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상무

“이제 물건만 좋다고 잘 팔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LG전자 ‘인사이트 마케팅’(Insight Marketing)팀을 이끌고 있는 최명화(43ㆍ사진) 상무. 최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만난 그에게 인사이트에 대해 묻자 “고객의 숨은 욕구를 찾아 제품에 반영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에서 마케팅 리서치를 담당했던 그는 지난해 4월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표방하면서 인사이트 마케팅팀을 신설한 LG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최 상무는 현재 LG전자 조직 내부에 ‘인사이트’라는 파이프 라인을 건설 중이다. “아이팟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한 정보기술(IT) 기기로서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이팟에는 고객들 개개인의 분신이 숨겨져 있죠.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는 소비자의 숨은 욕구가 녹아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제 LG전자 조직 내에서도 이런 인사이트 전략을 자연스럽게 세울 수 있는 자체 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는 인사이트의 예로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다. “남미에 가면 집안의 냉장고가 아무리 오래됐어도 집주인은 좀처럼 그 냉장고를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가정부가 쓰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지에 있는 소비자들의 문화를 파악하는 게 인사이트 마케팅의 핵심이란 얘기다.

최 상무는 인사이트 전략이 적용돼 올해 인도 시장에 출시될 신제품 냉장고의 출시 배경도 소개했다. “인도에서는 재래시장이 발달돼 있죠. 대형 유통 할인매장을 쉽게 찾아 보기 어려워요. 바로 구입한 야채를 신선하게 오랫동안 보관하는 게 관건이지요. 그들의 문화이기도 하죠. 현지 가정집에 허락을 얻어 몇 달 동안 관찰용 카메라를 설치해 알아낸 결과입니다.(웃음)” 채식주의자들이 많은 인도에서의 인사이트는 바로 ‘야채 칸’이었다.

“인사이트의 출발점이요? 고객에 대한 지독스러운 관찰이죠. 끊임없이 고객을 따라 다니고 이해하지 않으면 고객의 마음을 훔칠 수 없어요. 고객 가치의 출발점이자 도착점도 고객이니까요.” 고객에 대한 그의 집념은 LG전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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