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세탁소가 못뺀 얼룩 다른곳에서 빼면 5배 보상"

셔츠세탁 990원 가격파괴로 이름 알려…동전 빨래방 올해 100여개 더 늘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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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린토피아는 국내 세탁 시장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세탁소 선택 권한을 오로지 소비자에게 주는 쪽으로 변화시킨 거죠. 어쩌면 당연한 말 같지만 이게 사실 발상의 전환이에요." 

아파트나 일반 주택지구마다 자리 잡은 게 흔하디 흔한 세탁소다. 하지만 요즘은 깔끔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갖추고 저렴하게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린토피아' 가맹점을 집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래도 같은 세탁소인데 크린토피아는 뭐가 다른 걸까. 이범돈 크린토피아 사장(55)의 답은 간명하다.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이다. 

"예전 20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에는 으레 동네 세탁소가 3~4개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세탁소들은 대개 아파트 동이나 단지별로 사업 구역을 나눠 맡아 서로 경쟁하길 피합니다. 아파트 경비원들도 특정 세탁소 배달원만 드나들도록 통제하죠. 이러면 소비자들이 세탁소를 선택할 권한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크린토피아는 배달을 하지 않는 대신 소비자가 직접 세탁물을 들고 찾아오는 매장으로 출범했다. 물론 크린토피아 일부 매장에선 집까지 배달해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고객이 퇴근길 등에 직접 세탁물을 받아간다. 이러면 소비자들은 선호하는 세탁소를 정해 계속 옷을 맡기게 된다. 

크린토피아는 1986년 염색·섬유 가공업을 하는 '보고실업'이라는 회사에서 출발했다. 울 제품의 염색가공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보고실업은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1992년 크린토피아 사업부를 신설한 뒤 지금은 사명을 '크린토피아'로 바꿔 세탁 프랜차이즈 사업만 하고 있다. 

이 사장은 보고실업을 창업한 이범택 회장의 동생으로 1993년 한국전력에서 퇴사한 뒤 크린토피아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 세탁 사업을 주도한 것도 이 사장이었다. 그는 세탁 사업이 활발한 미국과 일본 등지를 돌며 사업을 구상했다. 

이 사장은 "미국에선 세탁기를 아예 두지 않고 전문 세탁소에 옷을 맡기는 가정이 많을 정도로 세탁소 사업이 일찍부터 발달했다"며 "한국에도 선진 세탁 시스템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린토피아는 현재 2297개 가맹점과 136개 직영점 등 총 243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매장에선 직접 세탁을 하지 않고 권역별로 나뉜 135개 세탁공장 지사가 날마다 각 매장에서 들어오는 고객 의류를 모아 세탁하고 있다. 세탁물을 다시 받아드는 데 3일가량 걸리지만 오전에 일찍 맡기면 저녁에 받아볼 수 있는 초특급 당일세탁 서비스도 벌인다. 이를 바탕으로 크린토피아는 우리나라 세탁 프랜차이즈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며 기업형 세탁 시장을 휩쓸고 있다. 

무엇보다 크린토피아가 이름을 널리 알린 데는 단돈 990원에 와이셔츠를 세탁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한몫했다. 일반 세탁소에선 와이셔츠 한 벌을 맡겨도 2500원 정도는 내야 한다. 

이 사장은 "사업을 처음 시작한 1992년 당시 대졸 신입사원 월급이 40만원 남짓이었는데 당시에도 와이셔츠 세탁에는 2000원가량 돈이 들었다"며 "와이셔츠를 자주 입는 직장인들을 겨냥해 처음엔 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에 세탁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이게 지금 990원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크린토피아는 철저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세탁하므로 한마디로 못 빠는 옷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옷뿐만 아니라 침구류나 신발, 가방, 안경까지 세탁하고 고급 명품은 수선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이 사장의 자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잉크나 먹물, 본드 등 특수 오염물질까지 책임지고 지운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크린토피아에서 빼내지 못한 얼룩 등 오염물을 다른 세탁소에서 빼오면 해당 고객에게서 받았던 세탁비 5배를 보상해줄 것"이라며 "이 서비스는 7월부터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린토피아가 최근 주력하는 분야는 동전빨래방(코인워시)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이미 일반화된 이 장비를 일반 크린토피아 가맹점과 함께 운영하는 이른바 '멀티숍'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다. 

다만 여기서도 발상의 전환은 또 있다. 이 사장은 "외국과 달리 동전빨래방에서 장시간 기다리길 꺼리는 소비자를 위해 가맹점주에게 일정 금액을 내면 해당 점주가 직접 소비자 세탁물을 코인워시에 넣어 세탁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러면 소비자는 출근할 때 옷을 맡기고 퇴근할 때 간편하게 챙겨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워시를 갖춘 크린토피아 멀티숍은 올해 국내 최초로 200호점을 돌파해 현재 208개까지 늘어났다. 이 사장은 "올해 멀티숍만 100개를 추가 개장할 계획"이라며 "이를 향후 1000개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크린토피아가 골목상권(동네 세탁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 사장은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크린토피아 가맹점주의 80%가 여성인 데다 대다수 가맹점도 하나하나가 모두 중소기업"이라며 "가맹점에 대한 지원을 최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네 세탁소가 신용카드를 잘 받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크린토피아는 각 가맹점이 신용카드 결제를 늘릴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한다. 가맹점 카드수수료의 절반을 본사가 지원해주는 것이다. 이 사장은 "세탁 업계뿐 아니라 아마 국내 프랜차이즈를 통틀어 본사가 가맹점 카드수수료까지 지원해주는 건 크린토피아밖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He is…△1960년 충남 예산 출생 △1983년 경희대 경영학과 졸업 △1985년 삼성그룹 입사 △1986년 한국전력 입사 △1993년 크린토피아 입사 △1994년 국무총리 표창(국가기여) △2009년~현재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회장 △2010년~현재 크린토피아 대표이사 사장 △2011년~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분쟁조정위원 

[서진우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72739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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