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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발 글로벌 경기 침체 불안감과 중국 경제 둔화라는 거센 외풍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꿋꿋하게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5일 미국 상무부는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수정치)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3.9%(연율)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분기 성장률 수정치가 지난달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성장률 잠정치(3.5%)보다 낮은 3.3%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월가 예상치를 훌쩍 넘어서는 깜짝 성장률을 거뒀다. 지난 2분기 4.6% 성장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성장률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셈으로 2개 분기 성장률로만 보면 2003년 이후 가장 강한 성장세다. 

또 이상 한파라는 돌발 변수로 1분기 -2.1% 성장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5개 분기 중 4개 분기 성장률이 3.5%를 넘어서는 강한 성장 모멘텀을 보여줬다. 

3분기 성장의 질도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분야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가계소비·기업투자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경제가 살아나면서 3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토대가 되는 가계 지출과 기업투자 증가율은 지난달 나온 잠정치보다 상향 조정됐다. 3분기 미국 내수는 당초 발표했던 2.7%에서 3.2%로 높게 조정됐다. 

미국 GDP 성장률의 3분의 2를 좌지우지하는 가계소비는 지난달 GDP 잠정치 발표 때 1.8% 증가한 것으로 나왔지만 이번 수정치는 2.2%로 상향 조정됐다. 장비 등에 대한 지출이 크게 늘면서 기업투자 증가율도 5.5%에서 7.1%로 수정됐다.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 속에 기업들이 장비 등 설비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다만 수출은 강달러 영향으로 지난달 발표한 7.8% 증가세에서 4.9%로 하향 조정됐다. 

3분기 깜짝 성장 배경과 관련해 월가는 일본이 재침체에 빠지고 유로존·중국 경제성장률이 큰 폭 둔화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예상보다 강한 데다 외부 악재에 쉽게 훼손되지 않는 역동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4분기에도 3% 선 성장세가 무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4분기 들어서도 제조업·서비스업 체감 경기가 확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고 고용 시장이 강하게 살아나는 한편 소매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차 양적완화 조치를 종료한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건 상태에서 3분기 성장률 수정치가 큰 폭 상향 조정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 입장에서 고민이 커지게 됐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로 볼 때 내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손바닥 뒤집듯 쉽게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디플레이션에 직면한 일본 중국 유럽이 무차별적인 돈 풀기에 나서면서 강달러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면 달러 강세 추세가 더욱 심화돼 미국 수출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뉴욕 증시는 25일도 상승세로 장을 열었다. 3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데다 저유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가계 소비 여력이 커져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 소매 매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장을 떠받쳤다. 다만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 증시도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의미하는 금리 인상 논란이 확산되면 단기 조정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63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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