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과학영화 ‘인터스텔라’ 한국서 대박난 비결은?
개봉 10일만에 415만명 돌파
지적호기심 자극하는 스토리 “학부모들 자녀 손잡고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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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신촌 CJ CGV 극장. 고등학생 4명이 극장 입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5차원 시공간으로 쿠퍼(매슈 매코너헤이)가 어떻게 들어간 거지?”
이들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나온 참이었다. 학생들은 ‘웜홀’ ‘상대성 이론’ 등을 언급하며 영화의 퍼즐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행성 간 여행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묻는 SF물에 한국 사회가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터스텔라는 개봉 10일 만에 누적 관객 수 415만명을 돌파했다. 전 세계 매출 1억3550만달러 중 한국 매출이 1416만달러(9일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로 1위다.
SF물은 코미디나 액션물에 비해 흥행이 불리하다. 게다가 인터스텔라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이 놀런 감독과 함께 공동 기획한 데서 보듯 오락적 재미보다 과학적 정합성을 우선시한다. 이 때문에 자국인 미국에선 박스오피스 2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에서 흥행세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영화의 어떤 점이 한국 사회와 화학작용을 일으킨 것일까.
영화 속 치밀한 과학성은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한국 관객들 성향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탄탄하게 받은 한국인들은 과학에 대해 관심이 높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놀런 감독은 흥행 이유에 대해 “한국 관객의 과학적 이해와 소견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수학 과학 등의 교과목 지식을 통해 푸는 ‘2012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수학은 1위, 과학은 2위다. 한국 관객은 인터스텔라가 던진 과학적 난제를 유쾌하게 받아들이며 지적 토론에 적극 참여한다. 관객은 궁금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재관람한다. 부모들은 교육적 목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다. 오락물에서 교육적 만족감을 성취하는 ‘에듀테인먼트’의 성격도 강한 것이다.
주부 박선미 씨(44)는 “자녀들과 대화하기 위해 이 영화를 봤다. 우스갯소리로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 꼭 봐야 할 영화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스타 과학자가 나오는 등 과학이 대중화되는 분위기와 들어맞는다.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놓고 토론하면서 지적 유희를 즐기고, 이로 인해 자신을 지적인 사람으로 차별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영화는 겉은 최첨단 SF물이지만, 내용은 따뜻한 부성애가 녹아 있는 가족 드라마다. 우주를 떠도는 쿠퍼는 지구에 남겨둔 딸과 아들을 그리워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휴머니즘을 배제한 기존의 SF영화였다면 잘 안 됐을 것이다. 가족애를 강조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가족관객에게 어필했다”고 했다.
화려한 우주를 대형 스크린에 펼쳐 놓은 입체적인 그래픽은 3D와 4D 전용관이 발달한 국내 영화관에 안성맞춤이다. 인터스텔라는 4D가 3.7%, 아이맥스가 6.4%로 특수관이 전체 스크린 중 10%가 넘는다. 연일 매진되는 아이맥스 좌석은 5만원을 호가하는 ‘암표’까지 거래되고 있다.
영화 마케팅사 호호호비치의 이채현 실장은 “놀런 감독의 영화는 반전이 숨어 있어 한국 관객들에게 유독 인기가 높다”며 “인터넷 영화 커뮤니티들은 지적 토론을 하는 과정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이선희 기자 / 최희석 기자]
“그래서 5차원 시공간으로 쿠퍼(매슈 매코너헤이)가 어떻게 들어간 거지?”
이들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나온 참이었다. 학생들은 ‘웜홀’ ‘상대성 이론’ 등을 언급하며 영화의 퍼즐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행성 간 여행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묻는 SF물에 한국 사회가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터스텔라는 개봉 10일 만에 누적 관객 수 415만명을 돌파했다. 전 세계 매출 1억3550만달러 중 한국 매출이 1416만달러(9일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로 1위다.
SF물은 코미디나 액션물에 비해 흥행이 불리하다. 게다가 인터스텔라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이 놀런 감독과 함께 공동 기획한 데서 보듯 오락적 재미보다 과학적 정합성을 우선시한다. 이 때문에 자국인 미국에선 박스오피스 2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에서 흥행세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영화의 어떤 점이 한국 사회와 화학작용을 일으킨 것일까.
영화 속 치밀한 과학성은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한국 관객들 성향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탄탄하게 받은 한국인들은 과학에 대해 관심이 높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놀런 감독은 흥행 이유에 대해 “한국 관객의 과학적 이해와 소견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수학 과학 등의 교과목 지식을 통해 푸는 ‘2012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수학은 1위, 과학은 2위다. 한국 관객은 인터스텔라가 던진 과학적 난제를 유쾌하게 받아들이며 지적 토론에 적극 참여한다. 관객은 궁금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재관람한다. 부모들은 교육적 목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다. 오락물에서 교육적 만족감을 성취하는 ‘에듀테인먼트’의 성격도 강한 것이다.
주부 박선미 씨(44)는 “자녀들과 대화하기 위해 이 영화를 봤다. 우스갯소리로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 꼭 봐야 할 영화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스타 과학자가 나오는 등 과학이 대중화되는 분위기와 들어맞는다.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놓고 토론하면서 지적 유희를 즐기고, 이로 인해 자신을 지적인 사람으로 차별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영화는 겉은 최첨단 SF물이지만, 내용은 따뜻한 부성애가 녹아 있는 가족 드라마다. 우주를 떠도는 쿠퍼는 지구에 남겨둔 딸과 아들을 그리워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휴머니즘을 배제한 기존의 SF영화였다면 잘 안 됐을 것이다. 가족애를 강조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가족관객에게 어필했다”고 했다.
화려한 우주를 대형 스크린에 펼쳐 놓은 입체적인 그래픽은 3D와 4D 전용관이 발달한 국내 영화관에 안성맞춤이다. 인터스텔라는 4D가 3.7%, 아이맥스가 6.4%로 특수관이 전체 스크린 중 10%가 넘는다. 연일 매진되는 아이맥스 좌석은 5만원을 호가하는 ‘암표’까지 거래되고 있다.
영화 마케팅사 호호호비치의 이채현 실장은 “놀런 감독의 영화는 반전이 숨어 있어 한국 관객들에게 유독 인기가 높다”며 “인터넷 영화 커뮤니티들은 지적 토론을 하는 과정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이선희 기자 / 최희석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30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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