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개인전 늘고옥션 주가도 반등

해외서 먼저 분 단색화 열풍 `부활 공신`
부동산 반등·정부 경기부양 의지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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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도 달라진 미술시장의 열기가 감지됐다. 정상화 이왈종 이우환 등의 작품이 고루 판매되는 등 특히 단색화의 인기가 뜨거웠다.

7년 만에 국내 미술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 데는 외국 컬렉터들의 눈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부터 해외 유수 아트페어에서 한국 단색화 작가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가격도 크게 올랐다. 단색화란 1970년대 국내에서 태동한 미술 양식으로 구상성을 배제한 단색 추상회화를 말한다. 한때 `모노크롬 회화`라 불리기도 했다. 

지난 6월 세계 최고 아트페어인 스위스 아트바젤에서도 한국 단색화 작품들은 `솔드아웃`을 기록하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이러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며 국내 미술시장의 조류가 바뀌었다는 평가다. 우선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낙찰 총액이 지난 6월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갤러리현대는 올 상반기 정상화 개인전을 열어 단색화 열풍에 동참했고, 국제갤러리도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단색화 그룹전을 열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열기는 지난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도 점화돼 단색화 작품은 거의 다 팔린 것으로 관측된다. 조정렬 갤러리현대 대표는 "3년 만에 KIAF에서 가장 많이 팔았다. 정상화 이왈종 이우환 김성윤 등의 작품이 고루 판매됐다"고 했다. 표미선 표화랑 대표도 "숫자로는 최근 아트페어에서 가장 많이 팔았다"고 말했다. 가나아트갤러리 역시 젊은 작가들을 내세워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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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에 단색화 열풍이 불면서 다시 이 열기는 해외로 확산될 조짐이다. 박서보와 하종현은 각각 오는 11월부터 12월까지 프랑스 파리 에마뉘엘 페로탱 갤러리와 뉴욕 블럼앤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5일 홍콩 소더비 이브닝 경매에서도 이우환의 `점`과 `선` 시리즈 작품 2점이 5억~8억원에 나왔다. 

이우환을 제외한 단색화 작가들(박서보 하종현 정상화 정창섭 윤형근 등)의 작품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2007년 미술시장이 최고 호황을 구가할 때 고점보다 평균 70~80%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정상화와 하종현 작품은 불과 몇 개월 사이 가격이 2~3배 올랐다. 김환기 이우환을 비롯한 블루칩 작가들이 아시아에서 탄탄한 수요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국내 미술시장의 미래를 낙관하게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단색화 열풍이 각종 비자금 스캔들과 양도세 부과 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서울옥션 주가는 최근 2주 새 30% 넘게 급등해 지난 2일 4550원에 장을 마쳤다. 

한때 자취를 감췄던 중견ㆍ원로 작가 전시도 잇따르고 있다. 갤러리현대는 전준호에 이어 이승택 작가를, 아라리오갤러리는 윤명로 전시를 연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은 "반등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최근 미술시장 육성책을 발표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계획도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표미선 화랑협회장은 "확실히 컬렉터들 사이에 구매 의욕이 높아졌다. 잦은 스캔들과 악재들이 마무리되는 국면"이라고 낙관했다. 삼성미술관 리움 10주년과 광주비엔날레 20돌 행사가 지난달 맞물리면서 글로벌 미술계 큰손들이 입국해 한국 현대미술의 이해를 높인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다만 미술시장 회복세를 두고 화랑 간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아직까지 일부 대형 화랑과 경매사를 중심으로만 온기가 확인될 뿐 중소 화랑들은 "최악의 경기"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회복세가 되려면 더 구체적인 정부의 지원책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지는 불안한 회복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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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7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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