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셜다이닝 모임 참석자들이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집밥]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카페, 청년 일곱 명이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이들은 한 ‘소셜다이닝(Social Dining)’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만난 사이다. 이날 모임 주제는 ‘실패를 실패하기 위해’. 다소 이색적인 이날 모임은 자신의 실패담을 늘어놓으면서 서로 위로하고 실패를 예방하자는 한 청년 제안으로 개최됐다. 

가운데 놓인 다과를 먹고 마시면서 청년들은 자신의 실패 경험을 풀어놓았다. 모임에 참여한 신민경 씨(20)는 “재수하기 위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소셜다이닝은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편하게 대화할 수 있어 좋다”며 “오히려 모르는 남이라 가족에게도 숨겼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말 외로움에 지친 청춘들이 음식을 나눠 먹으며 친밀감을 나눈다. 자신의 경험과 생활을 음식을 먹으면서 모르는 사람과 공유하고 마음을 연다. 이른바 한국판 소셜다이닝 모습이다. 원래 소셜다이닝은 미국 킨포크(kinfolk)족과 함께 등장한 용어로, 함께 요리를 하고 식사를 하며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에서 유래됐다. 다른 점은 미국에서 ‘다이닝(Dining)’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우리나라는 다이닝보다는 ‘소셜(Social)’에 방점이 찍혔다는 점이다. 식사를 함께하는 것 자체보다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함께하려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 등 포털에서 소셜다이닝을 검색하면 마술 배우기, 미술관 견학, 커피 제조 등 다양한 문화 체험 모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마작 배우기, 실탄 사격 등을 위한 모임도 있다. 주말에 열리는 인기 모임은 대부분 수요일, 목요일부터 공석 없이 매진 행렬이다. 소셜다이닝 업체 ‘오늘의 약속’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 동호회가 한 가지 취미를 바탕으로 회원을 꾸준히 받는다면 소셜다이닝은 다양한 일회성 문화 체험을 위해 그때그때 열린다”며 “문화 체험을 함께하면서 식사를 곁들이는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셜다이닝 열풍을 두고 전문가들은 경쟁에 지친 개인들의 위로라고 분석한다. 

소셜다이닝이 ‘공유경제’의 한 형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순히 차나 주택뿐만 아니라 경험과 문화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셜다이닝 열풍이 금방 수그러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눈앞에 있는 친구와 어울리지 못해 외로움을 타는 사람이 생판 남과 어울려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원요환 기자]


출처: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9&aid=000336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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