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문화, 화장품·생활용품 전반으로 확산


 기사의 0번째 이미지

6일 서울 명동 유니클로 매장에서 손님들이 색상과 사이즈별로 정리된 진열대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김재훈 기자]

유니클로를 위시한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가 대한민국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고 있다. ‘좋은 옷 사서 오래 입는다’는 개념 대신 ‘최신 유행옷 여러 벌 싸게 사서 입고 버린다’는 트렌드가 대세다. 남자들조차 SPA매장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때우고 속옷이나 양말 등 간단한 소품류는 직접 쇼핑한다. 가격 거품을 걷어낸 화장품과 생활용품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SPA 의류 시장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에만 17% 성장해 패션시장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옷을 넘어 생활양식이나 문화까지 바꿔놓은 ‘SPA’ 태풍을 짚어본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다니는 김가영 씨(27)는 SPA 마니아다. 패션에 민감한 그는 필요한 옷이 생기면 H&M이나 자라 매장을 찾아 쇼핑한다. 예전에는 월급 절반을 명품가방이나 옷을 사는 데 쓰던 그다. 김씨는 “친구들도 요즘은 누가 촌스럽게 명품브랜드 따지냐며 자라나 H&M에서 샀다고 하면 자기네들도 물건 동나기 전에 가보겠다고 한다”며 “최신폰으로 바꾸고 해외여행도 가야 하는데 SPA가 유행이라 너무 좋다”고 살짝 귀띔했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여성들은 유럽 브랜드인 자라나 H&M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자라의 경우 매년 3만개 이상의 상품을 시즌별로 새롭게 선보인다. 자라 디자이너 200여 명이 만든 신상품을 전 세계 매장에 일주일에 두 번씩 공급하고 있다. 기본 4계절 상품으로 구분되는 기존 브랜드와 신선도 면에서 게임이 안 되는 장사다. 

서울 강북 최대상권인 명동에만 20여 개 국내외 SPA 매장이 성업 중이다. 유니클로 자라 H&M 등 3대 글로벌 SPA가 각각 대형 매장 2곳씩을 냈다. 백화점에서 30만~40만원하는 옷 한 벌 값으로 비슷한 최신 디자인 옷 3~4벌을 살 수 있다. 유니클로의 경우 겨울엔 보온성이 뛰어난 히트텍을, 여름에는 냉감소재를 사용한 에어리즘 옷을 빅히트시켰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전 세계의 소재 메이커와 직접 협상함으로써 대량의 소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한다”면서 “대량으로 소재를 발주함으로써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무역회사에 다니는 심성훈 씨(31)는 서점이나 카페에서 하던 약속 장소를 SPA 매장으로 바꿨다. 기다리는 시간에 옷을 피팅룸으로 가져가 마음껏 입어본다. 속옷이나 양말처럼 간단한 소품을 즉석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그는 “백화점처럼 부담스럽게 달라붙는 점원도 없고 매장도 넓어 둘러보기가 좋다”고 전했다. 

SPA 매장들을 가보면 대부분 백화점 서너 개 층을 붙여놓은 것처럼 크고 고급스럽다.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피팅룸이 10개가 넘는 곳도 많다. 무엇보다 쳐다보거나 제품 사기를 종용하는 듯한 점원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원하는 만큼의 옷을 골라 입어보고 안 사도 그만이어서 요즘 젊은 남성 직장인들도 SPA 매장에서 시간 때우기를 즐긴다. 

의류에 이어 화장품과 생활용품까지 SPA 브랜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말 자라홈과 H&M홈이 가정에서 쓰는 각종 소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열었다. 자라홈의 경우 6000원대 저렴한 문고리 장식부터 10만원대 후반 베드룸 제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의류매장처럼 매주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말에는 하루 평균 5000명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이다. 

H&M홈도 문을 열었고, 일본의 SPA형 생활용품점인 ‘니코앤드’도 서울 강남점을 내고 점포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 <용어 설명> 

▷ SPA(제조유통 일괄의류·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 특정 업체가 의류 기획 디자인이나 제조는 물론 판매까지 일괄적으로 취급하는 옷을 말한다. 최신 유행옷을 싸게 대량 판매한다는 게 강점이다. 

[김지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25527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