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을 찾아서③] 기업 마케팅에서 사회공헌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우디'기업의 시작과 끝, 그 사이에는 '이윤의 극대화'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 그렇지 않은 기업과 기업가들이 있습니다. 기업 설립의 목적도 '돈'에 있는 게 아니라 '사람'에 있습니다. 감히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고 말하는 사람들, 지금부터 그들을 만나러 갑니다. [편집자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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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기업의 마케팅이 단순히 소모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을 이끌어내도록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4월 22일,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커뮤니케이션 우디 사무실에서 두 공동대표를 만났다. 왼쪽부터 가면정 공동대표, 김은정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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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소셜벤처나 사회적 기업이란 개념이 널리 통용되지 않던 시절이었어요. '이왕이면 좋은 일을 하자'라는 미션으로 고민을 시작했죠." (김은정 공동대표)
"그러다가 기업이 좀 더 윤리적인 마케팅을 시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기업의 마케팅 비용을 사회적으로 돌릴 수 있도록,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를 위한 일들이 가능하도록 말이에요." (가면정 공동대표)
서른을 한 달 앞둔 2008년 12월. 김은정씨와 가면정씨, 두 친구는 보름 동안의 합숙에 들어갔다. 첫 만남은 2003년 대학원에서 함께 미술을 공부하면서부터다. 학업을 마친 후에는 각자 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했다.
막연하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회사를 함께 만들어보자'며 시작한 합숙이 끝나갈 즈음, 50여 쪽의 기획서 하나가 완성됐다. 사회적기업 '커뮤니케이션 우디(Communication Woody)'의 출발은 그렇게 시작됐다.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기업의 마케팅이 단순히 소모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을 이끌어내도록 돕는다. 마케팅마다 '사람, 환경, 문화'라는 주제로 사회공헌사업과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유기농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마케팅에 '유기농이 왜 중요한지, 땅을 살리는 일이 왜 중요한지' 알리는 환경 캠페인을 덧붙인다. 기업은 기존의 마케팅 효율을 지키면서도 사회공헌을 병행할 수 있고, 기업이 매년 소비하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공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올해로 10년 지기가 되었다는 김은정, 가면정 공동대표는 "우리는 기업의 마케팅이 모두 사회공헌이 되는 세상을 꿈꾼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월 22일,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커뮤니케이션 우디 사무실에서 두 공동대표를 만났다.
예산 30만 원 프로젝트 3주간 진행... 험난했던 첫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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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CRM(공익연계마케팅)뿐만 아니라, 공익 캠페인 등을 통해서 다양한 사회공헌을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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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에서 '사회적 공헌을 하자'며 한정해 놓은 지출이잖아요. 저희가 하는 일은 CSR과 범주가 조금 달라요. CRM(Cause Related Marketing, 공익연계마케팅)이죠. 기업의 마케팅 지출은 유동적이니까, 그 안에서 최대한 사회공헌을 이끌어내겠다는 거예요."
가면정 대표가 설명하는 CSR과 커뮤니케이션 우디가 지향하는 CRM의 차이점이다. 그는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CSR이나 CRM이나 크게 다른 게 없을 수도 있지만, 이미 한정된 사회공헌과 마케팅 비용을 전환한 사회공헌은 다르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CSR과 달리 CRM은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식에 따라서, 사회공헌을 이끌어내는 최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NGO(비정부기구)와 공익 캠페인과 또 뭐가 다르냐하면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기업의 (마케팅) 효율을 함께 고민한다는 점에서 달라요. NGO와 공익 캠페인이 하는 사회공헌은 기업의 마케팅과 직접적으로는 연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사회공헌으로 향하는 건 맞지만, 서로의 역할이 조금씩 다른 거죠."
김은정 공동대표가 설명하는 NGO와 공익캠페인과의 차이점이다.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회공헌과 마케팅 효율의 균형에 신경을 쓴다.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단순한 공익 캠페인이나 마케팅으로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은정 공동대표는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기업이 마케팅을 통해 사회공헌을 병행할 필요성이 왜 있는지를 증명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우디의 첫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대부분의 기업이 사회공헌과 마케팅의 병행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을 완전히 구분해놓는 기존의 방식을 더 선호했다. 두 공동대표는 작은 프로젝트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며 신뢰도를 쌓아나갔다.
가면정 공동대표는 "첫 프로젝트는 예산이 30만원이었는데, 3주간이나 준비했다"며 "그때는 변변한 사무실도 없어, 사진사로 일하는 친구 스튜디오 구석에서 작업을 했다"고 웃었다.
그래도 성공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으로 일을 진행했다. 각종 공익 캠페인에 재능기부를 하며, 커뮤니케이션 우디의 가능성을 알려나갔다. 김은정 공동대표는 "(초기에는) 씨를 뿌리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가면정 공동대표와) 하루에 20시간씩을 같이 작업했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시작한 지 5년 만에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직원 4명, 연매출 수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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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케이션 우디의 구성원들. |
아프리카에 우물 만들고, 청소년 위한 콘서트도 연다
"어떻게 보면 양날의 칼인데요. 마케팅 대행사와는 다르게, 좋은 일을 함께하고 소비자들에게 그 (캠페인의 의미가 담긴) 메시지도 전달해야 합니다. 어찌됐든 마케팅이니까 제품 판매에 대한 아웃풋(결과물)도 나와야 하고. 다행히 지금은 기업과 신뢰가 쌓여서, 정말로 공익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어요." (김은정 공동대표)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2011년부터 한 기업과 함께 '온 세상 촉촉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캠페인을 통해 한국과 영국, 일본의 예술가 다섯 명이 '물 부족 국가'를 주제로 작품을 만든다. 이 작품을 판매하여 발생하는 수익금과 캠페인에서 얻어지는 기부금을 모은다. 물이 간절한 우간다 오지의 부둠바 마을에 우물을 지어주기 위해서다.
또 콩고 출신의 예술가가 이웃 아프리카인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짐바브웨의 학교에서 '그림 그리기 날'을 진행해 부둠바 마을 어린이들에게 응원 그림도 전한다. 이 모든 과정은 기업이 책정한 마케팅 비용 안에서, 일반적인 제품 마케팅과 동시에 이뤄진다.
"저는 고등학교 때 음악이 준 영향이 굉장히 컸거든요.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해 다양한 꿈과 희망을 고민해보자고 권해보고 싶었어요. 어른이 티켓을 한 장 사면, 청소년 한 명을 무료로 초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어른과 청소년이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기회도 만들고 싶었거든요." (가면정 공동대표)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기업 마케팅에만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방식의 공익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12년에 시작된 콘서트 프로젝트 '열광의 씨앗'도 그 중 하나다. 붕가붕가레코드, 교보생명 등과 더불어 콘서트를 열고, 수익금과 관객 기부금으로 난청 장애 청소년들에게 보청기를 지원한다.
'열광의 씨앗'은 지난해 한 해 4번의 콘서트를 열었다. 총 600여 명의 청소년이 콘서트를 즐겼다. 게이트 플라워즈, 밴드 강산에, 코스모스 사운드, 이한철 등 14팀의 뮤지션들이 동참했다.
또 사진작가 조남룡씨의 재능기부로 콘서트실황을 담은 사진집도 발간하는 등, 공익 캠페인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 올 10월부터 다시 시작될 2년차 '열광의 씨앗'을 통해 콘서트 회수나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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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에 시작된 콘서트 프로젝트 '열광의 씨앗'은 붕가붕가레코드, 교보생명 등과 더불어 콘서트를 열고, 수익금과 관객 기부금으로 난청 장애 청소년들에게 보청기를 지원한다. 사진은 콘서트에 참여한 뮤지션 이한철씨. |
긍정적인 메시지와 재미 함께 담는 이유
"사람들에게 '종이컵을 쓰지 맙시다'가 아니라, '자기 컵,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멋져요'라고 하는 거예요. 항상 긍정적인 메시지와 재미를 담는 일이 중요한 거죠. 환경에 좋은 일이여서만 하는 게 아니라, 이걸 가지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말이에요." (김은정 공동대표)
좋은 일을 멋스럽게 하는 것, 커뮤니케이션 우디가 추구하는 가치다. 사람들은 좋은 일이 정말로 재미있을 때, 가치를 만든다고 여길 때, 더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다. 김은정, 가면정 공동대표가 여성환경연대 등과 2010년에 함께한 자기 컵, 텀블러 사용 공익 캠페인 'With A Cup'을 통해 깨달은 점이다.
커뮤니케이션 우디가 하나둘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최근에는 기업들이 먼저 찾는 경우가 늘어났다. 두 공동대표는 그들이 얻은 깨달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업과 창의적인 사회공헌을 만들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다. 다른 사회적 기업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들도 차근히 기획되고 있다.
"저희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어요. 기업이 하는 마케팅이 다 사회공헌이 되는 그런 세상을요. 앞으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찾겠습니다." (가면정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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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2010년 여성환경연대 등과 함께 자기 컵, 텀블러 사용 공익 캠페인 'With A Cup'을 진행했다. |
ⓒ 커뮤니케이션 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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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59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