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의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자라고 있다. 칡덩굴(葛)과 등나무 덩굴(藤)이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대한민국 내부적으로 서로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갈등(葛藤)이 심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가까워지면서 촛불과 태극기로 대표되는 탄핵 찬성과 반대 세력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같은 정치적 갈등 이외에도 쓰레기 매립지와 장례식장 설립, 송전탑 설치 등 공익과 사익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갈등, 노사 대립, 정규직과 비정규직,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 문제 등 내부적인 갈등에 북한과의 핵문제, 중국과 사드배치를 둘러싼 갈등, 위안부 합의에 따른 일본과 갈등 등 외교적 갈등마저 가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 대한민국의 갈등 수준은 매우 높다. 지난 2011년 기준으로 OECD국가들(조사대상 24개국) 중에서 대한민국의 사회갈등지수는 20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사회갈등 정도는 국제금융 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스페인, 포르투갈 보다 더 심각하다.












대한민국의 사회갈등이 심각함에 따라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 역시 24개 조사 대상국들 중에서 19위에 그치고 있다.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의 경우 사회갈등이 낮음에 따라 행복 정도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대한민국의 사회적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2017년 행복지수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사회갈등 문제가 심각할수록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갈등 문제는 2017년 대한민국의 실질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마저 갖게 한다.이와 같이 갈등은 국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미시적으로 기업이나 집단에서 발생하는 갈등 역시 구성원들의 업무 몰입도 약화를 비롯해서 성장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료와의 갈등은 개인의 행복감은 물론, 조직 전체의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하다. 참고 참다 터지기 일보직전에서야 심각해진 조직 내 갈등 해결을 의뢰해 오는 고객사들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오랜 기간 동안 갈등의 소지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외면하며 간과해 온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이는 갈등을 대하는 가장 초보적인 대응전략이며, 이는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는 우리 특유의 문화적인 영향도 적지 않다.


갈등 상태에 있는 당사자들은 서로 간의 높은 벽에 절망하면서 서로 외면하거나, 때로는 벽을 부수려고 과격한 시도를 하며 오히려 갈등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때 우리 퍼실리테이터들이 하는 역할은 서로 간의 벽에 문을 만들고, 그 벽 너머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퍼실리테이터들이 조직의 갈등이 심화되었을 때 사용하는 프레임 중에 ‘트라이앵글 관찰법’이 있다. 1단계에서는 각자 갈등하고 있는 상대방을 내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상대방과의 갈등상황을 편하게 표현하게 하고 비판 없이 들어주는 것이 퍼실리테이션 포인트이다. 2단계에서는 상대방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관점에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퍼실리테이션의 핵심이다. 3단계는 멀리 떨어져서 제3자의 눈으로 나와 갈등하고 있는 상대방을 동시에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무엇 때문에 갈등하고 있는지,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상황을 해석하도록 돕는 이 단계는 두 당사자를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다.



출구가 없어 보이는 대한민국의 갈등도 결국 우리가 속한 조직의 작은 갈등 하나하나에 소통할 수 있는 문을 만들고, 그 문을 여는 작은 대화와 회의에서 비롯될 수 있다. 비 온 뒤 대지에 숨어있던 씨앗들이 싹을 틔우는 것처럼, 가슴에 퍼실리테이션의 열정을 품은 여러분들이 각자가 속한 조직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서 갈등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시키시길 응원한다.





홍순표 부사장, 인피플 컨설팅
(mrhong2@naver.com)


출처: 인피플 컨설팅 메일링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