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서비스 가입률 지난해 92%로 늘었지만

25세미만 가구주 37%는 케이블·IPTV·위성방송 끊어…대신 인터넷으로 방송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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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 모씨(37)는 최근 서울에서 세종시로 이사하면서 10년 이상 시청하던 유료방송(케이블TV)을 끊었다. 집에 TV는 있지만 유료방송 사용료는 내지 않고 있는 것. 대신 인터넷을 통해 스마트폰·태블릿PC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화제가 되는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케이블방송(PP) 등을 보고 있다. 

이씨는 “요새 모바일 기기로 방송을 볼 수 있는 앱이 많고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경로도 많아서 굳이 케이블을 안 봐도 될 것 같았다. 이사온 지 2개월 됐는데 전혀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모바일 세대’를 중심으로 가정에서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을 시청하지 않는 가구가 늘고 있다. 전통적인 TV 시청 가구에 해당하지 않는 ‘제로 TV’ 가구가 등장하고 있는 것. 제로 TV란 TV 보유 여부와는 상관없이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지상파 방송도 수신하지 않고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가구를 말한다. 시청률에 잡히지 않아서 제로 TV로 불린다. 

지난달 25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 비율은 2011년 85.9%에서 2014년 91.7%로 늘었다. 하지만 가구주 연령이 25세 미만일 때는 달랐다. 25세 미만 가구주 37%는 최근 4년간(2011~2014년)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한 적이 없거나 해지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5세 미만이며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은 가구 중 약 55%는 지난 4년간 한 번도 유료방송에 가입한 적이 없었다. 젊은 가구주일수록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 모바일로 방송 콘텐츠를 해결하는 트렌드가 확인된 것이다. 

한국미디어패널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구 중 4% 정도를 제로 TV 가구로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최소한 제로 TV 가구 비율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을 네이버 다음 등에서도 시청할 수 있고, 유튜브 판도라 아프리카TV 등 동영상 시청 행태가 늘고 있으며, 소위 ‘오티티(OTT·셋톱박스 없이 인터넷으로 방송 시청)’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을 모바일 기기로 보는 OTT 서비스인 티빙은 가입자 수 700만명에 근접했다. SK플래닛 ‘호핀’도 가입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 LG유플러스 ‘유플릭스’ 또한 인기몰이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본방 사수’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한국 시청자들이 가장 빨리 적응하고 있다. 국내 방송시장도 주문형 비디오(VoD)에 이어 OTT로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시청률에도 즉각 영향을 미친다.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던 ‘아빠! 어디가?’는 4~6%대 시청률을 기록하다가 종영했으며, 지상파 평일 같은 시간대 1위 예능도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다. 평균 5%대는 기본이며 잘 나오면 7~8%대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올해 정부(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실시간 방송, 고정형 셋톱박스 중심인 시청률 조사 방법을 바꾸기로 한 상태다. 

미국은 제로 TV 현상이 미디어 시장을 근본에서부터 흔들고 있다. 이미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국 전체 가구 중 5%가 제로 TV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 연령이 낮을수록, 자녀가 없을수록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HBO Go 등 OTT 서비스로 방송을 보는 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대표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5000만명(미국 3900만명, 외국 1800만명)을 돌파해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 가입자 수 2200만명을 추월했다. 아마존은 넷플릭스를 맹추격 중이다. 가입자 증가 속도도 빠르고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마존이 제작한 ‘트랜스페어런트(Transparent)’는 골든글러브 베스트 코미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손재권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09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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