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유사점에서 반전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웃겨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TV는 배꼽 잡는 CF로 넘쳐나고, 젊은이들은 망설임 없이 유머 감각을 배우자의 첫째 조건으로 꼽는다. 기업의 경영진들은 유머 과외까지 받고 있다.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쉽고 간단한 유머법으로, 대화 중 특정 단어와 발음은 같지만 철자나 뜻이 다른 엉뚱한 단어를 바꿔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콘 좋아해?’라는 질문에 대해 ‘응, 지난 주에 약혼했어!’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유머는 생각의 반전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창의성과 곧잘 비유되는데, 위에서 설명한 말장난식 유머는 7가지 아이디어 발상법 ‘SCAMPER’에서, 단어는 같지만 활용이 다른 ‘P(Put to other use)’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테크닉을 제품에 응용해 보면 어떨까?
모스코바의 아르테미 레베데프(Art Lebedev) 스튜디오는 ‘Deletus’라는 지우개를 출시했다. 컴퓨터 키보드의 ‘Delete’ 키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모니터 상의 글자가 아닌 종이 위의 연필을 지우는 것으로 활용처를 바꿨다. ‘글자를 지운다’는 뜻의 ‘Delete’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으니, 그야 말로 직관적인 지우개가 아닐 수 없다.
이 지우개의 가격은 15.38달러나 되는데, ‘Delete’라는 글자가 지워지기 시작하면 본전 생각이 날 것 같다.
얼마 전 TV에서 몸에 ‘문신’이라는 글자의 문신을 새긴 사람이 나왔는데, 그것도 같은 매커니즘에 해당한다.
특정 단어의 새로운 활용처를 찾는 것과 함께, 단어가 뜻하는 개념과 유사한 대상을 찾는 것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다.
Apostol Tnokovski는 ‘EyeLamp’라는 인테리어 전등 컨셉을 디자인했는데, 전등이 발산하는 빛의 개념과 유사한 대상 중에서 빛을 시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눈(eye)의 형상을 접목했다.
미래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EyeLamp'는 꺼져 있을 때는 눈을 감은 모습이고, 켜진 경우에는 눈을 뜬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눈을 뜬 정도에 따라 조도가 조절된다. 첨단 느낌의 멋진 램프임은 분명하지만,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을 것 같다.
오늘 하루, 찰나의 재치로 대화의 흐름을 바꾸는 유머를 사용하여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보라. 주변에서 ‘춥다’, ‘썰렁하다’며 무안을 주더라도 절대로 굴복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시도들은 우리를 뛰어난 상상가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전자신문 2009년 5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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