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지적 맞다고 생각…`우국` 읽은 기억 없어"
작가회의 토론회 "의식적이고 명백한 표절"
책 출고정지·심사위원 사퇴…논란 해소엔 미흡
침묵하던 소설가 신경숙(52)이 표절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의 단편 '전설'(1996년작)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16일 이응준 소설가가 제기한 지 6일 만이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사과로 인해 비난 여론은 더 확산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서가 아니라 작가가 공개 석상에서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씨는 23일 공개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2000년 처음 불거진 표절 의혹에 대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2000년에 그런 글이 실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읽지도 않은 작품('우국')을 갖고 그럴(표절할) 리가 있나, 생각했기 때문에 읽지 않았다"며 "그때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16일 이응준의 표절 의혹 제기에 "'우국'을 읽어본 적도 없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한 번 겪은 일이어서 15년 전과 같은 생각으로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며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많이 읽지 않았고 못 읽는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전설' 외에도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작별인사' '엄마를 부탁해' 등 그의 작품 전반에 쏟아지는 표절 의혹과 관련해 "어떤 소설을 읽다보면, 어쩌면 이렇게 나랑 생각이 똑같을까 싶은 대목이 나오고 심지어 에피소드도 똑같을 때가 있다"면서도 일부 대목을 의도적으로 따왔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해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면서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절필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창비는 해당 작품이 실린 '감자 먹는 사람들'의 출고를 정지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이 같은 신씨의 해명에 비난 여론은 불붙은 기름처럼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신씨의 의견이 알려지자 해당 기사에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사과를 하고 있다" "인정을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다"는 비난 댓글이 수천 개가 달렸다.
2000년 계간 '문예중앙'을 통해 처음 표절 의혹을 제기한 정문순 문학평론가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우국'을 읽지 않았다는 입장은 바뀐 게 없으니 표절 인정을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발뺌하고 피해자인 것처럼 말하는 뻔뻔함에 혀를 내둘렀다"면서 "자기변명밖에 하지 않는 신씨는 절필 요구까지 나오는 이 심각한 상황에서, 표절에 대한 최소한 문제의식도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신경숙을 검찰에 고발한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도 이날 "표절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변명을 하는 느낌"이라면서 "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해 열린 긴급토론회에서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신씨의 작품이 "의식적이고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오창은 중앙대 교수는 이어진 발제에서 "표절 사건으로 민낯을 드러낸 건 한국 문학의 구조적 문제"라면서 "(사건의 이면에는) 비평의 무기력, 비평의 위기와 무능의 상황이 자리한다"고 질타했다.
[김슬기 기자]
하지만 애매모호한 사과로 인해 비난 여론은 더 확산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서가 아니라 작가가 공개 석상에서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씨는 23일 공개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2000년 처음 불거진 표절 의혹에 대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2000년에 그런 글이 실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읽지도 않은 작품('우국')을 갖고 그럴(표절할) 리가 있나, 생각했기 때문에 읽지 않았다"며 "그때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16일 이응준의 표절 의혹 제기에 "'우국'을 읽어본 적도 없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한 번 겪은 일이어서 15년 전과 같은 생각으로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며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많이 읽지 않았고 못 읽는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전설' 외에도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작별인사' '엄마를 부탁해' 등 그의 작품 전반에 쏟아지는 표절 의혹과 관련해 "어떤 소설을 읽다보면, 어쩌면 이렇게 나랑 생각이 똑같을까 싶은 대목이 나오고 심지어 에피소드도 똑같을 때가 있다"면서도 일부 대목을 의도적으로 따왔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해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면서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절필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창비는 해당 작품이 실린 '감자 먹는 사람들'의 출고를 정지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이 같은 신씨의 해명에 비난 여론은 불붙은 기름처럼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신씨의 의견이 알려지자 해당 기사에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사과를 하고 있다" "인정을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다"는 비난 댓글이 수천 개가 달렸다.
2000년 계간 '문예중앙'을 통해 처음 표절 의혹을 제기한 정문순 문학평론가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우국'을 읽지 않았다는 입장은 바뀐 게 없으니 표절 인정을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발뺌하고 피해자인 것처럼 말하는 뻔뻔함에 혀를 내둘렀다"면서 "자기변명밖에 하지 않는 신씨는 절필 요구까지 나오는 이 심각한 상황에서, 표절에 대한 최소한 문제의식도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신경숙을 검찰에 고발한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도 이날 "표절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변명을 하는 느낌"이라면서 "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해 열린 긴급토론회에서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신씨의 작품이 "의식적이고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오창은 중앙대 교수는 이어진 발제에서 "표절 사건으로 민낯을 드러낸 건 한국 문학의 구조적 문제"라면서 "(사건의 이면에는) 비평의 무기력, 비평의 위기와 무능의 상황이 자리한다"고 질타했다.
[김슬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600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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