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구조조정 몸살…총장까지 물러나

`교육부 기준 인정못해` 교수 집단 반발
지방대는 "취업률 적용 우리만 피해자"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올해 초 특성화대학 평가 때 이미 1000여 쪽 분량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사람으로는 안 되고 차량으로 날라야 했어요. 이번에는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나왔으니 연말에 또 바쁘겠어요. 대학 1년 농사가 교육부 페이퍼워크(문서업무)로 끝나네요." 

12일 전북 A사립대 총장은 최근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 지표가 발표되자 한숨부터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학 평가 사업이 추가되는데 그 지표는 취업률처럼 매번 중복"이라며 "지방대가 불리한 구조는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구조개혁 몸살은 수도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홍승용 덕성여대 총장은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달 30일 사퇴했다. 지난해 2월 제8대 총장으로 그가 취임한 지 1년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진 것은 주요 대학평가 중 악명 높은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이 학교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정원을 추가로 줄이면 재정지원 제한 대학 명단에서 빼주겠다고 했고 홍 총장이 이를 학교 측에 건의했으나 이사회가 거부했다. 대학가 관계자는 "결국 홍 총장이 대학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총대를 맨 게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대학가 구조개혁 광풍은 교육부가 이달 초 대학구조개혁 평가 지표를 공개하면서 절정에 이르고 있다. 평가지표 초안은 크게 대학 발전계획과 교육여건, 교육과정 및 성과, 사회봉사영역으로 나뉜다. 중장기 발전계획 및 학생 선발, 교원 및 직원, 교육 기본시설 및 지원시설, 재정ㆍ운영 시스템 등 10개 평가영역에 23개 평가항목, 36개 평가지표를 담고 있다. 이 평가를 통해 대학들은 `최우수`부터 `매우 미흡`까지 5개 등급으로 구분되고 그에 따라 강제로 정원을 감축하게 된다. 두 번 연속으로 `매우 미흡`을 받으면 퇴출당하는 등 대학 존립 자체가 달렸다.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통해 이달 중 구체적인 평가 방법과 반영 비율 등을 정하고 다음달에 본격적인 대학 평가에 들어간다. 

그러나 취업률, 신입생 충원율 등 주요 지표는 그대로 담겨 있어 일부 학교는 `지방대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은 성명을 내고 "교육부 평가지표안을 살펴보면 기존 평가지표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대학들은 내용만 똑같고 무늬만 다른 대학평가 사업이 줄줄이 늘어나고 있다고 비난한다. 지방 B사립대 관계자는 "노무현정부 `BK21` 사업, 이명박정권 `교육역량 강화` 사업 등과 올해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평가가 양적 지표에 치중돼 정성 지표가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김수영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03747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