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집주인도 "전세금 올려달라"…서러운 `렌트푸어`

동탄신도시 전세가율 81%…90% 넘는 곳도 속출
강남 재건축 이주대기 수요 2만6000여가구 `폭탄`
"전세금 떼일라" 보증보험 가입 4년새 두배나 늘어


◆ 전세난 긴급 진단 / 늘어나는 렌트푸어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서울 대치동 H아파트에 전세를 사는 A씨는 최근 전세 연장을 놓고 집주인과 얼굴을 붉히며 싸웠다. A씨가 살고 있는 전셋집은 매매가가 11억원 초반이지만 전세금 5억원에 집주인 대출이 4억원 있어 이른바 `깡통전세`다. 전세금과 집주인 대출을 합치면 집값 대비 79%나 되는 `깡통 중 깡통`이지만 집주인은 최근 집값과 전세금이 오르고 있다며 인근 시세(6억원 중반)에 맞춰 5000만원을 올려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결국 A씨는 자비로 100만원 넘는 돈을 내고 전세금보증보험 상품에 가입한 후에야 `울며 겨자 먹기`로 재계약을 했다. 

올해 상반기 잠깐 주춤했던 전세금이 다시 21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깡통전세` 염려가 커지고 있다. 깡통전세란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집으로,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보증금을 떼이는 문제가 발생한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전세가율은 평균 81.64%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집도 있었다. 이는 같은 2기 신도시인 판교(68.01%)나 광교(59.6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동탄신도시 능동 푸른마을 `모아미래도`는 평균 매매가가 2억5785만원인데 평균 전세금은 2억4085만원으로 전세가율이 93.21%에 달했다. 1700만원만 더 주면 전세 대신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푸른마을 `신일해피트리`도 평균 매매가가 2억5961만원, 전세금이 2억3868만원으로 전세가율이 91.71%에 이른다.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소득이 뒷받침되는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종사자, 인근 지역 노후 아파트 주민까지 신도시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고 있다"며 "현재 화성 일대에 동탄을 대체할 만한 주거지가 없다는 점도 동탄신도시로 주택 수요가 유입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동탄에 이어 전세가율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은 광주 북구로 80.37%였고, 경북 구미도 80.03%를 기록하며 평균 80%를 넘어섰다. 

최근 전세가율 상승폭에 비해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크게 증가해 깡통전세 위험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항상 있는 만큼 전세금 반환보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 깡통전세에 대한 최소 `방어장치`인 전세금보증보험 가입 규모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전세금보장신용보험에 신규 가입한 규모가 2010년 69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남수 신한은행 서초PWM센터 PB팀장은 "깡통전세 집주인마저 전세금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상식이 안 통하는 시장이 됐다"며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위험이 있는 만큼 전세금반환보증 상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전ㆍ월세 시장에서 최대 걱정거리는 2016년까지 2만6000여 가구에 달하는 강남 재건축발(發) 이주 수요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과 개포주공 2ㆍ3단지가 본격적으로 이주에 나설 예정이다. 개포동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재계약 만기가 돌아온 시영과 2ㆍ3단지 세입자들은 인근 개포주공1단지로 이사하고 있다.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는 "재건축 단지 전세금은 갈수록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이주 수요가 넘어오면서 1단지 전세금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사실상 강세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국제아파트 재건축 이주 영향으로 전셋집이 줄면서 반년 만에 전세금이 3000만~5000만원가량 올랐다. 

개포시영과 2ㆍ3단지 전세금 시세는 5000만~2억원 선이어서 1단지로 가거나 마땅한 전셋집을 찾는 게 여의치 않으면 인근 빌라 또는 다세대ㆍ다가구주택이나 성남 하남 광주 용인 등 경기 남부 지역 외곽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남부 지역은 전세금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전세난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재만 기자 / 임영신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84292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