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돈내고 써" 2명중 1명뿐
美 NYT·WSJ 온라인판 구독료내야 뉴스 제공
한국 포털선 낚시성 정보 넘쳐 `유료화` 걸림돌
◆ 제값 받는 경제 만들자 ① 공짜에 멍든 한국 ◆
여의도 한 증권사에 다니는 최영석 씨(35)는 일과를 마치고 퇴근해 PC로 영화를 보는 게 취미다. 쌍둥이를 임신한 아내와 함께 하루가 멀다 하고 영화 한 편씩을 해치운다. 인터넷에 난무하는 다운로드 업체를 통하면 편당 100~300원만 내고 입맛에 맞는 영화를 얼마든지 받아 볼 수 있다. 평일 영화표 두 장(1만8000원) 대비 1~2%에 불과한 헐값이다.
최씨 사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콘텐츠는 공짜`라는 왜곡된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신 통계에서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19~59세 남녀 1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콘텐츠는 돈을 내고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500명은 `그렇지 않다`(9.7%)고 답하거나 `잘 모르겠다`(40.3%)고 응답했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콘텐츠를 돈 내고 보는 것은 손해라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며 "사실상 제대로 된 단속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정부가 문제를 방조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바른음원협동조합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미국에서 290만건의 다운로드로 28억원의 음원 수입을 올렸지만, 한국에서는 360만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지는 동안 수입은 고작 6600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60대 이상 장년층을 상대로 급속히 퍼져가고 있는 소위 `효도라디오` 열풍도 같은 맥락이다. 효도라디오는 SD카드에 2000곡 이상의 불법 음원을 저장해 파는 휴대용 오디오로 등산로나 청계천, 고속도로휴게소 등에서 3만~5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뉴스 콘텐츠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미디어 유료화`도 갈 길이 멀다.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으로 무장한 `낚시성` 공짜 뉴스가 도처에 범람해 뉴스 소비자가 그 폐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는 게 문제다.
미국 언론감사연합(AAM)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온라인 뉴스 분야 1ㆍ2위인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판 유료 가입자는 각각 113만3923명, 89만8102명에 달한다. NYT 온라인판 구독료는 한 달에 15달러는 내야 전체 뉴스를 볼 수 있는 구조다. WSJ 온라인판 구독료 역시 월 24.99달러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하면 NYT가 한 달간 온라인 뉴스로 벌어들이는 매출만 1700만달러(약 175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할 수 있다.
최씨 사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콘텐츠는 공짜`라는 왜곡된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신 통계에서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19~59세 남녀 1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콘텐츠는 돈을 내고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500명은 `그렇지 않다`(9.7%)고 답하거나 `잘 모르겠다`(40.3%)고 응답했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콘텐츠를 돈 내고 보는 것은 손해라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며 "사실상 제대로 된 단속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정부가 문제를 방조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바른음원협동조합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미국에서 290만건의 다운로드로 28억원의 음원 수입을 올렸지만, 한국에서는 360만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지는 동안 수입은 고작 6600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60대 이상 장년층을 상대로 급속히 퍼져가고 있는 소위 `효도라디오` 열풍도 같은 맥락이다. 효도라디오는 SD카드에 2000곡 이상의 불법 음원을 저장해 파는 휴대용 오디오로 등산로나 청계천, 고속도로휴게소 등에서 3만~5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뉴스 콘텐츠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미디어 유료화`도 갈 길이 멀다.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으로 무장한 `낚시성` 공짜 뉴스가 도처에 범람해 뉴스 소비자가 그 폐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는 게 문제다.
미국 언론감사연합(AAM)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온라인 뉴스 분야 1ㆍ2위인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판 유료 가입자는 각각 113만3923명, 89만8102명에 달한다. NYT 온라인판 구독료는 한 달에 15달러는 내야 전체 뉴스를 볼 수 있는 구조다. WSJ 온라인판 구독료 역시 월 24.99달러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하면 NYT가 한 달간 온라인 뉴스로 벌어들이는 매출만 1700만달러(약 175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할 수 있다.
NYT는 안정된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 인터랙티브 뉴스 `스노폴`을 기획해 지난해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가치 있는 뉴스에 선뜻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엄선된 정보로 보답하는 선순환 구도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주요 포털을 통해 대다수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몇몇 미디어가 올해 들어 디지털뉴스 유료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이 분야 1위 기업도 유료 가입자 5만명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언론 환경과 시장 규모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스를 돈 주고 봐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가 크다. 마동석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뉴스 콘텐츠를 소비할 때마다 그 대가가 뉴스 생산자에게 돌아가야 하지만 현 체제로는 요원한 상태"라며 "누구나 쉽게 베껴 쓸 수 있는 날림 기사로 인터넷이 뒤덮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황인혁 차장(팀장) / 서찬동 차장 / 고재만 기자 / 최승진 기자 / 홍장원 기자 / 박윤수 기자 / 장재웅 기자 / 이현정 기자 / 김태준 기자]
이에 반해 한국은 주요 포털을 통해 대다수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몇몇 미디어가 올해 들어 디지털뉴스 유료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이 분야 1위 기업도 유료 가입자 5만명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언론 환경과 시장 규모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스를 돈 주고 봐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가 크다. 마동석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뉴스 콘텐츠를 소비할 때마다 그 대가가 뉴스 생산자에게 돌아가야 하지만 현 체제로는 요원한 상태"라며 "누구나 쉽게 베껴 쓸 수 있는 날림 기사로 인터넷이 뒤덮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황인혁 차장(팀장) / 서찬동 차장 / 고재만 기자 / 최승진 기자 / 홍장원 기자 / 박윤수 기자 / 장재웅 기자 / 이현정 기자 / 김태준 기자]
'Insights & Trends > Social/Consum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사회/소비] 국내 수입승용차 100만대시대…지난달 등록 100만6328대 (0) | 2014.09.23 |
---|---|
[스크랩/공짜경쟁] ◆ 제값 받는 경제 만들자 ① 공짜에 멍든 한국 ◆ (0) | 2014.09.23 |
[스크랩/소비] 밥보다 커피… 1주일 평균 12.3회로 자주 먹는 음식 1위 (0) | 2014.09.22 |
[스크랩/실버] 국민건강영양조사, 노인 75%가 2개 이상 질병에 시달려 (0) | 2014.09.18 |
[스크랩/실버] "月100만~200만원 필요한데…" 공원 맴돌고 폐지 모으는 노인들 (0) | 2014.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