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가족 잊고 나만을 위해
`항공+숙박` 예약자 36% 차지
20년차 직장인 박수철 씨(가명ㆍ48)의 올 여름휴가 테마는 `휴식`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휴가는 사실 `나만의 휴가`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가족에 대한 집중 봉사기간이다. 2주 후면 온전히 혼자만의 1인휴가를 떠나는 박씨는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목적지는 평소 꿈꿔왔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다. 결혼생활 16년 만에 처음 허락된 `나만의 여행`이다. 직장에서 쌓인 피로는 일주일 동안 날려버릴 예정이다. 가족 걱정도 잠시 묻어둘 참이다.
최근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2주간의 휴가를 주는 `집중휴가제`가 확산되면서 `1인휴가`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가족이든 친구든 시끌벅적해야 휴가답다는 말은 옛말이다. 1인휴가는 더 이상 미혼 처녀 총각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긴 휴가 중 절반은 가족 봉사로 쓰고 절반은 직장과 가족으로부터 해방돼 자신만의 `안식일`로 삼으려는 중년 직장인들의 `일탈(?)`이 시작됐다.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하계휴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여름에 휴가를 보내는 사람 중 3명 이상을 동행하는 경우는 84.4%다. 2005년(91.5%)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2명이 함께 휴가를 보내는 경우는 8.2%에서 14.1%로 늘었고 `나홀로 휴가`를 즐기는 1인 휴가족도 비율이 0.3%에서 1.5%로 5배나 증가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최근 에어텔(항공과 숙박을 패키지로 묶은 여행상품) 해외 여행객 가운데 30% 이상이 나홀로 휴가자로 분석됐다. 특히 전체 1인 여행객 중 83%는 20ㆍ30대 젊은이들이지만 점차 40ㆍ50대 중년(17%)도 나홀로 휴가에 동참하고 있다. 1인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휴가마저도 `나홀로` 떠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내년이면 회갑을 맞는 원영선 씨(59)는 최근 4박5일간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아이 둘을 돌봐달라는 큰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서 지난 몇 년간 뒤늦은 육아에 시달려온 원씨는 "정말 오랜만에 맛본 자유였다"고 말했다. 원씨는 제주도 한 호텔에 혼자 머물며 `온전한 휴식`을 만끽했다. 마음껏 늦잠도 자고 먹고 싶은 음식도 배불리 먹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지면 홀로 둘레길을 걸었다. 저녁에는 스파에서 온몸의 피로를 씻어냈다. 남편의 식사를 챙겨야 하는 부담도 없고 손주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아침부터 부산을 떨 필요도 없었다. 이제 손자, 손녀를 둔 할머니가 돼버린 원씨에겐 십수 년 만에 찾아온 `자유시간`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인휴가 트렌드는 SNS 등으로 더욱 광범위해진 인간관계에 둘러싸여 사는 요즘 현대인들이 휴가만큼은 온전한 나만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싶은 심리를 반영한다"며 "가정과 직장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풀고 팍팍한 인간관계에서 잠시라도 탈피하고 싶은 게 현대인의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 전투식량 들고 무인도로, 썸타기여행 등 각양각색
최근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2주간의 휴가를 주는 `집중휴가제`가 확산되면서 `1인휴가`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가족이든 친구든 시끌벅적해야 휴가답다는 말은 옛말이다. 1인휴가는 더 이상 미혼 처녀 총각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긴 휴가 중 절반은 가족 봉사로 쓰고 절반은 직장과 가족으로부터 해방돼 자신만의 `안식일`로 삼으려는 중년 직장인들의 `일탈(?)`이 시작됐다.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하계휴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여름에 휴가를 보내는 사람 중 3명 이상을 동행하는 경우는 84.4%다. 2005년(91.5%)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2명이 함께 휴가를 보내는 경우는 8.2%에서 14.1%로 늘었고 `나홀로 휴가`를 즐기는 1인 휴가족도 비율이 0.3%에서 1.5%로 5배나 증가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최근 에어텔(항공과 숙박을 패키지로 묶은 여행상품) 해외 여행객 가운데 30% 이상이 나홀로 휴가자로 분석됐다. 특히 전체 1인 여행객 중 83%는 20ㆍ30대 젊은이들이지만 점차 40ㆍ50대 중년(17%)도 나홀로 휴가에 동참하고 있다. 1인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휴가마저도 `나홀로` 떠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내년이면 회갑을 맞는 원영선 씨(59)는 최근 4박5일간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아이 둘을 돌봐달라는 큰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서 지난 몇 년간 뒤늦은 육아에 시달려온 원씨는 "정말 오랜만에 맛본 자유였다"고 말했다. 원씨는 제주도 한 호텔에 혼자 머물며 `온전한 휴식`을 만끽했다. 마음껏 늦잠도 자고 먹고 싶은 음식도 배불리 먹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지면 홀로 둘레길을 걸었다. 저녁에는 스파에서 온몸의 피로를 씻어냈다. 남편의 식사를 챙겨야 하는 부담도 없고 손주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아침부터 부산을 떨 필요도 없었다. 이제 손자, 손녀를 둔 할머니가 돼버린 원씨에겐 십수 년 만에 찾아온 `자유시간`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인휴가 트렌드는 SNS 등으로 더욱 광범위해진 인간관계에 둘러싸여 사는 요즘 현대인들이 휴가만큼은 온전한 나만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싶은 심리를 반영한다"며 "가정과 직장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풀고 팍팍한 인간관계에서 잠시라도 탈피하고 싶은 게 현대인의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 전투식량 들고 무인도로, 썸타기여행 등 각양각색
한적한 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던 중 한 피서객이 계곡에 발을 담근 채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 [사진 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
티몬에서 판매 중인 `썸 여행 2탄`.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 북규슈를 다녀오는 일정이다. 미혼 남녀가 대상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다양한 커플 미션 수행을 통해 짝짓기(?)를 지원한다. 일명 `썸 타기 여행`이다. 휴가가 두려운 싱글족을 위한 맞춤형 상품이다.
홀로 떠나 호텔에서 쉬는 `힐링 여행`, 유명 휴가지 못지않은 인파가 몰리는 `템플스테이` 등은 이제 휴가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혈기 왕성한 20대 젊은 남성들 휴가법은 참신하다 못해 기발하다. 대학생 이수찬 씨(23)는 이번 휴가 때 태안 앞바다에 있는 무인도에 다녀올 생각이다. 물론 함께 가는 사람은 없다. 끼니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군대식 전투식량이다. 유격훈련 못지않은 `고행`의 목표는 `극기`다.
`나홀로 휴가`가 확산되면서 이처럼 `1인 휴가` 여행객을 겨냥한 상품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특히 티켓몬스터,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에선 실속파 `싱글 휴가족`을 잡는 데 혈안이다.
템플스테이는 1인 휴가자를 위한 베스트셀링 상품이다. 조계종에서는 전국 110개 사찰 프로그램을 담은 통합정보센터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신청자를 받고 있다.
[정의현 기자 / 최희석 기자 / 김시균 기자]
홀로 떠나 호텔에서 쉬는 `힐링 여행`, 유명 휴가지 못지않은 인파가 몰리는 `템플스테이` 등은 이제 휴가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혈기 왕성한 20대 젊은 남성들 휴가법은 참신하다 못해 기발하다. 대학생 이수찬 씨(23)는 이번 휴가 때 태안 앞바다에 있는 무인도에 다녀올 생각이다. 물론 함께 가는 사람은 없다. 끼니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군대식 전투식량이다. 유격훈련 못지않은 `고행`의 목표는 `극기`다.
`나홀로 휴가`가 확산되면서 이처럼 `1인 휴가` 여행객을 겨냥한 상품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특히 티켓몬스터,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에선 실속파 `싱글 휴가족`을 잡는 데 혈안이다.
템플스테이는 1인 휴가자를 위한 베스트셀링 상품이다. 조계종에서는 전국 110개 사찰 프로그램을 담은 통합정보센터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신청자를 받고 있다.
[정의현 기자 / 최희석 기자 / 김시균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066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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