뉴로마케팅(Neuro Marketing)'이라고 합니다. 





뉴로마케팅은 제품의 디스플레이는 물론 제품의 명칭, 디자인, 기능 등의 개발단계부터 로고나 광고 등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것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뇌파검사(EEG: Electro Encephalo-graphy)’, ‘시선추적(Eye tracking)’ 등 두뇌와 중추신경계의 반응을 기록하는 뇌과학 기술 측정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부위에 따라 기능이 다르다고 하는데요, 자기공명영상 장치는 뇌의 특정 부가 활동하는 것을 포착하여 알려주고, 뇌파검사는 두피에 전극을 붙여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주는 장치입니다. 또 시선추적 장치는 사람의 눈동자와 머리가 움직이는 방향을 측정해 시장을 분석하는 장치인데요, 현재 많은 대형포털 사이트와 광고시장에서 이런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뉴로마케팅을 활용한 사례는 많습니다. 2004년 아모레퍼시픽은 색조화장 시장 진출을 앞두고 뉴로마케팅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해외 명품 브랜드가 소비자들을 설레게 하는 반면 아모레 브랜드에 대해서는 오래된 연인과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인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자기공명영상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색조화장품 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했고, 백화점 매장도 제품의 색감과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변화를 주어 소비자들이 무의식중에 아모레퍼시픽에 익숙해지도록 했다고 합니다. 




또 새로 출시할 크림제품의 용기를 휴대하기 쉬운 사각형으로 바꾸는 등 분석 결과에 따른 마케팅 방법으로 히트상품 ‘헤라’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K7 출시를 앞두고 한국인 100명과 한국에 거주한지 3년이 넘은 외국인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 장치를 동원해 브랜드네이밍에 대한 뉴로마케팅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조사 방식은 다양한 차 이름을 보고 마음속에 떠올린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형용사를 고르도록 했는데요, 



(사진: K7 홈페이지)


이때 시선추적 조사도 함께 실시해 실험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단어와 화면에서 가장 많이 응시한 단어를 추려내 ‘K, T, N, Y, Z’를 뽑아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K’와 행운을 의미하는 숫자 ‘7’을 조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지닌 알파뉴메릭 방식의 ‘K7’이라는 이름을 얻어냈습니다.




온라인 마켓 ‘11번가’도 한국과학기술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쇼핑몰 사이트의 메뉴와 상품 배치 등을 새롭게 구성했다고 합니다. 뉴로마케팅 조사 결과 여성은 디자인과 시각적 요소에, 남성은 가격이나 상품 정보에 집중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고 합니다.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인 ‘혼다’ 역시 자기공명영상 실험을 통해 오토바이를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디자인했을 때 차량 운전자가 오토바이의 존재를 인식하는 정도가 43%나 향상된다는 결과를 얻어, 오토바이의 앞면을 화가 난 사람의 얼굴 형태로 디자인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뉴로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는 사례는 다양합니다. 거리에 광고판이나 대형TV를 설치해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추적하고 광고물을 얼마나 보는지, 광고가 얼마나 시선을 끄는지, 어느 부분을 눈여겨보는지 등을 측정해 마케팅에 적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뉴로마케팅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가의 장비와 전문가의 데이터 분석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 생체학적 반응을 수집한다는 윤리적인 문제와 무의식적인 반응만을 고려한다는 분석 기준의 한계가 지적되기 때문입니다. 뉴로마케팅은 어디까지나 즉각적인 반응을 수집한 것이니만큼 보다 깊이 있는 브랜드 개발을 위해서는 다각도의 실험과 연구가 보완돼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뇌과학 기술이 더욱 발달한다면 고객의 유형에 따라 맞춤식 마케팅이 적용돼 마케팅을 넘어선 ‘서비스’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합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mocienews?Redirect=Log&logNo=100190341240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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