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코드 10자리를 4자리로 대폭 줄여

복잡한 가구제품 배송오류 90% 감소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부엌·붙박이가구 등을 전국에 공급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250여 대 배송차량이 한샘 수암물류센터에서 대기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경기 시흥시 조남 고속도로분기점(JC) 인근 한샘 수암물류센터. 기자가 아침 6시쯤 현장에 가보니 1t트럭 수십여 대가 길이 160m인 물류센터를 따라 줄지어 제품 출고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새벽 4시 30분부터 시작된 물류작업은 오전 7시가 돼서야 완료됐다. 

안흥국 제조사업부 전무는 "매일 물류센터에서 수도권으로 나가는 부엌가구와 붙박이가구 등의 물량이 1t트럭 250대에 이른다"면서 "오후에는 지방 주문량을 위해 18t 탑차 등 대형트럭 50여 대, 1t트럭으로 약 200대에 해당하는 물량이 배송된다"고 설명했다. 

한샘이 최근 3년간 매년 3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하면서 물류전쟁을 덩달아 치르고 있다. 한 달간 전국에서 팔리는 부엌가구가 1만~1만2000개, 붙박이가구는 1만5000개에 이른다. 

안 전무는 "현장에서 직접 조립해야 하는 부엌·붙박이가구 특성상 이른 시일 내에 정확한 부품을 제공하지 못하면 고객 불만이 쌓여 팔리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샘은 지난해 12월부터 자사 대표 제품인 부엌·붙박이가구 등 부엌사업 부문 물류를 책임지는 수암물류센터를 본격 가동했다. 

3층 건물 총면적 1만6528㎡로 국내 가구사 중 규모 면에서 최대를 자랑한다. 출고직원 100명이 축구장(7140㎡)만 한 물류센터 1층(7074㎡)에서 소형 전동차를 타고 다니며 고객이 주문한 제품에 맞게 하나하나 부속품을 골라 세트를 구성하면 다음날 배송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주문량이 늘어 저녁 8시까지 잔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처럼 한샘이 급증하는 고객 주문에 맞게 물량을 댈 수 있는 것은 지난해 초 새로 도입한 배송코드인 '심플코드' 덕분이다. 

부속품을 식별하는 심플코드는 기존의 10자리에 가까운 제품 코드번호를 4자리로 압축한 것으로, 예를 들어 부엌가구 몸통은 K27 등의 방식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알파벳은 부속품의 분류를 의미하며 도어류는 D, 수납 몸통은 E 등 A~S가 있고 숫자는 출고가 많이 되는 순으로 1번부터 할당받는다. 신제품이 나와 새로운 부속품이 생기면 마지막 번호의 다음 번호를 배정받는다. 코드번호가 10자리였을 때는 5000종에 달하는 부속품 중 부엌가구는 120~150개, 수납가구는 70~80개를 찾아 세트를 구성해야 해 수년간 숙달된 출고직원이라도 1개 세트를 구성하는 데 60~70분이 걸렸다. 출고사원 한 명을 숙달시키는 데도 1년이 걸려 생산성이 떨어졌다. 

임채훈 부엌물류팀 팀장은 "심플코드 도입으로 세트 구성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30~40분으로 단축됐고 배송 오류 등 사고율이 10분의 1로 크게 떨어졌다"면서 "이제는 신입 출고사원을 한 달만 교육시키면 능숙하게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송차량 확보와 차량 적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도 현장에서 즉시 채택했다. 아침에 배송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센터 내에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배송지역을 감안해 10분 단위로 차량을 15~20대씩 묶고 적재 스케줄을 만들었다. 

또 물류센터 인근에서 확보할 수 있는 배송차량이 300대로 한정돼 있어 증차가 어렵자, 작은 아파트나 원룸에 들어가는 부피가 작은 가구제품은 2세트를 한 대에 동시에 싣고 배송하고 있다. 

임 팀장은 "출고계획을 짤 때 세트 부피와 도착지 간 거리를 감안해 출고 프로그램에서 자동으로 여러 세트를 묶거나 담당자가 추가하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나가는 차량만 하루에 60~70여 대로 전체 차량 중 25%가량 신차를 확보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거운 물건을 대신 옮겨줘 출고직원의 작업을 도와주는 물류자동 운반기기를 2~3개월 내에 도입하는 등 물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422445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