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출시된 손목시계 `K3 워치`에는 K3 차량의 문을 여닫고, 시동을 걸고, 트렁크 문을 열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사진 제공=기아차]
직장인 김 모씨(33)는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에 차를 탈 때 항상 쾌적한 온도를 즐길 수 있다. 차를 타기 전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를 통해 차량 온도 조절 시스템을 미리 가동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상상이 현실에서 조만간 실현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차량 온도 조절 △시동 걸기 △문 여닫기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워치 개발 실무준비에 최근 돌입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기아차가 개발에 성공하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처음으로 차량의 주요 기능을 제어하는 스마트워치를 세상에 내놓게 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키 기능을 탑재한 `K3 워치`를 출시했더니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뜨겁다"며 "K3 워치의 차기작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쪽으로 큰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출시된 `K3 워치`는 기아차 준중형 세단 K3 차량의 시동을 걸거나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손목시계다. 손목시계에 이 같은 기능을 탑재한 것은 국내 완성차 중 기아차가 처음이다.
기아차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차량용 스마트워치 개발에 나서는 것은 K3 워치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바탕으로 차량용 웨어러블 기기의 주도권을 이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K3 워치 1500개를 제작해 이달 출시된 K3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선착순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16일 현재 9월 출시 K3 전체 구매 고객 중 60%가 넘는 102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기아차가 예상한 신청 비율 30%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9월 출시 전 구매한 고객들에게서 별도 구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기아차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스마트워치 개발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자동차 시동을 거는 기술이 상용화됐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스마트워치로까지 확대하면 된다.
예를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텔레매틱스 서비스(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차량 무선 인터넷)인 `블루링크(Blue Link)`와 `유보(UVO)`를 차량에 이미 적용했다. 블루링크는 KT, 유보는 SK텔레콤과 통신사업 계약을 각각 맺어 자동차마다 인터넷 통신 회선을 부여받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스마트폰 앱 `유보`를 통해 엔진 시동, 비상등 점등, 문 여닫기 등 차량 제어에서 주차 위치 찾기 같은 부가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기능은 대부분 현대ㆍ기아차 모델에 적용되는데 대개 최상위 옵션 사항이다.
이외에 다른 방식의 스마트워치도 검토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이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통해 TV나 PC 등과 근거리 통신을 할 수 있는 점을 활용하면 스마트워치도 통신사 없이 자동차 제어가 가능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용 스마트워치가 개발되는 데 걸림돌은 기술보다는 경제성에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 가격을 구매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K3 워치가 출시된 이후 국내 유수의 전자업체들이 기아차 측에 개발 관련 문의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체 역시 스마트워치가 언젠가 자동차 제어 기능까지 포함할 것을 예견하고 장기 프로젝트 과제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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