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관문 뉴어크공항서 의심환자 격리소동

의심 100여건 집중 추적·미국내 첫환자 `위독`


 기사의 0번째 이미지
4일 낮 12시 15분. 미국 뉴욕 인근 뉴저지주 뉴어크공항에 착륙한 벨기에 브뤼셀발 유나이티드에어라인 998편 항공기에 비상이 걸렸다. 

35세 남자 승객이 구토 등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승객 255명과 승무원 전원을 기내에 머물도록 하고, 이들이 타고온 항공기도 따로 격리시킨 상황에서 고강도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검사 결과 이 환자의 증상은 에볼라 바이러스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두 시간 만에 항공기와 승객에 대한 격리 조치가 해제됐다. 

같은 날 라이베리아에서 산부인과 의료봉사 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미국으로 이송됐으나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던 릭 새크라 박사가 고열과 기침 증세로 다시 입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사실을 속보로 전했다. 의료진은 "에볼라가 재발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CDC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새크라 박사를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텍사스장로병원은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미국에 입국해 지난주 `미국 본토 내 첫 번째 에볼라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던 토머스 에릭 덩컨 씨가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고 발표했다. 

덩컨 씨는 지난달 20일 미국에 도착한 지 엿새가 지난 후에야 치료를 받기 시작해 추가 감염이 우려돼 왔다. 다만 덩컨 씨와 접촉했던 10여 명 중에는 아직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워싱턴DC에 위치한 하워드대 병원은 지난 3일 "최근 나이지리아를 여행한 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인 한 환자를 격리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워드대 병원 측은 이튿날 이 환자가 정밀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다며 CDC와 워싱턴DC 보건당국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덩컨 씨에 대한 에볼라 확진 판정 이후 에볼라 의심 사례가 동시다발적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것은 덩컨 씨뿐이다. 그러나 미국의 검역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CDC 관계자들에 따르면 CDC에 보고된 에볼라 의심 사례가 1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5명에 대해서는 CDC가 직접 검사했으며, 나머지 의심 사례도 미국 내 10여 개 검사시설과 연계해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4일 "앞으로도 계속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한 소문과 우려, 의심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본다"며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소문과 우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자 미국 정부와 의회도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프리카의 에볼라 발생 국가를 여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온 측정과 활동 내역을 점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면서도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항공기편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승객들을 상대로 추가적인 검역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 하원은 16일 에볼라 청문회를 열어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 실패를 추궁하기로 했다. 프레드 업턴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장(공화ㆍ미시간)은 성명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프리든 CDC 소장 등 당국자들을 출석시켜 정부의 에볼라 대처 과정과 대책을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청문회에서 지난달 26일 처음 병원을 찾은 덩컨 씨를 의료진이 `낮은 단계의 전염병` 정도로 판단해 항생제만 처방하고 집으로 돌려보낸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따질 전망이다. 또한 아프리카에 대한 여행제한 조치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에 미군 1000명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이로써 아프리카 파병 미군 규모는 기존에 결정된 3000명을 포함해 400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에볼라 확산 저지 임무를 위해 거의 4000명의 미군이 아프리카에 배치될 것"이라며 "(미군 파병 규모에) 상ㆍ하한선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 파견되는 미군들은 주로 병원, 치료소, 실험실 등 에볼라 관련 시설 건설을 지원하게 된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80830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