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탕주의 사행 심리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 불법 도박 시장은 지난해 101조~1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등 합법적인 사행 산업의 지난해 매출이 2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8배나 더 크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883명에 불과했던 도박중독 상담자는 지난해 1만233명으로 5년 사이 11배 이상 껑충 뛰었다. 주목할 점은 크게 높아진 20·30대 비중이다. 2009년 29.2%에서 지난해 64%에 달했다. 도박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집단치유 프로그램도 지난해 8900건으로 5년 전에 비해 18배 늘었다. 실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 중 하나로는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예적금이나 펀드 등으로 재산을 키우기 어려워진 현실이 꼽힌다. 또 하나의 이유는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휴대폰 등으로 불법 스포츠베팅 등에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013년 발표한 인터넷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불법 도박을 접해본 15~19세 청소년이 전체의 7.8%로 전 연령 평균치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 같은 실태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초저금리 시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온라인 불법 도박에 쉽게 빠져들게 하는 환경에 대한 개선 논의도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 규모는 7조6102억원대지만 합법적인 스포츠토토 매출은 2조6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사행 시장에서도 불법이 합법을 몰아내는 일종의 그레셤 법칙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불법 도박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홍콩은 2007~2008시즌 불법 베팅을 억제하기 위해 세제 개편을 단행했다. 고객이 경마 베팅으로 돈을 잃었을 때 잃은 금액의 10%를 리베이트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리베이트제 도입 후 홍콩의 경마 매출은 상승세를 타면서 불법 도박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었다. 

이 같은 특단의 조치도 검토해볼 만하지만 이른바 `삼포세대`라 불리는 젊은이들의 불안감을 달래주는 것이 우선이다. 불확실한 일확천금의 가능성에 인생을 거는 비상식적인 심리 밑바닥엔 `지금 이대로는 꿈과 현실의 괴리를 좁힐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부 = 백상경 기자 babsang@mk.co.kr]


출처: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5&no=599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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