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세계 소비자 40억명 데이터 축적하고 
클릭 한번에 핵심지표 볼수있는 플랫폼 구축


◆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함께하는 빅데이터 / ③ P&G 디지털혁신 어떻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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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지금은 혁신적인 기업으로 존경과 질투를 한 몸에 받는 P&G(Procter&Gamble)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들어 P&G 국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으면서 갈수록 복잡해지는 글로벌 사업 관리가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1998년 이를 위해 대대적으로 글로벌 조직을 개편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다. 이에 P&G는 이듬해 GBS(Global Business Service)라는 조직을 만든다.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체 수익모델도 있는 조직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도 뚜렷한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실적은 나빠졌고 주가는 폭락했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앨런 래플리 CEO는 전사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도 디지털과 관련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 GBS에도 혁신적인 조치들이 이뤄졌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적 소싱, 사업 지원 기능 등을 IT시스템에 통합하고 데이터를 중앙에 집중시켰으며,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다. GBS를 중심으로 한 이 같은 디지털 혁신은 2010년 래플리 뒤를 이어 취임한 밥 맥도널드 CEO 재임 중에도 계속됐다. 

GBS가 운영하는 데이터 시각화 콘퍼런스 룸인 ‘비즈니스 스피어(Business Sphere)’는 디지털 혁신의 상징이다. 전 세계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분석한 자료를 각 브랜드 사업부에 제공한다. 비즈니스 스피어는 전시 군대 지휘관 작전룸과 비슷하다. 커다란 원형 책상 주변으로 대형 곡면 스크린이 모든 벽을 감싸고 있다. 화면에는 빅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 지표들이 떠 있다. 이곳에서 핵심 경영진이 매주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이다. 그 모습이 커다란 구와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임원뿐 아니라 P&G 모든 직원에게도 똑같은 분석 자료가 제공된다. 직원은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의사결정 조종석(Decision Cockpit)’이라는 페이지에 들어간다. 여기서 본인 일상 업무와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기만의 사업지표를 정의하고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빅 데이터는 전 세계 80여 개 사업장에서 취합한 것을 활용한다. 이는 P&G 전 세계 사업 프로세스 중 60% 이상을 커버하는 규모라고 한다. 매일매일 전 세계 소비자 40억명 데이터를 축적한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P&G 임직원이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사업지표 형태로 실시간 제공하는 것이다. 궁금한 핵심 지표를, 그냥 클릭해 들여다보기만 하면 되니, 모든 직원에게 마법사의 크리스털 볼을 하나씩 안겨 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를 통해 신규 사업과 비용 절감 기회는 바로 포착되었고, 회의는 짧아졌으며, 의사 결정은 빨라졌다. 이후 약 10년간 P&G 시가총액은 두 배 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 플랫폼이 거둔 효과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의사 결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 이를 통해 신제품 출시 기간을 12~16개월로 줄일 수 있었다. 이는 경쟁사 대비 2배 빠른 속도다. 둘째, 데이터 관리에 필요한 자원을 절감했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IT 조직 운영비용을 10년간 1조원 넘게 줄였다. 셋째, 진정한 의미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구현했다. P&G에는 300명 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있고, 이들은 중요 의사 결정을 위해 즉각 빅데이터 분석이나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신규 사업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려면 소비자 조사 또는 파일럿 테스트가 필요하고, 이는 3~6개월 정도 걸린다. 넷째,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GBS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중요한 사업 지원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그 기저에는 ‘소비자를 잘 이해하고 사업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통찰이 갖는 가치에 대한 공감대와 이에 최적화된 조직·지배구조가 없었다면 GBS는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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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오피스 파트너]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94055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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