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슈라지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연구원
모두가 암울했던 미국 대공황 시기에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하나 탄생했다고 말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쇼핑과 관련한 아이디어가 말이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던 실반 골드먼(Sylvan Goldman)은 1936년 최초의 쇼핑카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들 반응은 냉담했다. 남자들은 쇼핑카트를 끄는 모습이 여성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거부했고, 여자들은 유모차를 연상시키는 쇼핑카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고객 반응에 그는 매장마다 쇼핑카트를 사용하는 '바람잡이(shills)'를 배치했다.
이들이 매장 안에서 카트를 끌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본 손님들 마음속에서는 쇼핑카트에 대한 거부감이 서서히 사라졌고, 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결국 골드먼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들 행동을 혁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마이클 슈라지(Michael Schrage)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디지털 비즈니스 센터 연구원은 저서 '고객이 어떤 사람으로 변화하길 바라는가?(Who do you want your customers to become?)'에서 골드먼의 쇼핑카트는 금방 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고객들에게서 이끌어내고 싶었던 행동(쇼핑카트를 사용하며 장보기)을 고객들이 받아들이고 실천했기에 카트가 '살았다'는 것이다.
매경 MBA팀은 슈라지 연구원과 인터뷰하며 제품 혁신을 넘어선 '고객 혁신'에 대한 그의 주장을 더 자세히 알아봤다. 그는 "제품과 서비스 향상이 혁신의 전부가 아니다. 제품을 통해 고객의 행동을 바꾸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제품 혁신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고객들 행동을 변화시키는 혁신이 필요하다 주장했다. 무슨 뜻인가.
▷구글은 사람들을 '검색인'으로 바꾸는 혁신을 세웠다. 애플과 삼성은 (휴대폰) 제품 혁신을 통해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제품 혁신만으로는 고객 역량을 개선할 수 없다. 혁신적인 제품을 사용해 얻는 경험으로 고객들의 행동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구글 애플 등은 신제품 혹은 새로운 서비스 생산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고객 경험도 염두에 둔다.
―이렇게 고객을 혁신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
▷대부분 MBA 졸업생들과 엔지니어들은 혁신을 '제품과 서비스 개선'으로 여긴다. 고객들을 위한 투자가 아닌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고객들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에 대한 '디자인'을 고려하거나 계획하지 않는다.
애플과 삼성을 보자. 여러분은 애플 제품이 단순히 '아름다운 제품'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새로운 고객 유형을 형성한 것인가? 이제 삼성을 생각해보자. 삼성은 애플보다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데 신경 쓰는가? 아니면 애플보다 더 좋은 고객을 '생성'하는 데 집중하는가? 나는 삼성이 애플과 제품 경쟁을 뛰어넘어 '우리 고객이 애플 고객과 어떻게 달랐으면 좋겠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기업들은 목표 고객을 설정해 제품을 선보인다. 고객 행동을 혁신할 때에도 이런 목표 설정이 적용되는가.
▷(기업이 실행하려는 고객 혁신에는 모든 고객에게 적용되는)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고객이 똑같지 않기에 고객을 세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 고객과 남성 고객의 행동이 어떻게 다르게 변화하면 좋겠는지를 생각할 수 있다.
―과거의 제품 혁신을 되돌아보고 그것이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되짚어보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받아들여 행동을 바꾼 것을 '평가'할 때 자기 동기 부여는 얼마나 중요한가. 사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는데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새로운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들이 매장 안에서 카트를 끌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본 손님들 마음속에서는 쇼핑카트에 대한 거부감이 서서히 사라졌고, 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결국 골드먼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들 행동을 혁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마이클 슈라지(Michael Schrage)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디지털 비즈니스 센터 연구원은 저서 '고객이 어떤 사람으로 변화하길 바라는가?(Who do you want your customers to become?)'에서 골드먼의 쇼핑카트는 금방 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고객들에게서 이끌어내고 싶었던 행동(쇼핑카트를 사용하며 장보기)을 고객들이 받아들이고 실천했기에 카트가 '살았다'는 것이다.
매경 MBA팀은 슈라지 연구원과 인터뷰하며 제품 혁신을 넘어선 '고객 혁신'에 대한 그의 주장을 더 자세히 알아봤다. 그는 "제품과 서비스 향상이 혁신의 전부가 아니다. 제품을 통해 고객의 행동을 바꾸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제품 혁신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고객들 행동을 변화시키는 혁신이 필요하다 주장했다. 무슨 뜻인가.
▷구글은 사람들을 '검색인'으로 바꾸는 혁신을 세웠다. 애플과 삼성은 (휴대폰) 제품 혁신을 통해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제품 혁신만으로는 고객 역량을 개선할 수 없다. 혁신적인 제품을 사용해 얻는 경험으로 고객들의 행동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구글 애플 등은 신제품 혹은 새로운 서비스 생산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고객 경험도 염두에 둔다.
―이렇게 고객을 혁신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
▷대부분 MBA 졸업생들과 엔지니어들은 혁신을 '제품과 서비스 개선'으로 여긴다. 고객들을 위한 투자가 아닌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고객들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에 대한 '디자인'을 고려하거나 계획하지 않는다.
애플과 삼성을 보자. 여러분은 애플 제품이 단순히 '아름다운 제품'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새로운 고객 유형을 형성한 것인가? 이제 삼성을 생각해보자. 삼성은 애플보다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데 신경 쓰는가? 아니면 애플보다 더 좋은 고객을 '생성'하는 데 집중하는가? 나는 삼성이 애플과 제품 경쟁을 뛰어넘어 '우리 고객이 애플 고객과 어떻게 달랐으면 좋겠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기업들은 목표 고객을 설정해 제품을 선보인다. 고객 행동을 혁신할 때에도 이런 목표 설정이 적용되는가.
▷(기업이 실행하려는 고객 혁신에는 모든 고객에게 적용되는)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고객이 똑같지 않기에 고객을 세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 고객과 남성 고객의 행동이 어떻게 다르게 변화하면 좋겠는지를 생각할 수 있다.
―과거의 제품 혁신을 되돌아보고 그것이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되짚어보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받아들여 행동을 바꾼 것을 '평가'할 때 자기 동기 부여는 얼마나 중요한가. 사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는데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새로운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
▷나는 제품 퀄리티나 사용자 경험보다 사회적 압박(social pressure)에 의해 제품이 더 성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고객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혁신가(innovator)라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혁신적인 제품을 받아들이게 할 것인지를 고심해야 한다. 일부는 두려움을 통해 고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들은 영감을 줘서 사람들을 움직인다.
―쇼핑카트처럼 제품을 통해 고객의 행동을 혁신함으로써 구매 증가를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오프라인 구매에 해당하는 예다.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켜 구매를 증가하게 할 수 있을까.
▷네타포르테(Net a Porter) 세포라(Sephora)와 같이 현재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보자. 거의 모든 사이트가 '고객 추천' 기능을 사용해 각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이 노출되게 한다. 지금은 '추천' 기능이 고객을 더 강하게 설득하고 그들을 사로잡는 힘을 갖는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제품 혁신이 경쟁력을 갖추는 최상의 방법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혁신의 중요성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시어도어 레빗(Theodore Levitt)의 '마케팅 근시안(Marketing Myopia)' 개념을 참고하길 권한다(마케팅 근시안은 철도산업을 단순 운송사업으로 규정해 위기를 맞은 1970년대 철도회사들에 대해 연구한 197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논문 제목이다). 제품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사업을 생각해야 한다는 레빗의 주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떠한 고객을 형성하고 싶은지를 고심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들과 혁신가들이 이 두 가지 개념을 함께 생각하는 중요성을 모른다면 문제가 크다.
[윤선영 연구원]
―쇼핑카트처럼 제품을 통해 고객의 행동을 혁신함으로써 구매 증가를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오프라인 구매에 해당하는 예다.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켜 구매를 증가하게 할 수 있을까.
▷네타포르테(Net a Porter) 세포라(Sephora)와 같이 현재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보자. 거의 모든 사이트가 '고객 추천' 기능을 사용해 각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이 노출되게 한다. 지금은 '추천' 기능이 고객을 더 강하게 설득하고 그들을 사로잡는 힘을 갖는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제품 혁신이 경쟁력을 갖추는 최상의 방법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혁신의 중요성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시어도어 레빗(Theodore Levitt)의 '마케팅 근시안(Marketing Myopia)' 개념을 참고하길 권한다(마케팅 근시안은 철도산업을 단순 운송사업으로 규정해 위기를 맞은 1970년대 철도회사들에 대해 연구한 197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논문 제목이다). 제품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사업을 생각해야 한다는 레빗의 주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떠한 고객을 형성하고 싶은지를 고심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들과 혁신가들이 이 두 가지 개념을 함께 생각하는 중요성을 모른다면 문제가 크다.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90845
'BMI > BM Innov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혁신] 지금 10년 안에 현존 기업의 40%는 사라질 것이다 (0) | 2015.07.01 |
---|---|
[스크랩/BM/혁신] [인사이드칼럼] 비즈니스 모델(BM)이 혁신의 청사진 (0) | 2015.06.10 |
[스크랩/경영/혁신] [매경 MBA] 명품도 변해야 산다…핵심DNA만 빼고 (0) | 2015.04.24 |
[스크랩/기업/혁신] [글로벌 기업들 변신전략] 레고 ‘헌옷 고쳐입기’ HP ‘새옷 갈아입기’ (0) | 2015.02.27 |
[스크랩/Innovation] “우리도 1등 할 수 있다” LGU+ 창의팀에 인재 몰려 (0) | 2015.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