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고 세련된` 한국고객 만족시키려 고민


■ 유럽1위 프리미엄아웃렛 英 맥아더글렌그룹 줄리아 칼라브레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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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 브랜드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프리미엄 아웃렛이 국내에 등장한 지 10년이 됐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011년 7조9000억원이었던 아웃렛 시장 규모는 올해 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과 함께 아웃렛은 여전히 국내 유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채널이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먼저 프리미엄 아웃렛이 시작된 유럽에서 아웃렛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특히 모든 오프라인 유통 업체에 위협이 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또한 내수 산업인 아웃렛은 어떻게 해외 진출을 하고 있을까.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유럽 1위 프리미엄 아웃렛인 맥아더글렌그룹의 줄리아 칼라브레스 최고경영자(CEO)를 단독으로 인터뷰하면서 이 같은 질문을 던져봤다. 칼라브레스 CEO는 "우리는 고객들에게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접할 수 없는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아웃렛을 단지 쇼핑하는 공간이 아닌 하나의 놀이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아더글렌그룹은 1995년 영국 맨체스터 근교에 유럽 최초 아웃렛인 체셔오크센터를 열었고 현재 9개국(유럽 8개+캐나다)에 22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전체 매장 매출이 30% 성장해 최근 회계연도에는 35억유로(약 4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한국 등 전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매출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4배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맥아더글렌은 1인당 구매 금액이 가장 많은 한국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4년 전 한국에 지사를 세우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감행했다. 이외에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에도 영업 및 마케팅을 위한 지사를 세웠다. 

이는 아웃렛이 내수 산업이 아니라 글로벌 유통업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장 많은 고객이 있는 중국에는 직접 진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칼라브레스 CEO는 맥아더글렌 아웃렛의 성공 비결로 첫째 아웃렛을 복합 놀이 공간(entertainer)으로 만든 것, 둘째 재고 관리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명품을 계속 공급한 것, 셋째 지역사회와 상생한 것을 꼽았다. 다음은 칼라브레스 CEO와의 일문일답. 

―맥아더글렌 아웃렛이 유럽 최대 1위라고 들었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해달라. 

▷유럽에서 최대 규모,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웃렛이다. 9개국에 22개 아웃렛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아웃렛에 3000개 매장이 있으며 최상위 브랜드부터 대중적인 브랜드까지 900여 개 브랜드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 각 아웃렛마다 직원은 1000명 정도다. 보통 유럽에서 적합한 지역의 대지를 구입하고 아웃렛 매장을 신설해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확장 계획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기존 아웃렛은 9만㎡ 정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터키, 독일, 프랑스, 벨기에에는 아웃렛을 신설하면서 계속 매장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2020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가량 규모를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맥아더글렌이 다른 아웃렛과 차별화하는 점은 무엇인가. 

▷우선 맥아더글렌 아웃렛을 복합 놀이 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맥아더글렌은 처음에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적 융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일환으로 아웃렛 건축물 디자인을 중요하게 본다. 방문객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게 하는 것뿐 아니라 지역 문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립한다. 따라서 방문객이 맥아더글렌 매장에 들어왔어도 마치 그 지역을 관광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복합 놀이 공간으로서 방문객에게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예술 공간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 레스토랑, 쉴 수 있는 쉼터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웃렛이라는 핵심은 유지하고 있다. 아웃렛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수요를 다양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갖고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구비해놓는 것이다. 우리는 1년 단위가 아니라 한 시즌이 지나면 바로 제품을 들이고 있으며 재고가 부족하지 않도록 항상 신경 쓴다. 고객들이 아웃렛을 방문했을 때 가장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은 재고가 많지 않고 회전이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 자선바자회, 서머 뮤직 페스티벌 등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 복합 놀이 공간이라는 개념과 일맥상통하는가. 

▷이 점이 바로 우리 회사의 DNA라고 본다. 고객들을 놀라게 하고 즐겁게 만들면서 이곳을 또 방문하고 싶다고 느끼게 하는 일이 우리의 진정성을 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밀라노 세라발레 아웃렛에서는 유명한 박물관 작가를 초청해 작품을 설치했으며, 유니버설뮤직과 협력해 아티스트들과 행사를 진행했다. 한 아티스트가 리메이크한 '프리덤'이라는 노래는 모바일 앱에서 자연스럽게 맥아더글렌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문화 행사로 재즈 페스티벌은 8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건축물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설립하듯이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노벤타 디피아베 센터에서는 오페라하우스와 협력을 맺고 아웃렛에서 오페라 가수들의 공연을 진행했다. 최근 오픈한 캐나다 밴쿠버 아웃렛에서는 밴쿠버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아트 프로젝트를 열었다. 원주민들 작품이 아웃렛에 전시됐다. 우리는 각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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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 목적은. 

▷제2회 럭셔리 패션 콩데나스 콘퍼런스(4월 20~21일 개최)가 한국에서 열렸다. 이 콘퍼런스 공식 후원자로서 방문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의 중요성은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한국 방문객은 해외 방문객 중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아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고객이다. 또 이번 기회로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문화, 패션 등 다방면으로 알고 본격적으로 배워보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맥아더글렌 아웃렛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세레발레, 베네치아 노벤타 아웃렛 등 지역 아웃렛 이름으로는 이미 한국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단 '맥아더글렌'이란 전체를 아우르는 아웃렛 브랜드가 생소해서 아마 인지도가 낮다고 보는 것 같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맥아더글렌 아웃렛에서 1인당 소비는 한국인이 237파운드(약 45만원)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는 첫째 중국, 둘째 러시아이고, 그다음이 한국이다. 2014년도 대비 2015년 한국 방문객은 53% 증가했고, 전체 면세 고객 중 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맥아더글렌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맥아더글렌 아웃렛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환경인 것 같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좋은 가격이 한국인들을 끌어들인다고 본다. 특히 유럽에 신혼여행을 온 부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위기를 말한다. 

▷오프라인 소매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느끼는 위기일 것이다. 온라인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소비 패턴도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이미 충분한 지식이나 정보를 숙지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살리는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장점은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만지고 느끼면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눈으로만 보는 온라인과 달리 직접 제품을 접하면서 고객들에게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려 하고 있다. 

―앞으로 아웃렛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는가. 

▷아웃렛 시장이 온라인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달라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웃렛은 지역 상권을 살린다는 의미에서 지역사회와 연관된 잠재적 성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이탈리아 세라발레 아웃렛을 시작했을 때 주변은 모두 초원이었다. 하지만 아웃렛이 생긴 후 골프장, 호텔, 음식점 등 상권이 형성돼 지역 발전에 기여했다. 아웃렛을 통해 지역 상권까지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더불어 맥아더글렌은 지역사회와 유대관계를 맺으며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상권 형성에 직접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의 아웃렛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한국은 패션 트렌드 측면에서 매우 재빠른 습득자(quick learner)다. 아웃렛 시장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대형화된 미국 아웃렛 방식을 도입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작고 디테일한 유럽 아웃렛 형식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이 유럽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변화된 것이라 판단한다. 

―한국 소비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다른 국가 소비자들보다 철저하고(forensic), 세련된(sophisticated) 감각을 가진 고객이라고 본다. 한국 고객들은 자신들이 뭘 살지 확실하게 결정하고 매장을 방문하는 편이다. 한국인들은 디지털 방면에서 최첨단을 달리고 있기에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구입할 제품의 조사를 다 마치고 준비된 상태로 아웃렛에 오는 것이다. 한마디로 스마트한 소비자다. 이런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이 까다롭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아웃렛을 운영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매우 도움이 되는 고객이다. 한국 고객들의 철저함을 배우면서 맥아더글렌은 어떻게 매장을 운영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더 만족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standard)을 높여준다. 

―아웃렛을 경영하면서 인재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사람, 즉 직원 중심으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아웃렛만의 독특한 서비스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아웃렛에는 전 세계 각국 관광객이 온다. 따라서 한국 중국 미국 등 전 세계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해뒀다. 

그 일환으로 일찍이 직원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아카데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재무 관리 교육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직원들이 되도록 평등하고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제공하려고 한다. 

―아웃렛에 입점하는 브랜드 파트너를 선택할 때 어떤 요건을 보는가. 

▷우리 아웃렛은 설립된 후 21년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왔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인지, 그 브랜드가 아웃렛 매장에 대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저명한 브랜드의 경우에는 그 브랜드의 아웃렛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려고 하는지 등도 함께 살펴본다. 소비자 측면에서 브랜드를 선정한다는 의미다. 소비자가 아웃렛에서 제품을 구매했을 때 실망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다. 아웃렛에서 손님들이 가장 실망하는 경우는 브랜드는 있지만 재고가 많지 않을 때다. 연륜이 있는 브랜드만 파트너로 삼지는 않는다. 새로운 브랜드들의 입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좀 다른 방식으로 협력한다. 새로운 브랜드들과는 팝업스토어 등 임시 매장을 통해 어떻게 협력해나갈지 구상하며 일하고 있다. 프리미엄 아웃렛이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가 혼합돼 있는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맥아더글렌만의 경영 철학이 있을까. 

▷우리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아웃렛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 위치에 걸맞게 최상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언제나 매 순간 최고가 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게다가 우리는 럭셔리 브랜드라는 아웃렛이다. 최상의 질을 유지하고 그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력한 동기가 있다. 언제든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만족시킬 수 있는 아웃렛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맥아더글렌은 주로 유럽 매장에 집중돼 있다. 혹시 다른 지역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가. 한국은 따로 계획이 있는가. 

▷아직 한국에 진출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그렇다고 진출할 생각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기회가 있다면 언제나 가능하다. 맥아더글렌 부동산개발팀이 전 세계적으로 적절한 아웃렛 장소를 찾고 있는데, 한국도 그중 하나다. 우리는 이미 4년 전에 한국지사를 세웠다. 한국지사에는 디지털팀, 세일즈팀, 마케팅팀이 각각 구성돼 있다. 한국 소비자들과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또 맥아더글렌은 한국에 투자도 한 상태다. 

―맥아더글렌의 앞으로 계획은. 

▷부동산개발팀이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아웃렛에 적합한 용지를 찾고 있다고 앞에서 언급했다. 현재는 유럽에 더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에 아웃렛이 내년에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 지방에 아웃렛을 오픈하기 위해 무려 10년이 걸렸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도 새로 매장을 개설할 예정인데, 심지어 이곳은 20년이 걸렸다. 이들 지역은 한국 관광객도 관심이 많은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또 폴란드에도 3곳 정도를 후보군으로 생각하고 있고, 중국에 매장을 여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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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아 칼라브레스 맥아더글렌 CEO는… 

부동산개발업과 패션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가 중 한 명이다. 그는 1998년 맥아더글렌 COO(최고운영책임자)를 거쳐 2002년부터 CEO로 임명돼 10년 이상 CEO로 일하고 있다. 2013년 맥아더글렌 그룹이 미국 1위 아웃렛 기업인 사이먼프로퍼티 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맥아더글렌 그룹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부동산 컨설팅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필드에서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김미연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310166&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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