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돈번 日기업 미래투자 "한국 타도"
정부는 환율 보험·환헤지 대책만 되풀이

 

◆ 엔저發 경제 후폭풍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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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에 엔저 공포가 다시 몰려오고 있다. 지난 2008년 엔저 현상이 심화된 직후 미국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요동쳤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시점이다.

특히 최근의 엔저는 일본 아베 정부의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무리한 정책에 기인한 측면이 커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금융ㆍ외환시장을 왜곡시키면서 엔저를 유도하는 일본 정부와 엔저의 부작용이 가시화하는 데도 손 놓고 있는 우리 정부의 태도가 극명하게 대조된다.

최근 들어 100엔당 원화값이 세 자릿수로 고착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신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의 양적완화에다 공적연금 해외 투자 확대 등으로 나타난 엔저 현상은 지난 8월 초부터 본격화됐다. 100엔당 원화값은 8월 8일 1017.48원에서 29일 960.97원으로 5.6%나 상승했다. 일본 통화당국은 앞으로도 계속 시장에 막대한 돈을 풀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달러화가 계속 유입되고 정부는 한발 물러서 있어 100엔당 원화값 세 자릿수 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외국 투자은행(IB)들과 한국경제연구원 등 국내 연구소에서는 내년에 엔화 대비 원화값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한다. 엔화에 대한 원화값 세 자릿수 시대가 고착화되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우리 경제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2008년 엔저 때 상황을 포함해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당시 엔저 현상이 금융위기로 이어져 엔저에 따른 효과를 제대로 분석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기업의 수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엔저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국장은 "엔저에 대한 피해가 대기업보다는 대기업 하도급 업체와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박사는 "최근 엔저 현상으로 수익성이 높아진 일본 기업이 차세대 기술 개발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이 경우 한국과 일본 간 미래의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정부는 일단 엔저 대책으로 중소기업의 환율변동보험 가입 등을 통해 환헤지를 강화하는 차원의 미시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나서서 엔화 약세와 자국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 비춰볼 때 우리 정부의 대응이 안일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노영우 기자 / 최승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54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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