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중심제 원했지만 총선서 과반의석 실패
정국불안에 리라화 최저
'21세기 술탄'을 꿈꾸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7일 치러진 터키 총선 개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개헌에 필요한 의석 수는커녕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전체 의석의 60%가 필요한데 AKP 득표율은 40.7%로 전체 의석 550석 중 과반(276석)에 못 미치는 25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은 12.99% 득표율로 쿠르드계로는 처음으로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HDP는 의석을 받을 수 있는 최저득표율인 10%를 넘겨 78석을 확보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터키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입김이 이번 선거로 크게 줄어들게 된 점이다.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총리를 지낸 에르도안은 대통령에 취임한 뒤 권력 확대를 위해 강력한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추진했지만 총선 결과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꿈이 좌절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부터 12년간 세 차례 총리를 연임했다. 4연임이 불가능한 AKP 당내 규정에 막히자 지난해 대선에 출마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하지만 권력욕에 가득 찬 그는 실권을 쥐기 위해 현행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서 AKP가 승리한 뒤 개헌을 밀어붙이려고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당장 야당과 연합해 연립정권을 구성하는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연정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에르도안의 앞길이 험난해진 셈이다.
1954년 터키 북동부 리제에서 가난한 해안경비대원 아들로 태어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마르마라대학 재학 시절, 촉망받는 축구 유망주였다. 하지만 1976년 이슬람계 정당인 국가구원당 이스탄불 청년지부장을 맡으면서 정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1994년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되면서 정계 거물로 떠올랐으며 2002년 총선 전 해인 2001년 AKP를 창당해 정권을 거머쥐었다.
AKP의 과반의석 실패 이유로는 2013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와 각종 부패 스캔들, 권위적 통치 스타일, 경제성장률 둔화 등이 꼽힌다. 터키 국민이 강력한 지도자보다는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제상황 역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8일 장중 한때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5.6% 빠진 2.8111리라를 기록했다. 또 이날 터키 증시도 총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8.15% 폭락하며 개장했다.
반면 에르도안의 퇴조와는 반대로 HDP 돌풍이 주목받고 있다. HDP는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내걸고 30여 년간 무장항쟁을 벌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무장해제 등 쿠르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덕식 기자]
지난 7일 치러진 터키 총선 개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개헌에 필요한 의석 수는커녕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전체 의석의 60%가 필요한데 AKP 득표율은 40.7%로 전체 의석 550석 중 과반(276석)에 못 미치는 25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은 12.99% 득표율로 쿠르드계로는 처음으로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HDP는 의석을 받을 수 있는 최저득표율인 10%를 넘겨 78석을 확보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터키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입김이 이번 선거로 크게 줄어들게 된 점이다.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총리를 지낸 에르도안은 대통령에 취임한 뒤 권력 확대를 위해 강력한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추진했지만 총선 결과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꿈이 좌절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부터 12년간 세 차례 총리를 연임했다. 4연임이 불가능한 AKP 당내 규정에 막히자 지난해 대선에 출마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하지만 권력욕에 가득 찬 그는 실권을 쥐기 위해 현행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서 AKP가 승리한 뒤 개헌을 밀어붙이려고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당장 야당과 연합해 연립정권을 구성하는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연정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에르도안의 앞길이 험난해진 셈이다.
1954년 터키 북동부 리제에서 가난한 해안경비대원 아들로 태어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마르마라대학 재학 시절, 촉망받는 축구 유망주였다. 하지만 1976년 이슬람계 정당인 국가구원당 이스탄불 청년지부장을 맡으면서 정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1994년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되면서 정계 거물로 떠올랐으며 2002년 총선 전 해인 2001년 AKP를 창당해 정권을 거머쥐었다.
AKP의 과반의석 실패 이유로는 2013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와 각종 부패 스캔들, 권위적 통치 스타일, 경제성장률 둔화 등이 꼽힌다. 터키 국민이 강력한 지도자보다는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제상황 역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8일 장중 한때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5.6% 빠진 2.8111리라를 기록했다. 또 이날 터키 증시도 총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8.15% 폭락하며 개장했다.
반면 에르도안의 퇴조와는 반대로 HDP 돌풍이 주목받고 있다. HDP는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내걸고 30여 년간 무장항쟁을 벌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무장해제 등 쿠르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덕식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550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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