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볼라 감염자 4일간 돌아다녀…본토 봉쇄 실패

비행기에 함께탄 132명 감염 추적조사…다급해진 오바마, 5개국 정상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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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이 `에볼라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두 번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인 앰버 빈슨(29)이 지난 10~13일 항공기편으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를 다녀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집단 히스테리`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1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빈슨은 첫 번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인 니나 팸(26)이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 10일 댈러스를 떠나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지역에 머물다가 13일 오후 8시 프런티어항공 1143편으로 댈러스에 돌아왔다. 

빈슨은 댈러스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자가진단으로 체온이 미열 상태인 37.5도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런티어항공 1143편에 탑승했을 당시에는 에볼라 증세가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CDC는 즉각 프런티어항공 1143편 승객 132명에 대한 추적조사에 들어갔다. 또 빈슨이 양성 반응을 보이기 전 접촉한 3명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빈슨은 절대 비행기에 타서는 안 됐다"면서도 "다만 빈슨과 동석했던 사람이 에볼라에 전염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부터 `피어볼라(Fear-bola)`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공포(Fear)와 에볼라(Ebola)를 합친 말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공동 실시해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미국 내 에볼라 확산 가능성을 염려한다고 답했다. 미국인 3명 중 2명은 `피어볼라`를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응답자의 43%가 본인이나 가족의 감염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볼라 주요 발병 국가의 여행객 입국 제한을 찬성한다는 응답자도 67%에 달했다. 

경제적인 부작용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빈슨의 항공기 여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장 초 급락세를 보였다. 

호워드 워드 갬코인베스터 최고투자책임자는 "비즈니스스쿨이나 금융설계사 교과서에 에볼라에 대처하는 방법은 없다"며 "좋은 뉴스가 나올 때까지 주가가 지탱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샘 스토벌 S&P캐피털IQ 투자전략가도 "투자자들이 논리가 아닌 감정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코네티컷 주지사 선거 지원 유세를 전격 취소하고 백악관에서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훨씬 더 적극적인 에볼라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며 "지역 병원에 대해서는 CDC의 `에볼라 스왓(SWATㆍ특수기동대)`이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에볼라 퇴치를 위한 추가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과 영상회의를 열고 이슬람국가(IS) 격퇴 방안과 함께 에볼라 확산 방지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협조를 요청해왔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케리 장관이 지난 13일 윤병세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에볼라 대책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에볼라 바이러스 여파로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인 `캔턴페어`에 참석한 바이어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중남미 세인트루시아는 에볼라가 발생한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오는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했다. 그러나 에볼라로 숨진 선교사를 돌보다가 감염돼 격리 치료 중인 스페인 여자 간호사 테레사 로메로는 완치되면 에볼라 환자를 또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덴마크에서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나타나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덴마크 보건당국이 16일 밝혔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20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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