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가격체계 교란땐 과감한 제재를
③ 탄탄한 내수가 제값경제 밑바탕
④ 출혈부르는 최저낙찰제 개선을
⑤ AS공짜 관행도 반드시 바꿔야
◆ 제값 받는 경제 만들자 ③ 제값 받는게 모두에 득 / 전문가 제언◆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게 `이건 서비스로 드리는 거예요`라는 말입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제값을 주고 제품을 거래하는 관행, 전문 지식과 서비스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상거래는 시장경제를 지탱하는 밑바탕"이라며 "하지만 한국에는 서비스의 `제값`을 무시하는 가격 왜곡 사례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집에서 군만두를 공짜로 내주면서 `이건 서비스`라고 표현하는 건 `서비스=공짜`라는 그릇된 인식을 고착화할 뿐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총괄본부장은 "신문이나 보고서는 거저 만드는 게 아닌데 돈 내고 보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신문도 월구독료 1만5000원은 너무 싸다. 100달러는 돼야 한다. 지식을 공짜로 취득하려는 습성을 버려야 지식서비스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도 무료로 운영하려다 보니 수익모델을 못 찾고 고전하다가 광고를 하나둘 붙였는데 결국 그 광고비를 내는 건 소비자라고 한 본부장은 지적했다.
한 본부장은 "소비자들이 공짜 서비스를 추구하면 두 가지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며 "알게 모르게 다른 경로로 전가된 비용을 부담하든지, 아니면 서비스 제공자의 몰락으로 해당 서비스를 못 받든지 두 가지"라고 덧붙였다.
구성원 모두가 제값으로 거래하면 더 높은 수준의 경제로 가는데, 모두 싸구려만 추구하면 질 나쁜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구성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야구경기장에서 관람객 한 사람이 일어서면 뒷줄에 앉아 있던 사람들까지 모두 일어서게 되고, 결국 모두가 제대로 관람하지 못하는 것도 구성의 오류다.
`공짜와 헐값의 역습`을 극복하려면 탄탄한 내수가 뒷받침돼야 한다. 곳간에서 인심 나듯이 먹고살 만한 경제 기반을 만들어야 지식과 서비스에 대한 대가도 정상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아울러 불법 다운로드, 중국산 불량 저가품 수입, 짝퉁 제품 등 가격 체계를 교란할 수 있는 불순물을 정부가 제대로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
이호흥 한국저작권위원회 연구위원은 "일본도 저작권 관련 소송 열풍이 한바탕 지나간 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며 "콘텐츠 제값 받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뿌리내리려면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강화로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가 생기면 선순환 구도가 자리 잡을 수 있다.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게임 콘텐츠를 팔아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는데 여기에는 복제가 불가능한 게임 콘텐츠 특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전문가들은 안전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각종 사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안전을 지키려면 그에 따른 제값을 지불하는 게 당연한데 사회 전반적으로 그런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환용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공사 입찰 때 싼값만 강조해 말도 안 되는 수준까지 값을 깎고 이는 사고로 이어진다"며 "무조건 비용을 깎기보다는 품질시공을 위해 적정 수준의 이익을 당연히 보장해주는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장도 "공공기관의 최저가낙찰제는 하도급 업체의 몰락을 부르는 악습"이라며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태구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최근 산업계 안전사고를 보면 원도급 업체가 하도급 업체에 안전관리비용을 따로 주지 않고 가격을 낮추려고만 하기 때문"이라며 "안전관리에 드는 돈이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의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품 판매 뒤에 따르는 애프터서비스(AS)의 공짜 관행도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갑을관계를 악용해 협력사에 평생 AS를 요구하거나 소프트웨어의 무료 끼워팔기를 당연시하는 행태를 바꿔야 관련 산업과 일자리가 제대로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시리즈 끝>
[기획취재팀=황인혁 차장(팀장) / 서찬동 차장 / 고재만 기자 / 최승진 기자 / 홍장원 기자 / 박윤수 기자 / 장재웅 기자 / 이현정 기자 / 김태준 기자]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제값을 주고 제품을 거래하는 관행, 전문 지식과 서비스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상거래는 시장경제를 지탱하는 밑바탕"이라며 "하지만 한국에는 서비스의 `제값`을 무시하는 가격 왜곡 사례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집에서 군만두를 공짜로 내주면서 `이건 서비스`라고 표현하는 건 `서비스=공짜`라는 그릇된 인식을 고착화할 뿐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총괄본부장은 "신문이나 보고서는 거저 만드는 게 아닌데 돈 내고 보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신문도 월구독료 1만5000원은 너무 싸다. 100달러는 돼야 한다. 지식을 공짜로 취득하려는 습성을 버려야 지식서비스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도 무료로 운영하려다 보니 수익모델을 못 찾고 고전하다가 광고를 하나둘 붙였는데 결국 그 광고비를 내는 건 소비자라고 한 본부장은 지적했다.
한 본부장은 "소비자들이 공짜 서비스를 추구하면 두 가지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며 "알게 모르게 다른 경로로 전가된 비용을 부담하든지, 아니면 서비스 제공자의 몰락으로 해당 서비스를 못 받든지 두 가지"라고 덧붙였다.
구성원 모두가 제값으로 거래하면 더 높은 수준의 경제로 가는데, 모두 싸구려만 추구하면 질 나쁜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구성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야구경기장에서 관람객 한 사람이 일어서면 뒷줄에 앉아 있던 사람들까지 모두 일어서게 되고, 결국 모두가 제대로 관람하지 못하는 것도 구성의 오류다.
`공짜와 헐값의 역습`을 극복하려면 탄탄한 내수가 뒷받침돼야 한다. 곳간에서 인심 나듯이 먹고살 만한 경제 기반을 만들어야 지식과 서비스에 대한 대가도 정상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아울러 불법 다운로드, 중국산 불량 저가품 수입, 짝퉁 제품 등 가격 체계를 교란할 수 있는 불순물을 정부가 제대로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
이호흥 한국저작권위원회 연구위원은 "일본도 저작권 관련 소송 열풍이 한바탕 지나간 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며 "콘텐츠 제값 받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뿌리내리려면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강화로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가 생기면 선순환 구도가 자리 잡을 수 있다.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게임 콘텐츠를 팔아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는데 여기에는 복제가 불가능한 게임 콘텐츠 특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전문가들은 안전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각종 사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안전을 지키려면 그에 따른 제값을 지불하는 게 당연한데 사회 전반적으로 그런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환용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공사 입찰 때 싼값만 강조해 말도 안 되는 수준까지 값을 깎고 이는 사고로 이어진다"며 "무조건 비용을 깎기보다는 품질시공을 위해 적정 수준의 이익을 당연히 보장해주는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장도 "공공기관의 최저가낙찰제는 하도급 업체의 몰락을 부르는 악습"이라며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태구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최근 산업계 안전사고를 보면 원도급 업체가 하도급 업체에 안전관리비용을 따로 주지 않고 가격을 낮추려고만 하기 때문"이라며 "안전관리에 드는 돈이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의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품 판매 뒤에 따르는 애프터서비스(AS)의 공짜 관행도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갑을관계를 악용해 협력사에 평생 AS를 요구하거나 소프트웨어의 무료 끼워팔기를 당연시하는 행태를 바꿔야 관련 산업과 일자리가 제대로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시리즈 끝>
[기획취재팀=황인혁 차장(팀장) / 서찬동 차장 / 고재만 기자 / 최승진 기자 / 홍장원 기자 / 박윤수 기자 / 장재웅 기자 / 이현정 기자 / 김태준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40518
'Insights & Trends > Economic/Industri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한국산업 `엔低 비명`…손놓은 정부 (0) | 2014.09.30 |
---|---|
[스크랩/단말/애플] 아이폰 `벤드게이트` 굴욕…휘어지는 문제 발생 (0) | 2014.09.26 |
[스크랩/경제] 세계 억만장자들 하락장 대비하나…현금자산 10배로 (0) | 2014.09.24 |
[스크랩/경제/기업] 투자 않고 현금만 쌓는 상장사들 (0) | 2014.09.23 |
[스크랩/삼성]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예상치 5조 붕괴…삼성증권 "4조7000억" (0) | 2014.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