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종이접기 알리는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20개국 41개 지부 전파
"컬러링북과 필사 같은 아날로그적인 취미가 유행이잖아요? 전 종이접기의 '손맛'을 '강추'하고 싶어요. 올해는 우리 종이문화를 알리려고 고군분투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어릴 적 꿈이 해외특파원, 베스트셀러 작가였거든요. 종이접기를 통해 그 꿈을 이룬 것 같아요. 20개국에 41개 지부를 두고 종이문화를 전파하고, 제가 만든 교재를 전 세계 사람이 활용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종이나라 임직원과 재단 식구들, 김영만 평생교육원장님 등 마스터 선생님들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노 이사장은 종이접기 작품들을 자랑하느라 신이 났다. 우리 조상들이 딸이 시집갈 때 아버지의 사랑을 담아 만들어줬다는 반짇고리 색실첩, 신문지를 돌돌 말거나 딱지 모양으로 접어 만든 종이나라박물관 소장품들, 2003년부터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선물해왔다는 복주머니 액자 등 종이로 만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작품들이었다.
"기본에 충실하면 작품이 됩니다. 딱지 접는 법, 학 접는 법에 기본기가 다 들어 있어요. 닥나무로 만든 우리 종이가 얼마나 위대한지 아세요? 최대 8000년간 지속 가능하고 가죽보다 질겨서 아무리 접었다 펴도 찢어지지 않습니다. 저희 수업과 세미나에서 '조이'라는 구호를 외치거든요. 닥나무 저(楮)에서 나온 종이의 옛말이에요. 영어로 'Joy'도 되고요. 우리 종이문화 우수성과 종이접기의 기쁨을 세계인에게 알리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노 이사장에게는 태권도가 본보기다. 그는 "세계인이 'Taekwondo'라고 부르듯 'Jongie Jupgi'라고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교재에도 한국어 발음 표기를 고집한다"며 "삼각 접기는 'Triangle folding'이 아니라 'Samgak Jupgi'다. 외국인을 만나면 꼭 종이접기라는 단어를 소개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종이문화재단이 키워낸 강사가 30만명이다. 노 이사장은 어린이와 노년층에 이어 우리 장병에게도 종이접기 전파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육군 7사단과 '대한민국 종이접기강사' 자격과정을 공동 운영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오리가미의 고장 일본에서 한국식 종이접기 전시회도 열었다.
"종이문화를 공부하면 할수록, 선조들 지혜에 감탄하게 됩니다. 벽지와 바닥재까지 종이를 사용한 민족은 우리가 유일해요. 종이 위에서 태어나고 살고 죽고, 가장 지혜롭게 발전시킨 민족입니다. 올해에는 더 바빠질 것 같아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 종이문화의 원류와 역사적 증거를 찾아 전문가들을 만나려고요. 수학과 공학, 우주·생명공학까지 종이접기는 앞으로 더 다양하게 활용되고 연구될 겁니다. 세계의 관심이 종이접기에 쏠릴 때, 우리 종이문화의 오랜 역사를 보여줘야죠."
노 이사장은 '왕초보'가 할 수 있는 종이접기로 고깔을 추천했다. 접기도 쉬울뿐더러 중국에 '절풍(折風)'을 유행시킨 한류 원조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고깔민족'이다. 고깔은 천지인 형상이 담긴 기원의 메신저이자 평화의 상징"이라며 "언젠가 DMZ생태공원이 조성되면 평화의 탑을 만들고 거기에 고깔 8000만개를 전시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종이접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재단 홈페이지에서 교육처를 확인할 수 있고, 장충동 종이나라박물관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
[신찬옥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3843&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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