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R&D 부서만 하는 특별한 임무가 아니라 전직원 `일하는 방식`돼야


■ 혁신전문가 빌 피셔 스위스 IMD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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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혹은 혁신적인 경영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한다.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하고, 사내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열기도 한다. 결국 사람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생각해 낼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인재를 채용하면 좋은지를 고민한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팀은 혁신 부문 전문가인 빌 피셔 스위스 IMD 경영대학원 교수와 인터뷰하며 그의 조언을 들었다. 

피셔 교수는 "기업이 과거의 성공을 뒤로하고 새로운 혁명의 미래에 필요한 마인드(mindset)를 갖추기 위해선 인재들의 인성만 있어서는 부족하다.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착한 팀이 겸손한 결과를 얻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그에 대한 이유다. 다음은 피셔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혁신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로 파괴적 혁신의 융합(convergence)이다.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불러오던 각 파괴적인 혁신이 이제 융합되어 훨씬 더 큰 변화를 불러온다. 사람들의 일상생활 변화의 중점에는 다름 아닌 혁신이 있다. 이 때문에 회사의 관리자들은 자사 사업에 혁신을 일으키는 데 목말라 한다. 

둘째로는 혁신이 이뤄지는 빈도에 있다. 다양한 산업에 혁신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현재처럼 자주 일어난 적은 없었다. 이제 변화는 '정기적으로 있는 현상'이다. 이렇게 변화가 중요해질수록, 변화를 불러오는 전략적 방법 중 하나인 혁신이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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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혁신을 원하는 기업은 지원자들의 태도(attitude)가 아닌 그들의 능력을 기준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라는 내용의 기고를 쓴 적이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지원자의 인성을 검토하는 데 더 비중을 높이 두는 추세가 있다. 한국 기업들에 조언을 한다면. 

▷효율성이 시장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산업 성장기에는 지원자의 태도가 중요하다. 기업의 효율성은 팀원들이 서로 협력할 때 가장 좋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파괴적인 변화가 있을 시기에는 기업이 과거의 성공을 뒤로하고 새로운 혁명의 미래(revolutionary future)에 필요한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선 지원자의 좋은 태도, 혹은 인성만으론 부족하다. 이때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때론 대세를 거스르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들 본인의 리더십 스타일 역시 바꿔야 한다. 리더십 스타일을 바꿔야만 새로운 구성원이 되는 사람들의 실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팀워크가 중요한데, 회사에서 직원의 인성보다 실력을 더 중요시한다면 오히려 팀워크가 발휘되기 힘들지 않을까. 

▷기업이 S커브(S―Curve, 기업의 완만한 성장세→가파른 성장세→성장 정체로 구성된 기업 성장 방식) 상태에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S커브를 그려야 하는 상태인지에 상관없이 사내에서 직원들이 팀을 이뤄 일하는 것은 언제나 선호되는 업무 진행 방식이다. 그렇지만 내부에 구성된 팀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관리자에 따라) 다르다. 나는 '착한 팀이 겸손한 결과를 얻는다(polite teams get polite results)'는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설계하는 기업이라면 이런 상황을 반기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혁신을 이루기 위해 기업들은 채용을 할 때 지원자의 어떤 능력을 봐야 할까. 

▷기술적 능력이다. 해당 산업에 일어나는 변화에 맞는 필요한 능력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기업은 자사가 속한 산업이 맞을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이 이미 갖춘 능력과 전혀 다른 새로운 능력이 요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따로 찾아 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채용할 수 있는 최상의 인재(best obtainable)를 뽑아야지, (지원자 중에서) 가장 좋은 인재(best available)에 만족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달라. 

▷오라클이 오픈소스 클라우드 컴퓨팅 스타트업 네뷸러의 직원들을 채용한 것이 한 가지 예다. (클라우드 컴퓨팅 스타트업으로 한때 많은 관심을 받았던 네뷸러는 작년에 창립 4년 만에 문을 닫았다. 한 달이 지난 후 오라클은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에 네뷸러에서 일했던 엔지니어 약 40명을 채용하며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을 강화했다.) 

―혁신을 위한 인재를 기르기 위해 회사는 어떻게 직원들을 훈련시킬 수 있을까. 

▷실력이 필요한 상황은 말 그대로 실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상황에 필요한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 인재 훈련을 시킬 수 있는 시간은 사실 없다. 전문가들로 이뤄진 팀이 필요할 때는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점이 있다. 혁신을 위해서 기업들은 직원들이 변화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다른 말로 하자면 혁신을 R&D 부서가 이루는 업적이 아닌, 일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혁신을 업무 방식의 한 가지로 본다면 사내의 일부 직원이 아닌 모두가 생각하는 부분이 될 것이다. 또한 직원 모두가 혁신을 이루는 데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이렇게 돼야만 혁신이 예외가 아닌 표준(norm)이 된다.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257708&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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