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유로화 급락에 엔저까지 겹쳐 1분기 영업익 작년동기대비 18% `뚝`

통상임금 등 노조리스크도 여전…美공장 증설·신차출시로 만회 안간힘


◆ 현대차 실적 악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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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익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1분기 경영실적 발표회를 갖고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조9429억원과 1조58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3.3%, 영업이익은 18.1%씩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 폭은 현대차가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경영실적을 집계한 2011년 이래 가장 컸다. 1분기 영업이익 규모도 2010년 4분기에 기록한 1조2370억원 이래 17분기 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이 같은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는 환율을 꼽았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 원·달러 환율은 사업계획 환율보다 높았지만 유로화와 신흥국 환율이 워낙 급격하게 움직이다 보니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했지만 유로화 대비 원화가치는 같은 기간 15.4%나 강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가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러시아, 브라질 등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분기 러시아 루블화는 전년 동기 대비 43%나 곤두박질쳤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우 루블화가 급락하면서 현지 생산비용이 치솟은 데다 돈줄이 마른 현지인들의 구매력까지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엔저에 힘입어 실탄을 충분히 갖게 된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도 현대차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1분기 성과는 판매 실적에서도 신통치 않았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판매량(국내 판매량 포함)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118만2834대를 기록했다. 안방 시장에서는 3.7% 감소한 15만4802대를 팔았고 해외시장에서는 3.6% 줄어든 102만8032대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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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장별로는 미국 공장에서 지난해 1분기보다 5.2% 감소한 1조7260억원, 중국 공장에서는 8.1% 줄어든 4조8240억원, 인도 공장에서는 5.5% 감소한 1조1320억원씩의 매출을 기록했다. 러시아 공장에서는 지난해 1분기보다 41.2% 급감한 366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반면에 터키와 인도 공장에서는 작년 1분기보다 각각 27.7%와 5.5%씩 늘어난 6770억원, 1조1320억원씩의 매출액을 각각 나타냈다. 

앞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지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율 효과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주요 경쟁사들의 공세로 인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통화 및 유로화 환율 약세 여파로 1분기 실적 약세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면서 "최근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일본 업체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는 점이 2분기 실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차의 아킬레스건인 노조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 현대차가 지난해부터 글로벌 톱 브랜드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임금체계 개편 작업이 노조의 반발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사측은 이달 초 현대자동차가 120여 개 수당을 통합해 확 줄이고 기술 숙련도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신(新)임금체계안을 노조에 전달했지만 노조 측은 "직무급제 등은 임금으로 조합원을 서열화할 염려가 있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지난 1월 법원이 현대차 노조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대표소송에서 현대차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노조 측은 즉각 항소하고 지루한 법정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이런 난관 속에서 실적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해외 공장 증설, 신차 출시 등으로 글로벌 고객들을 다시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이원희 사장은 "미국 공장의 생산 한계로 국내 공장에서 수출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국 공장 증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국내외 시장에 내놓은 신차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국내 시장에 올해 현대차는 하반기 LF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신형 아반떼, 쏠라티 등을 내놓고 기아차도 신형 K5, 뉴스포티지, K5하이브리드, 신형 K7을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 쏘나타 하이브리드, 신형 투싼 등을, 중국시장에는 신형 투싼을 각각 내놓고 본격 판매에 들어가기로 했다. 

[홍종성 기자 / 한예경 기자 / 오수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89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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