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쇼핑몰] 24시간이 모자라~ 대한민국은 몰링중

먹고 구경하고 쇼핑하고…공연영화보고 아쿠아리움 관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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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개장한 잠실 롯데월드몰

서울 공덕동에 사는 문성임 씨(52)는 토요일이면 집 근처 복합쇼핑몰에서 하루를 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토요일에도 늦잠을 잔 후 느지막이 딸과 쇼핑몰에 도착해 브런치를 먹었다. 오랜만에 문화생활도 즐길 겸 쇼핑몰 맨 위층에 자리 잡은 영화관에서 딸과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아래층 백화점 여성매장에 겨울 신상품들이 즐비하다. 

아니 이게 웬일. 겨울 신상품 아우터를 60%나 할인판매하는 것이 아닌가. 안 사면 바보라 생각하며 아우터를 장만하고 다른 신상품들도 둘러보며 쇼핑 삼매경에 빠진다. 갑자기 허기가 진다 했더니 벌써 저녁때가 다 됐다. 부랴부랴 식당가로 이동해 저녁을 먹고 지하 대형마트에 들러 일주일치 장을 봐서 귀가한다.  

도시 안에 작은 도시처럼 쇼핑공간에 모든 것을 압축해놓는 복합쇼핑몰(shoppingmall)이 늘면서 쇼핑은 기본이고 외식, 오락, 문화, 레저를 원스톱으로 즐기는 몰링(Malling)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몰링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 문을 연 잠실롯데월드어드벤처쇼핑몰 이후 이렇다 할 복합쇼핑몰이 없었던 우리나라에 최근 몇 년 새 복합쇼핑몰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 대도시 외곽에도 경쟁적으로 복합쇼핑몰 건설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는 아웃렛들도 이 같은 몰링 트렌드에 맞춰 쇼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을 갖추며 복합쇼핑몰화하고 있는 추세다. 

그 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최근 오픈한 잠실 제2롯데월드몰이다. 잠실 제2롯데월드몰은 기존 잠실롯데월드 쇼핑레저단지와 연계해 롯데월드타운을 이루고 있다. 2016년 말께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세계 굴지의 복합쇼핑몰로서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다. 그야말로 하나의 도시가 탄생한 것과 같은 효과다. 이곳에 들어서면 인간의 욕망이 탐닉하는 모든 먹을거리, 입을거리, 즐길거리가 망라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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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잠실 제2롯데월드는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쇼핑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채널도 망라해서 선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백화점부터 최고급 명품관, 면세점, 대형마트까지 모두 모아놨다. 저가부터 고가까지 모든 연령층의 쇼핑 욕구를 채워줄 상품을 다 갖춰놓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덩어리에 복합쇼핑몰이 너무 많은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땅덩어리가 좁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매장들을 모아놓아 집객률을 높이는 것이 더욱 경쟁력이 있다는 논리다. 대형마트 출점 규제, 백화점 성장 둔화 등 성장엔진을 잃은 유통업계는 복합쇼핑몰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몰링 트렌드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쇼핑전문학자인 파코 언더힐은 2008년 저서 몰링의 유혹에서 미국에 쇼핑몰이 번성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의사들이 노인들에게 날씨와 상관없는 쇼핑몰에서 꾸준히 걷기운동을 하라고 권유한 것이라고 했다. 고령화사회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몰링 트렌드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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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

[기획취재팀 = 김주영(팀장) / 서진우 기자 / 이유진 기자 / 조성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41640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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