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 등 소수 협력사와 거의 영구계약
내 소재만 고집않는 유연한 사고도 한몫
◆ 유니클로가 살린 日섬유산업 / 협력사와 동반성장한 비결은 ◆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유니클로와 빅 카메라의 컬래버레이션 매장인 '빅클로'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유니클로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 제공〓유니클로]
2002년 도쿄 니혼바시에 위치한 일본 최대 섬유화학회사인 도레이 본사. 당시 50대 초반이었던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이 이곳을 찾았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며 노조로부터 '제발 경영 일선에 복귀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았던 70대의 마에다 가쓰노스케 도레이 회장에게 그는 당찬 제안을 던졌다. "일본 의류산업이 극심한 정체에 빠져 있습니다. 제조업체와 제휴해 옷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반드시 유니클로를 세계적인 회사로 키울 테니 최상의 소재를 공급해주십시오."
연매출 3000억원대, 젊은이들이나 찾는 길거리 옷 정도 취급을 받던 유니클로의 이 같은 제안은 당시로선 파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마에다 회장은 당시 일본 기업문화에선 상상하기 어려웠던 '유니클로 전담실'을 즉각 만드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후 야나이 회장은 초기작 실패로 도레이 창고에 수북이 쌓여 있었던 유니클로 '후리스' 옷 원단을 통 크게 전부 사주는 등 어려울 때일수록 협력사와 더욱 신뢰를 쌓았다. 한번 입고 버리는 옷이 아니라, 두고두고 활용 가능한 첨단소재로 승부해보자는 패션회사와 섬유업체의 역사적인 의기투합은 이렇게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일본 섬유산업의 위기는 유니클로에도 악몽과 같았다. 중국산 싸구려 화학섬유 소재들이 물밀듯 밀려오자 고가의 일본 섬유들은 갈 길을 잃었다. '후리스'로 반짝 붐을 일으켰던 유니클로였지만 인기는 금세 꺼졌고, 유니클로 브랜드 이미지는 수직 하강했다.
연매출 3000억원대, 젊은이들이나 찾는 길거리 옷 정도 취급을 받던 유니클로의 이 같은 제안은 당시로선 파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마에다 회장은 당시 일본 기업문화에선 상상하기 어려웠던 '유니클로 전담실'을 즉각 만드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후 야나이 회장은 초기작 실패로 도레이 창고에 수북이 쌓여 있었던 유니클로 '후리스' 옷 원단을 통 크게 전부 사주는 등 어려울 때일수록 협력사와 더욱 신뢰를 쌓았다. 한번 입고 버리는 옷이 아니라, 두고두고 활용 가능한 첨단소재로 승부해보자는 패션회사와 섬유업체의 역사적인 의기투합은 이렇게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일본 섬유산업의 위기는 유니클로에도 악몽과 같았다. 중국산 싸구려 화학섬유 소재들이 물밀듯 밀려오자 고가의 일본 섬유들은 갈 길을 잃었다. '후리스'로 반짝 붐을 일으켰던 유니클로였지만 인기는 금세 꺼졌고, 유니클로 브랜드 이미지는 수직 하강했다.
양복집 아들로 태어나 평생 옷을 만들고 살아온 야나이 회장에게는 결단의 순간이었다. 생산과 유통을 한꺼번에 처리해 원가를 줄인 SPA 의류라 해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획기적인 소재 개발이 급선무라고 봤다. 당시 일본 최대 섬유화학업체 중 하나였던 도레이를 직접 찾아간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두 회사는 즉각 이너웨어 '히트텍'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히트텍은 겨울용 내의로 이미 보편화된 아이템이었다. 관건은 기존에 없던 소재로 얇고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높은 옷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가격까지 확 낮춰야 했다.
니시카와 마사아키 유니클로 전략소재개발실 이사는 "종전 일본 의류·섬유업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소재만 사용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유니클로는 '우리 소재'에 집착하지 않고 최고의 소재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세상에 없던 제품을 창조해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히트텍 첫 샘플이 나오기까지 1만개가 넘는 신소재를 만들고 버리고를 반복했다.
구니이 요시히로 유니클로 생산총괄 부회장은 "소수의 협력사와 아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기 때문에 대량의 물량을 저렴한 단가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의류 원단 한 가지를 1만장 만드는 것과 100만장 만드는 것은 원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유니클로와 도레이가 마치 한 회사처럼 움직이는 체제를 유지한 덕분에 히트텍은 나온 지 12년이 지났지만 매년 제품 업그레이드와 신소재 대체가 가능해졌다. 원래 레이온 아크릴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테르 등 4가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화학섬유를 혼합한 게 히트텍의 뼈대였다. 하지만 이후 여성용엔 동백오일을 추가해 건조함을 막아주고, 남성과 어린이용에는 흡·방습 기능을 추가해 땀 건조가 더 잘되도록 했다.
도레이의 연구개발팀은 지금도 매주 월요일 아침 유니클로 직원들과 함께 매장을 방문해 소비자 반응을 조사한다. 도레이 관계자는 "소재 개발 회사는 B2B(기업 간 상거래) 위주다 보니 최종 소비자들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유니클로와 일하면서 마인드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SPA 의류업체들은 가장 유행하는 최신 디자인 옷을 한꺼번에 수백만 벌씩 만들어내는 게 전략이지만, 유니클로는 좀 달랐다.
구니이 부회장은 "유니클로는 '이런 디자인의 스커트가 인기이니, 이걸 빨리 만들어달라'는 식의 발주를 하지 않는다"며 "이런 식으로는 품질은 떨어지면서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가 생산하는 제품은 수백만 가지에 달하지만 소재는 히트텍, 에어리즘, 울트라라이트다운 등 소수의 카테고리로 단순화하는 게 경쟁력의 핵심이다.
[도쿄 = 박인혜 기자]
두 회사는 즉각 이너웨어 '히트텍'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히트텍은 겨울용 내의로 이미 보편화된 아이템이었다. 관건은 기존에 없던 소재로 얇고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높은 옷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가격까지 확 낮춰야 했다.
니시카와 마사아키 유니클로 전략소재개발실 이사는 "종전 일본 의류·섬유업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소재만 사용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유니클로는 '우리 소재'에 집착하지 않고 최고의 소재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세상에 없던 제품을 창조해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히트텍 첫 샘플이 나오기까지 1만개가 넘는 신소재를 만들고 버리고를 반복했다.
구니이 요시히로 유니클로 생산총괄 부회장은 "소수의 협력사와 아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기 때문에 대량의 물량을 저렴한 단가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의류 원단 한 가지를 1만장 만드는 것과 100만장 만드는 것은 원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유니클로와 도레이가 마치 한 회사처럼 움직이는 체제를 유지한 덕분에 히트텍은 나온 지 12년이 지났지만 매년 제품 업그레이드와 신소재 대체가 가능해졌다. 원래 레이온 아크릴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테르 등 4가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화학섬유를 혼합한 게 히트텍의 뼈대였다. 하지만 이후 여성용엔 동백오일을 추가해 건조함을 막아주고, 남성과 어린이용에는 흡·방습 기능을 추가해 땀 건조가 더 잘되도록 했다.
도레이의 연구개발팀은 지금도 매주 월요일 아침 유니클로 직원들과 함께 매장을 방문해 소비자 반응을 조사한다. 도레이 관계자는 "소재 개발 회사는 B2B(기업 간 상거래) 위주다 보니 최종 소비자들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유니클로와 일하면서 마인드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SPA 의류업체들은 가장 유행하는 최신 디자인 옷을 한꺼번에 수백만 벌씩 만들어내는 게 전략이지만, 유니클로는 좀 달랐다.
구니이 부회장은 "유니클로는 '이런 디자인의 스커트가 인기이니, 이걸 빨리 만들어달라'는 식의 발주를 하지 않는다"며 "이런 식으로는 품질은 떨어지면서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가 생산하는 제품은 수백만 가지에 달하지만 소재는 히트텍, 에어리즘, 울트라라이트다운 등 소수의 카테고리로 단순화하는 게 경쟁력의 핵심이다.
[도쿄 = 박인혜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699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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