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폰인데 12시만 ‘공짜’...게릴라성 보조금 횡행

이호연 기자  |  mico911@ittoday.co.kr

 

[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고객님 물 좋은 시간대는 12시~1시입니다.”

밤 문화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불법 보조금 역시 정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늦은 밤 특정 시간대에만 치고 빠지는 수법이 활개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 보조금 단속으로 과열 양상이 잠시 주춤한 듯 했으나,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게릴라성 보조금이 횡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수법이 동원되는 가운데, 온라인 판매 업체들이 특정 시간대에만 보조금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같은 모델인데도 불구, 시간대별로 가격이 달라져 고객을 우롱하는 행태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

 

   
▲ 동일한 모델의 베거 넘버6. 왼쪽부터 19일 새벽 1시 18분께 올린 가격과 같은날 오후 4시에 올린 가격.

실제로 휴대폰 가격 비교 사이트 ‘뽐뿌’에서는 팬택 베가 넘버6 모델이 시간대마다 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온라인 업체가 제시한 팬택 베가 넘버6(출고가 84만9000원)의 경우, KT 번호이동을 전제로 지난 19일 새벽 1시 18분에는 '공짜'였던 할부원금이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할부원금 24만원9000원으로 올라왔다. 

 

베가 넘버6뿐만 아니라 갤럭시S4나 갤럭시노트2 등 다른 모델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휴대폰 판매업체 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공동구매 사이트나 커뮤니티 등도 이에 대응해 홈페이지 이용 시간을 특정 시간대에만 축소 제한해 운영하고 있는 경우도 늘고 있다.

   
▲ 한 휴대폰 커뮤니티의 사이트. VIP 회원을 제외한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밤 12시부터 새벽 1시에만 정보 열람을 허용한다

 

실제 ‘호갱 XX 구역’이라는 휴대폰 커뮤니티의 경우, 업체 보호를 위해 시간제로 운영되고 있다. 폰파라치, 통신사단속, 방통위 단속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자정을 넘긴 밤에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이 사이트는 “야간스팟은 밤 12시~1시 사이에 뜨고, 아침 8시 되면 종료된다”며 “특히 주말 밤이 좋다. 판매업자들도 자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1시 이후에는 안 올라온다”고 친절히 공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온라인 불법 보조금은 폰파라치를 통해 단속하고 있지만, 특정 시간에만 잠깐 정책이 올라오는 것은 잡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며 “최근 정부 단속이 강화되자 ‘보조금 원정대’, ‘현금 완납’ 등에 이어 또 다른 편법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통위는 최근 불법 보조금으로 인한 시장 과열로 인해 현장 사실 조사를 단행하고 있다. 현재 조사위원들은 지방 대리점 및 판매점을 조사 중이며, 방통위는 내달 중으로 강도 높은 과징금과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출처: http://www.it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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