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 2013/07/11 | 스케치 & 아카이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No! 스타트업을 위한 ‘서바이벌 캔버스’
오늘 내가 할 이야기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이다. 창업을 하면 보통 회사가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상승 그래프를 그릴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개 하락했다가 상승하는 선을 그린다. 하락해 있는 위치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걸 우리는 ‘서바이벌’이라고 한다.
사업을 시작하는 회사가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채우기란 쉽지 않다. 채울 수 없는데 억지로 채우려고 하니까 상상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캔버스를 완성한다고 해서 사업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어느 칸부터 채우느냐’, 나는 캔버스를 채워나가는 것이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싸이월드를 창업할 때 7년동안 엔지니어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에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친구들과 같이 창업을 했다. 그때는 무엇이든지 상상만 하면 만들 수 있노라며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리고선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자원’ 칸을 먼저 채웠다. 25억을 투자받고 나니 성공모델, 인재, 투자금 이 3가지 핵심역량을 모두 갖추게 되었다(이 3가지가 우리가 갖고 있는 핵심역량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클럽, 채팅, 사람찾기 기능 등을 한 데 모아 서비스하려고 했다. 그리고 다 만들었다. 과연 잘 되었을 것 같나?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등 셀 수도 없는 서비스가 이미 우리보다 앞서 서비스하고 있었다. 그렇게 3년을 업계 12등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것이었다. 화가 났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스타트업이 기본적으로 맞닥뜨리는 상황이다.
‘서비스는 완벽한데..고객 반응은 없고..서비스를 홍보할 돈이 필요한데 투자자는 실적을 보여달라 하고..경쟁 차별화는 쉽지 않네’
그러면 ‘뭔가 차별화를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지친다. 통장 잔고가 0원이 된다. 그러자 이제 ‘회사가 망하면 내가 끝장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7번의 서비스 개편 끝에 싸이월드가 ‘미니홈피’라는 서비스를 내놓게 된 과정이다.
PART 1. 가까운 고객 문제 찾기 – 사업 초반에 당면하는 문제점에 대해
“고객”
사업은 핵심역량에서 출발하는 게 아님을 깨달았다. 우리가 누구를 위해서 일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7번째 서비스 개편 프로젝트 팀은 그래서 옆 건물의 가정집 3층으로 이사했다.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실제로 ‘사이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싸이월드의 비전이 ‘사이좋은 세상’이다). 팀을 나누어 일주일동안 홍대, 명동, 강남역, 신촌, 대학로에서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고 메모하였다. 처음에는 그렇게 관찰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는 교수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기 때문에 한 번 해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찍은 사진을 다 모아놓고 보니 깜짝 놀랐다. 사진의 대부분이 여자였던 것이다. 우리 회사의 팀원이 전부 남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분명히 직원 성비율이 반반 정도였다. 사진을 보고서 우리가 누구를 위해서 일해야 할지가 딱 정해졌다. 20대 여성. 이들을 잡으면 ‘사이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통장에 잔고가 없어지니까 냉정해지더라. 직원 27명이 몇 백만 명의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서비스 할 수는 없다. 타겟을 줄이고 줄이다보니 ‘교회’가 나왔다. 왜냐하면 직원 대부분이 분당에 살았고 교회를 다녔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고 고객을 만나는 비용이 적어서 ‘교회를 다니고 분당에 사는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생각하게 되었다. 타겟이 정해진 후 그 타겟층에게 ‘잘 보일 수 있도록’ 교회 홈페이지도 만들어주는 등의 노력을 하였다.
그러자 어느 날 고객으로부터 자기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다는 요청을 받게 된다. 그 당시에 개발자들은 “네띠앙 같이 무료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곳이 있는데도 자기 홈페이지를 못 만드는 것은 능력이 없어서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남자’가 이야기한 것이기에.
‘미니홈피’는 그렇게 탄생하였다. 기존의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한 후 미니홈피는 그 문제들을 참고하여 첫째, 가입만 하면 홈페이지가 자동으로 생성되게 하였으며 둘째, 이메일로 친구를 초대할 수 있게 하였다. 셋째, 친구 홈페이지 주소를 외워서 들어올 필요없이 일촌으로 묶었다. 마지막으로 무제한으로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게 하였다.
고객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배움을 구해야 할 대상이다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한 뒤에는 사업이 쉬웠다. 회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니홈피를 만들 때까지 3년 반이 걸렸다. 20여 억 원이 전부 ‘학습비용’이었던 셈이었다.
물 밑에 있을 때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니다. 고객이 있어야 물 밖으로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물 밖으로 나오면 투자자들이 몰린다.
그래서 명심해야 한다. 고객에 대해 깨닫고 사업을 시작한 후에 서비스가 달라졌다. 노하우가 생겼다. 경험이 자산이 되면서 새로운 파트너도 생겼다. 다시 말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다 채울 필요가 없다. 어느 칸에서 시작하는 지가 중요하다.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숨길 생각부터 한다. 황금을 찾은 듯한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이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한다. 마침내 서비스를 만든 후 고객을 찾아간다. 그런데 고객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고객이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그러면 그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내 서비스가 기존의 서비스보다 낫다는 걸 설득하려고 한다. 그 다음에 투자자를 찾아간다.”
허나 이러한 사업 프로세스는 물 밖에 있는 회사들에게나 가능한 것이다. 물 밖에 나온 회사는 자사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고객한테 물어보지 않는다.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물 밑에 있는 스타트업이 이런 프로세스를 밟는다면 다 망한다. 고객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누가 도움을 받고 누가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스타트업보다 고객이 더 잘 안다고 가정하라. 고객과 같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 고객은 고객이기 이전에 나와 같이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만족한다면 내 서비스의 스토리도 만들어주고 다른 고객들도 데리고 올 것이다. 우리가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게 아니다. 문제를 갖고 있는 고객이 우리 회사의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전환하면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사업가는 고객의 문제를 찾아서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내게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고객이 써야 한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내가 예전에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적에 상사로부터 따끔한 충고를 들은 적이 있다. “너도 모르는 기술을 갖고 서비스하려고 하지 마라”. 서비스한다는 것은 내가 진짜 잘하는 것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고객의 문제를 찾아내기가 힘들어진 시대
우리는 고객의 문제를 찾아내기가 힘들어진 시대에 살고 있다. 산업화 시대 때에 삼성, 현대, LG는 문제를 찾아다니지 않았다. 미국에 있는 해결책을 빨리 국내에 도입하기만 하면 되었다. 인터넷이 도입되기 시작했던 때까지만 해도 고객의 문제가 눈에 뻔히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문제가 안 보인다.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고객의 문제를 찾는 게 훨씬 어려운 시장이다. 이전의 회사들이 고객의 문제를 많이 해결해서 문제점이 줄었기 때문이다. 고객이 불편함을 못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못 보고 있는 문제를 찾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주변 사람이 느끼는 작은 문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고객에게 가까이 가야 한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돈을 세이브(save)하는 것이다. 비용은 서비스를 만들 때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전달해줄 때 발생한다. 이 때 고객이 가까이 있다면 그 비용이 줄어든다. 그래서 가까운 고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대개 자기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다가 사업이 점점 커진 사례이다.
그래서 마침내 내가 무엇을 하는지 사람들이 알고서 문제가 생긴 타겟 고객이 나를 찾아오는 그 순간, 그 때가 바로 ‘서바이벌’ 한 상태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오늘 이야기할 것이 ‘서바이벌 캔버스’이다.
PART 2. 낯선 해결책 찾기 – 위 문제점들에 대한 효율적인 해결책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때 ‘이게 최선이다, 이게 베스트이다’라고 생각한다 해도 그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다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사업을 진행한다면 내 해결책이 최상의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기존의 해결책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기존 해결책을 이해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로드맵을 그릴 줄 아는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아는 게 아니라 로드맵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SONY의 ‘마이마이’ 제품은 이동 중에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뮤직플레이어의 시초였다. 이동성을 보장하는 것. 이것이 오디오를 작게 만들게 된 핵심 이유였다. 그 후로 카세트테입 플레이어의 음질과 저장공간 문제를 해결한 CD플레이어가 나왔고, 그 다음에 MP3 플레이어가 나왔다. 진화한 것이다. 그리고 MP3 플레이어의 단점을 아이팟이 해결하였다. 직접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해결책을 찾을 때 필요한 것은 리스트업(list up)이 아니다. 기존의 해결책을 뜯어보아야 한다. 그러면 히스토리(history)를 알 수 있다. 그래야 문제점이 보인다. 기존 서비스 전체가 문제일 수는 없다. 특정 부분만 문제이고, 바로 그 특정 부분을 해결하는 게 진화이다. 그래서 뜯어보아야 한다.
애플이 아이팟에 ‘휠 버튼’을 만들었다. 휠 버튼을 처음 보았나?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나 우리는 이미 휠 버튼을 컴퓨터 마우스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것이 왜 아이팟에 장착되게 되었나? 내가 상상했을 때, 스티브잡스는 아이팟을 하나의 컴퓨터로 본 것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있었던 분야에서 사업의 포인트를 찾아낸 것이다. 아이팟이 일종의 하드디스크인 셈이다. 난 MP3 플레이어가 아이팟으로 진화한 것과 전화기가 아이폰으로 진화한 것을 같은 맥락으로 바라본다. 아이팟이 실패했다면 지금의 아이폰도 못했을 것이다.
해결책 찾기는 ‘퍼즐 맞추기’와 같다
내가 3년동안 ‘물 밑에서 헤매고 있던’ 싸이월드 사업 이야기로 돌아가서, 네띠앙이 잘 나갈 때 네띠앙을 대체하고자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뻔한(똑같은) 서비스인데 단지 ‘내가 만든 서비스’라고 해서 뛰어나다고 생각했었다.
스타트업이 왜 힘든 일인가? 내가 언제 물 밖으로 나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힘든 게 아니라 언제 ‘그 날’이 올지를 모르니까 힘든 것이다. 마치 군대에 있는데 제대할 날짜를 알 수 없는 끔찍한 상황과도 같다.
그래서 난 지금 여러분들에게 힘들지 않을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알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퍼즐 맞추기’이다.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로드맵을 서로 공유하면서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를 보면서 퍼즐을 맞추어야 한다. 나는 해결책을 퍼즐 맞추듯이 찾는다. 그렇지 않으면 지루해서 못 견딘다.
다시 말해 해결책을 찾을 때 아이디어에 집중하지 말고 주변을 살펴라. 네띠앙을 다 뜯어서 해체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 뜯어보니까 이 4가지가 문제였다. 홈페이지 만들기, 홈페이지 주소 찾기, 친구 초대, 한정된 사진 업로드 용량. 그래서 싸이월드는 이러한 네띠앙 일부의 문제점을 해결한 서비스이다. 마치 아이팟이 아이리버와 똑같은 뮤직플레이어인데 하드디스크와 휠 버튼만 바뀐 것처럼.
미니홈피가 탄생한 후에도 타겟고객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알게 된 점을 바탕으로 일촌평 쓰기 기능과 선물가게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선물가게가 만들어지자 화폐의 필요성을 느꼈고 ‘도토리’가 탄생을 한다.
물 밑에 오래 있는 게 결코 헛된 일이 아니다. 열심히 하면 설령 헛된 일이라 하더라도 퍼즐 조각을 획득하게 된다. 젊었을 때 중요한 건 이 퍼즐 조각을 가능한 한 많이 모으는 것이다. 남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나도 모르게 조각을 갖게 되고, 그러면 언젠가 나한테 맞는 그림이 생겼을 때 내가 갖고 있는 조각을 다 붙여넣을 수 있게 된다.
추가적으로 하나 더 당부하자면, 해결책을 찾을 때 내가 다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라. 남과 협력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싸이월드는 미니홈피 컨셉을 만들되 그 안에 들어가는 스킨은 보다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는 다른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해결하였다. 회사 직원들이 배워서 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였다. 배경음악도 음악 서버를 갖고 있는 다른 회사와 협력하였다. 내가 갖고 있는 퍼즐을 다 붙여넣고도 모자라는 건 다른 곳에서 제일 좋은 퍼즐 조각을 구해서 붙일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다 만들기에는 스타트업으로서 리소스가 부족하다.
진화의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난 인터넷의 발전사가 인류의 발전사와 비슷하다는 점을 느꼈다.
- 아주 먼 옛날 점성술사는 하늘의 뜻을 알고 있다며 자신의 말을 잘 들으라고 한다.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접속하는 방법을 아는 개발자만이 인터넷을 쓸 수 있었다. 내가 보여주면 보이는 것이었고, 내가 안 보여주면 끝. 사람들이 신기해했다.)
-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시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왕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야후가 나타났다. ‘점성술사’가 꼴 보기 싫어서 ‘포털’이라는 성을 만든 다음에 그 안에 정보들을 정리하여 디렉터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야후 = 인터넷’이 되었다.)
- 왕이 있던 시대 다음에는 법치주의가 등장한다. 왕의 독재를 싫어한 사람들이 법대로 하자고 반발하였다.(야후에게 돈을 낸 사람들을 검색 상위에 노출하고, 돈을 내지 않은 사람은 아이예 검색에 안 나타났다. 그러자 구글이 SEO 법칙에 의거하여 좋은 콘텐츠가 이길 수 있는 시장을 만들었다. 야후가 사라졌다.)
- 법의 시대가 가고 투표의 시대가 왔다. 사람들 개개인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구글도 법을 악용하기 시작하면서 악해졌다. 주는 정보를 보고만 있던 사람들이 나도 내 이야기를 하겠노라며 SNS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구글의 경쟁자는 이제 페이스북이다. ‘구글링’을 하기 전에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업로드한 정보를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사업에 진입하는 데에는 학습 비용이 들고, 그 학습이 끝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학습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결책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맥락과 흐름이 있다. 학습 과정 없이 이미 진화한 시대를 되풀이하고 따라하면 망한다. 이전의 서비스들은 다 대체될 위험에 처해있다. ‘시간의 문제’인 것이다. 타겟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히스토리가 있다는 걸 공부하고 진입하라.
해결책은 뻔하지도, 과하지도 않아야 한다
내 서비스는 통합적이고 종합적이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페이스북의 핵심은 뉴스피드이다. 트위터의 핵심은 팔로우이다. 싸이월드의 핵심은 일촌이다. 그 이외에는 다 비슷하거나 똑같다.
낯선 게 이긴다. 돌연변이는 오래 못 살지만, 낯선 게 오래 살 수 있다면 ‘성공한 돌연변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해결책이 나올 때마다 나는 그것이 뻔한 것인지를 묻는다. 뻔한 이야기는 고객이 다 알아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는 항상 뻔한 결정에 저절로 몸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답을 내놓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창업가가 뻔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 다음으로 실수하는 것은 과한 것이다. 어느 부분이 부족하다 싶으면 채우고, 부족하면 채우고.. 빼곡히 채워넣는다. 그러나 그건 과한 것이다. 내가 정작 무엇을 결정할지 모른다는 것이다.스타트업은 뻔하지 않아야 하지만 과하지도 않아야 한다.
인터넷 서비스를 하면서 제일 낯설고 과하지도 않은 기업의 예를 들라고 한다면 난 구글을 꼽고 싶다. 포털 서비스가 득세할 때 구글 검색이 나왔는데, 빈 공간 없이 빼곡한 정보의 포털 첫 화면과 달리 텅 빈 공간에 검색창만 나와있던 구글은 내게 낯설고도 과하지 않은 기업이었다.
안경은 기자 elva@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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