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만드는 것 중에는 스마트폰도 있지만 아파트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투자이긴 하지만 무려 1억 위안(약 180억원)이나 투자한 아파트다. 이름은 유플러스. 다만 ‘LG U+’가 아닌 ‘YOU+’다. 샤오미는 어떤 목적으로, 왜 아파트에 투자했을까? 유플러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아봤다. 

  

1. 샤오미 사장과 카페 사장이 만났다.



- 처쿠카페 내부 풍경
 
중국 IT업계의 신화를 써가고 있는 샤오미의 사장님 레이쥔과 카페 사장님이 만나서 5분 만에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레이 쥔은 180억원을 내놨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사실이다.
중국 젊은이들은 몇 년전부터 창업 정보를 얻기 위해 베이징 중관촌의 ‘처쿠(車庫) 카페’에 모여들었다. 잡스와 워즈니악이 차고에서 창업한 한 것을 따라 ‘차고(車庫)’라는 이름을 붙인 카페다. 월 100위안(약 18,000원)만 내면 장소는 물론 컴퓨터, 복사기와 같은 장비도 지원해 준다. 2011년 문을 연 이곳에서 수백 개의 창업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처쿠 카페의 창업자 쑤디(苏菂)와 레이쥔은 2014년 8월 만났고 그 자리에서 청년 창업을 돕기 위한 ‘유플러스’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 5분 만에 이뤄졌다.

- 처쿠카페 홈페이지
 

  

2. 첫 번째 아파트는 치약 공장을 개조했다.



- 왼쪽부터 리우양, 레이쥔, 리우신, 쑤디 
 
2011년 리우양 형제는 젊은 청년들에게 안락한 보금 자리를 주고 창업을 돕기 위한 새로운 공간을 꿈꿨다. 잘나가는 회사의 임원을 때려치우고 600만 위안(약 11억원)의 자금을 투자 받아 2011년 10월 광저우 봉황 거리의 오래된 치약 공장을 8개월에 걸쳐 아파트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2012년 10월 첫 번째 아파트가 문을 열었고 133개의 방을 들어 섰다. 이 무렵 공동 투자자가 모이기 시작했고 위에 언급한 쑤디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마지막으로 레이쥔이 고문으로 합류했고 총 6명의 공동 창업자가 힘을 모아 유플러스 아파트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회장 – 리우양(刘洋), CEO- 리우신(刘昕), CTO- 쑤디(苏菂), CCO- 양후이(杨辉), CFO- 장딩딩(张叮叮), 고문 – 레이쥔(雷軍 )
 
  

3. 아이는 혁신에 방해가 된다?



- 광저우 봉황 거리의 치약 공장을 개조한 첫 번째 아파트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유플러스 아파트의 공식 명칭은 ‘YOU+ 국제청년공우(國際靑年公寓)’로 국제청년아파트라는 뜻이다. 유플러스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45세 이하의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만 들어 갈 수 있다. 아이가 없어야 한다. 일단 두 가지를 먼저 보자. 언뜻 까다로워 보이지만 생각처럼 깐깐한 건 아니다. 커플 또는 부부가 함께 신청할 수 있고 반려 동물도 함께 살 수 있다. 아이만 들어 올 수 없다. 아이는 '혁신의 적'이라는 뜻인 것 같다. 일리가 있다. 국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조건만 맞는다면 외국인도 신청할 수 있다.

  

4. 싹싹하면 먼저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조건은 사교성이 좋아야 한다는 거다. 면접에서 활달하고 쾌활한 성격이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창업자 리우 양은 유플러스의 목적은 청년들에게 편안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홀로 지내며 외로워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세입자가 아닌 이웃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꾸미고 싶은거다. 입주자들은 다양한 내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공통 관심사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입주 후에는 소셜 활동과 내부 커뮤니티에 얼마나 참여하고 친구를 사귀었는지를 평가하며 추적의 끈을 놓지 않는다. 


  

5. 1,000명의 대기자를 뚫어라.



 
유플러스 아파트는 대부분 대도시, 대학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아파트 수요가 많아 집값, 월세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유플러스의 인기에 각 아파트에는 이미 천명 이상의 대기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간단한 전화 면접으로 조건을 확인하고 인터뷰룸에서 진행되는 면접으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사람이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조금은 일찍 방을 배정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6. 못질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완전한 내방



- 항주 유 플러스 아파트 내부
 
광저우의 치약 공장을 개조해 시작한 아파트는 현재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 등에 10개 이상의 아파트가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5년 12월 항주에 새로운 유플러스 아파트가 문을 열었다. 치약 공장을 개조해 허름했던 것과 달리 새로 열고 있는 아파트는 내외부 모두 깔끔하다.
평균 10~30제곱미터의 방의 월세는 1,500~2,000위안(약 27만원~36만원)으로 주변 아파트보다 훨씬 저렴하다.  더 좋은 점은 자기 마음대로 방을 꾸밀 수 있다. 못질을 하고 벽지를 바르고 그림을 그려도 상관없다. 나갈 때는 그냥 그대로 나가면 된다. 원상 복구하라는 주인과 싸울 필요도 없고 보증금 까일 일도 없다. 
 
  

7. 내방에는 주방이 없다.



 
유플러스 아파트는 작은 원룸에 씻을 공간이 있을 뿐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대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식사를 아파트에서 제공한다. 아침은 7위안(약 1,400원), 점심, 저녁은 15위안(약 2,800원)이면 삼시세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젊은 세대가 음식을 해 먹기 보다는 패스트푸드를 시켜 먹거나 가까운 식당에서 사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방을 없앴다. 대신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리 기구가 갖추어진 주방이 있어 자유롭게 음식을 요리해 먹을 수 있다.
 
  

8. 먹고 마시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



 
유플러스 아파트의 넓은 로비는 모두가 함께 모여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되어 있다. 당구대, 콘솔 게임기, 헬스장, 대형 빔프로젝터 등이 자리하고 있다. 편하게 둘러 앉아 토론을 할 수 있는 편한 쇼파가 있다. 이곳에 모인 다양한 재능과 꿈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은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고민을 털어 놓는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 뭉치고 의견을 나누며 각자의 꿈을 키워간다. 이곳에 입주한 청년 가운데 20%~30%는 창업의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9. 머리가 나쁘면 문을 열 수 없다


사진 출처 : NBC닷컴
 
유플러스 아파트의 출입구는 쉽게 들어 갈 수가 없다. 퍼즐을 풀거나 숨겨진 카드 리더기를 찾아야 비로소 들어 갈 수 있다. 현관 앞 쓰레기통 뚜껑에 출입 카드를 대고 삼색 버튼을 순서대로 눌러야 하며 핀볼 게임 레버를 당겨야 들어 갈 수 있다. 다른 아파트 역시 비슷한 장치를 해 놓은 곳도 있지만 영업 기밀 아니 출입 기밀이라서 함부로 다 발설할 수는 없다. 술에 만취해 있다면 현관문과 싸우다 지쳐 잠들 가능성이 크다.


 
덤으로 말하자면 젊은 청춘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보니 내부 인테리어는 마치 클럽을 방불케 할 정도로 화려하고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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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돈은 중요하지 않다.



 
“더 큰 꿈이 있기에 당장의 이익을 바라지 않습니다.” 공동 창업자 쑤디가 인사말로 써놓은 글이다. 그냥 듣기 좋은 말이라 써 놓은 것은 아니다.
샤오미의 레이 쥔은 리우양과 만날 때면 “수익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더 많이 유 플러스 가족으로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매번 강조했다고 한다.
  
광저우의 첫 번째 아파트는 10년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다.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원금을 회수하기까지 약 5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5년 동안 받는 임대료에서 남는 돈이 실제 수익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긴 자금 회수 기간과 빈약한 수익에 대해 공동 창업자 누구도 불만을 갖거나 조급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청년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아파트를 늘려 가고 있다. 성공한 6명의 어른이 수백 수천명의 청년들이 조금 더 쉽게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유 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출처: http://thegear.co.kr/10852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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